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에서 가까운 N골프장이 규칙 문제로 시끌벅적하다. 클럽 챔피언전에서 한 출전자가 로컬 룰을 위반했는데 경기위원회에서는 그 선수에게 잘못이 없다며 우승컵을 안겼다. 우승을 다퉜던 다른 선수가 항의했지만, 골프장측은 “경기위원회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며 손을 놓고 있다. 어느 정도 격식이 갖춰진 클럽 챔피언전에서도 그럴진대,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의 친선 라운드에서는 두 말할 것도 없이 규칙분쟁이 잦다. 플레이어들이 몰라서 그럴 수도 있고, 알고 있어도 우격다짐으로 자신의 ‘지식’을 관철시키려 든다. 골퍼들이 자주 언쟁하는 규칙들을 모아본다.워터해저드노랑 말뚝으로 된 워터해저드에 볼이 빠지면 해저드 뒤편(티잉그라운드쪽)에 드롭하고 쳐야 한다. 그런데도 해저드 전방(그린쪽)에 대충 드롭하고 치는 골퍼들이 많다. 동반자들도 논쟁이 싫어서인지 눈감아 버리고 마나, 분명히 지적하고 넘어가야 다음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빨강 말뚝으로 된 ‘래터럴 워터해저드’에서는 볼이 최후로 해저드에 빠진 지점 옆 두 클럽 길이 내에 드롭하고 칠 수 있으나 이 역시 제한적이므로 조심해야 한다. 골프장에 따라 볼이 워터해저드에 빠질 경우 1벌타를 받고 칠 수 있는 ‘해저드 티’나 ‘드롭 존’ ‘드롭 에어리어’를 전방에 설정해 두는 곳이 있는데 그럴 경우 로컬 룰에 따르면 된다.화단볼이 화단에 떨어질 경우에도 언쟁이 붙곤 한다. 이 문제는 전적으로 스코어 카드 뒷면에 적혀 있는 로컬 룰에 따라야 한다. 국내에서는 골프장별로 그 처리방법이 다르다. 어떤 골프장은 ‘무벌타’로 드롭하고 칠 수 있는가 하면, 어떤 골프장은 구제해 주지 않는다. 플레이 전 캐디에게 물어보거나 스코어 카드를 확인해 두는 것이 쓸데없는 논쟁을 예방하는 길이다. 벙커 내 발자국볼이 벙커에 빠졌는데 공교롭게도 발자국 속에 멈췄다. 해당 골퍼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 그래서 동반자나 캐디에게 “좀 옮겨놓고 치면 안 되느냐”고 묻곤 한다. 그러나 규칙 상 그럴 수 없다. 볼이 멈춘 상태에서 벙커 샷을 해야 한다. 어떤 골퍼들은 이 경우 구제받을 수 있도록 골프 규칙이 변경됐다고 주장하기도 하나 전혀 사실무근이다. 어쨌든 그런 경험을 해본 골퍼들은 다른 사람을 위해서라도 자신이 남긴 발자국은 평평하게 정리해 두고 떠나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이다.페어웨이에서 티업하기우리나라 골프장에만 있는 ‘OB티’나 ‘해저드티’ 때문에 발생하는 웃지 못할 광경이다. 티샷이 OB가 나면 많은 골프장이 페어웨이 중간에 설치해 둔 ‘OB티’에 나가서 치라고 한다. 플레이 진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함이다. 물론 OB티는 규칙에는 없다. 따라서 언젠가는 사라져야 하는 시설물이다. 그러나 현실은 엄연히 그것이 존재하므로 그 전제 아래서 설명한다. 하얀 티 마커 두 개 사이에 볼을 드롭하고 쳐야 하는 데도 원래 티잉그라운드에서처럼 버젓이 티업한 뒤 치는 골퍼들이 더러 있다. 그린까지 거리가 멀 경우 티업한 뒤 페어웨이 우드나 드라이버로 쳐서 볼을 그린 주변까지 보내는 것이다. 그래놓고는 “OB 버디를 잡았다”고 으스댄다. 동반자들이 속으로 웃고 있는 줄은 모르고. 그러나 OB티에서 칠 때는 티업하지 않고 드롭한 뒤 치는 것이 그나마 제대로 된 골퍼의 에티켓이다. 한 홀에서 티업하는 것은 한 번에 족하다는 것이 골프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