터넷 상에서 활약하는 ‘사이버’ 재테크 고수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다방면의 실전경험을 바탕으로 초보자들에게 재테크 기법을 전수해 주면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조씨의 미분양아파트 투자일지 : 가끔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추종자’들을 만나기도 하지만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즐기지 않는 편이다. 다음카페 ‘선한 부자(cafe.daum.net/fq119)’에서 ‘죠수아’란 필명을 날리고 있는 조상훈씨(35). 최근 ‘부자로 가는 마지막 열차’를 출간하면서 팬들을 늘려가고 있는 그를 만나봤다.수학강사가 본업인 조씨는 숨어있는 고수란 이미지와 달리 깔끔한 용모였다. 말이 느린 편이었지만 핵심을 짚어 ‘할 말만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조씨의 재테크 포트폴리오는 부동산 주식 채권 등 다양하다. 하지만 부동산으로 가장 많은 돈을 벌었다. 리스크 관리를 투자의 제1원칙으로 내세우다 보니 부동산 비중이 높아졌다는 게 조씨의 설명이다. 조씨는 지난 1995년 육군 소위로 임관한 뒤 이듬해부터 800만원의 종자돈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주로 증권주에 투자했는데 시장이 활황세를 보이면서 1년 만에 2400만원으로 불렸다. 어느 정도의 뭉칫돈을 만든 뒤 부동산으로 갈아탔다.조씨의 첫 부동산 투자는 경기도 의정부시의 미분양 아파트였다. 장암지구가 한창 개발되고 있을 때였다. 그는 당시 업무 차 동부간선도로를 이용해 서울 용산 소재 국방부에 갈 일이 많았는데 장암지구가 민락지구보다 서울과의 접근성이 좋은 데도 분양가가 비슷했고 향후 교통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계약금 500만원으로 장암지구 내 21평짜리 미분양아파트 한 채를 매입했다. 분양가가 6200만원이었지만 중도금 대출을 받고 나머지 잔금 1800만원은 입주시점에 세를 놓아 해결할 참이었다. 아파트 완공 후 전세금 4000만원이 들어왔다. 등기 및 새시 비용을 모두 합해도 600만원이 넘지 않았다. 계약금 500만원에 이자 600만원, 입주비용 600만원 등 총 1700만원을 투자한 것. 이 아파트는 4년 후 1억500만원으로 뛰어 올랐다. 분양가 대비 70% 오른 것이지만, 총 1700만원을 투자해 순자산을 5100만원(대출 1400만원을 뺀 금액)으로 늘렸으니 수익률이 200%에 달한 셈이다.미분양아파트 투자에 재미를 붙였다. 지난 2001년 가을,건설경기 불황으로 전국에 미분양아파트가 쌓이고 있었다. 조씨는 건설업체들의 경영난과 택지부족으로 새로 짓는 아파트가 별로 없기 때문에 몇 년 내 시세가 회복될 것으로 판단했다. 외환위기 당시에도 아파트 값은 거품만 빠졌을 뿐, 시세가 분양가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도 중요한 투자 포인트로 삼았다.3년째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완공된 대전 관저동의 21평짜리 아파트를 구입했다. 분양가가 6400만원이었지만 3000만원에 대해선 무이자대출,1400만원에 대해선 금리가 낮은 국민주택기금 대출로 충당했다. 조씨가 실제 투입한 금액은 2000만원. 이것도 3500만원에 전세를 놓으니, 곧바로 회수한 금액이 투자액보다 많아졌다. 이렇게 마련한 자금으로 또 다른 아파트를 사들였다. 주변 아파트 21~24평형 다섯 채를 한꺼번에 매입했다. 총 투자액은 1억6000만원이었지만 전세금과 보증금 등으로 1억3500만원을 즉시 회수할 수 있었다. 매달 60만원의 이자부담이 있었지만 월세수입이 135만원에 달했다. 결국 2500만원을 투자해 이자를 부담하고도 월 75만원, 연간 900만원의 수익을 내도록 설계한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부동산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24평형 한 채 값이 1억1000만원을 넘어섰다. 2년 새 여섯 채의 시세 상승분만 1억5000만원. 임대수익까지 고려하면 2년 만에 700%의 수익을 올린 셈이었다. 이후 조씨가 지방 학원을 인수한 것도 성공적이었다. 대위로 전역한 후 밤마다 학원에서 수학을 가르치던 조씨는 경매로 나온 학원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학원장을 찾아가 경매 최저가보다 다소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 계속 운영권을 주는 조건으로 인수했다. 대출금 부담이 있었지만 월세수입이 이자보다 많았다. 이 투자 역시 ‘처음부터 이기고 시작한 게임’이었던 셈이다.조씨는 “매입하는 순간 이미 이익이 결정 나 있는 물건을 고르라”고 강조한다.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최적의 기법이란 설명이다. 예를 들어 조씨는 작년 거래소종목 가운데 A사,D사,S사주 등을 선별 매입했다. 배당수익이 연 10~14% 예상되고 있던 종목이었다. 은행금리가 연 3~4%대인 상황에서 주가가 현 상태만 유지돼도 연 10% 이상의 고수익이 ‘예정’된 것이었다. ‘함정없는 게임’인 셈이다.부동산을 매입하더라도 임대수익이 대출이자와 기회비용을 합한 금액보다 높다면 사는 순간부터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이를 실현하기 가장 쉬운 방법은 부동산 경매란 게 조씨의 얘기다. 그는 실제로 1억3000만원짜리 빌라를 7860만원에 낙찰받은 적이 있다. 세금까지 모두 합해 9000만원을 들였다. 하지만 곧 9500만원에 전세를 놓으면서 투자된 원금을 회수하고도 500만원을 벌었다. 재개발이 추진되면서 추가수익을 얻은 것은 그 다음 일이다.조씨는 경매로 충남 논산시의 아파트를 산 적도 있다. 최초 감정가는 5500만원. 이 물건이 두 번 유찰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4000만원에 낙찰받았다. 등기비 등을 합한 총 투자비용은 4260만원이었고 조씨는 이 가운데 3000만원을 은행대출로 마련했다. 나머지 1000만원은 낙찰 후 월세 보증금으로 충당했다. 조씨의 수중에서 빠져나간 돈은 단돈 260만원이었다. 대출금 3000만원의 이자가 매달 14만원씩 나갔지만 아파트 월세가 30만원씩 들어왔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매달 16만원의 순이익을 올릴 수 있었다.총 260만원을 투자해 매달 16만원씩 1년에 192만원을 벌었던 것이다. 조씨는 이 아파트를 1년 넘게 보유한 뒤 7000만원에 되팔았다. 세금을 뺀 순수 투자수익률은 1100%였다.같은 논리로 따져보자면 땅 투자는 위험하기 그지없는 상품이다. 사는 순간 수익을 내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씨는 땅 투자는 ‘여유있는’ 사람의 자산운용 수단이 돼야 한다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 땅 가격이 올랐다고 해도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그게 진짜 가격이냐는 게 조씨의 반문이다.조씨는 모든 재테크 상품은 기본적으로 ‘균형’을 찾아 이동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특정 상품이 불균형 상태라면 균형을 찾는 과정에서 다양한 기회가 연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1년만 해도 서울 강남 아파트의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은 70%에 달했다. 기본적인 수요가 잠재돼 있는 상태에서 전셋값이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것. 이후 ‘균형’을 찾아 매매값이 뛰기 시작했다. 당시 균형이론 측면에서 보면 매수 타이밍이었던 것이다.현재 강남의 전세가율은 20~30% 수준에 불과하다. 이것 역시 ‘비정상(다시 말해 불균형)’ 상태다. 이 또한 균형을 찾아 이동할 것이고, 결국 매매값은 떨어지고 전셋값은 오를 것이라고 조씨는 예상했다. 균형이론의 시각에서 보면 지금은 강남권 아파트를 매입할 시점이 아니란 얘기다.조씨는 작년만 해도 재테크 시장을 ‘한겨울’에 비유했다고 한다. 당시는 밭 갈러 나갈 때가 아니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는 법. 조씨는 보통 사람들이 부자가 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즉 종자돈이 부족한 일반인들이 재테크로 부자 반열에 올라설 수 있는 기회가 향후 5~6년 밖에 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지금은 변환기라는 것. 우리 사회체제가 합리적인 구조로 바뀌고 있고 기업경영이 가치중심·주주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외국자본이 주식과 부동산 시장에서 중요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기도 하다. 이른바 자본주의 시스템이 완벽하게 정착되면 오히려 기회가 줄어들 것이란 게 조씨의 생각이다. 그는 마지막 기회의 ‘피크’를 오는 2009~2011년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전이다. 조씨는 향후 단기간 부동산 시장의 극심한 침체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0학번까지는 베이비 붐 세대로 이들이 결혼 등으로 독립할 때까지는 주택수요가 꾸준하지만 이후 학번부터는 인구가 급격히 줄어 주택수요가 급감할 것”이라고 말했다.조씨는 10년 내 1만명의 ‘선한 부자’를 만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이들이 돈을 벌어 각자 1명씩만 후원해도 우리나라가 많이 달라질 것이란 게 조씨의 기대다. ☞ 조씨의 재테크 10계명 : ☞ 투자노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