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 시장에서 일본과 한국자동차의 질주가 무섭다. 당초 앙팡테리블(무서운 아이)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던 일본과 한국 자동차업체들의 고속성장은 유럽, 미국 메이저 자동차들의 아성을 뛰어넘을 태세다. 특히 일본차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소형차 생산을 통해 얻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스포츠카, 대형 세단을 넘어 하이브리드카 수소에너지카 등 최첨단 시장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포드 크라이슬러 GM 등 미국내 ‘빅3’메이커의 위기감은 날로 확산되고 있다. 안방을 지켜내지 못하면 도산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포드의 간판 브랜드인 링컨은 ‘미국’과 ‘부’를 상징하는 자동차다. 그러나 가장 미국적인 차 링컨은 ‘럭셔리 세단’이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해 신규 수요 창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링컨은 정보기술(IT)의 발달로 새로운 상류층으로 떠오른 ‘보보스’족의 수요를 맞추기에 한계가 있었다. 경쟁사였던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가 최고급 자동차와 스포츠세단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었던데 비해 링컨은 스포츠세단을 갖고 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유럽 자동차와의 경쟁을 강화하고 신흥 강자로 부상하는 일본, 한국자동차들의 거센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선보인 차가 바로 링컨LS다. 이 차는 3000cc급 세단이면서 스포츠카의 장점을 그대로 살린 링컨의 야심작이다. 링컨이 LS 시리즈를 처음 선보인 것은 지난 99년. 링컨에 따르면 당시 이 차를 구입한 구매자 중 70%가 신규 고객이었다. 링컨의 브랜드를 강화했다는 점에서 링컨LS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한 셈이다. 링컨LS는 ‘고리타분한 고급차’였던 링컨의 이미지를 ‘세련미와 뛰어난 성능을 갖춘 럭셔리카’로 순식간에 뒤바꿔 버렸다. 링컨LS는 링컨의 전통적인 이미지를 현대적인 스타일로 재창조한 스포츠카형 세단이다. 차 내부의 센터박스(AV, 에어컨이 설치된 곳)는 고풍스러운 갈색 톤의 월넛 스타일과 세련된 니켈 금속을 절묘하게 조화해 아름다움과 품격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운전자 습관까지 기억해 자동 조절링컨LS는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을 방지하기 위해 3중 실링 도어를 정확하고 정밀하게 제작했다. 이와 함께 안전도, 실용성, 안락성, 편의성을 강화하는 데 가장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전자식 파워 트레인 컨트롤러와 온 보드 다이그노스틱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 시스템은 차량의 성능이 다할 때까지 성능 데이터를 측정하고 기록한다. 이 때문에 링컨LS는 서비스센터에서도 기술적인 원인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링컨LS는 학습능력이 뛰어나 자동 5단 전자식 변속기의 적응력은 운전자의 운전 스타일까지 파악해 적절한 변속 시기를 결정해 준다. 또 일정한 변속력을 유지하기 위해 내부 압력까지 조절해 준다. 운전자와 조수석 시트에도 메모리 기능이 있어 앞뒤, 높낮이, 등받이 각도를 한번의 버튼 조작으로 조절할 수 있게 했다. 허리를 받쳐 주는 파워롬 바와 4단계로 높낮이 조절을 할 수 있는 헤드레스트(목 받침대)도 설치돼 있어 장거리 운전에도 피로감을 덜어준다. 핸들에는 자동 정속주행, 미디어 컨트롤 버튼이 장착돼 있어 주행 중에 조절이 편리하다. 뒷좌석 탑승자를 위해서는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헤드레스트가 설치돼 있고 내부를 열선 처리해 겨울철에도 실내공간을 따뜻하게 해준다. 운전자석과 조수석에는 실내온도를 자유롭게 맞출 수 있도록 듀얼 존 자동온도 조절장치가 설치돼 있으며 핸드 브레이크는 간단한 버튼으로 조작할 수 있다. 스포츠세단에 어울리도록 12스피커에 90W의 서브 우퍼, 6개 CD가 장착되는 CD플레이어가 장착돼 있다. 링컨LS는 모든 기기가 운전자에게 맞도록 설치돼 있다. 운전자의 체형에 따라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 거리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파워 어드저스터블 페달이 대표적인 예다. 독립된 서스펜션(바퀴 구동축)과 후륜 구동방식 때문에 직선도로뿐만 아니라 굴곡이 심한 도로에서도 안전하게 주행하며 스포츠카에 장착되는 속도감지형 랙 앤드 피니언 스티어링 시스템은 세계 유수의 자동차 미디어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 밖에도 비포장도로나 미끄러운 도로에서 미끄럼 정도를 감지해 접지력을 높여주는 올 스피드 트랙션 컨트롤도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사고땐 에어백 안전벨트 장력까지 조절링컨LS에는 주행 중 강력한 힘을 발휘하도록 경량 합금 소재인 3.0ℓ 24밸브 V6 엔진이 설치됐다. 포뮬러 원(Formula-1) 출신의 엔지니어들이 제작한 서스펜션과 항공기에 사용되는 드라이브 바이 와이어(Drive-by-Wire) 컨트롤 시스템을 적용한 전자 스로틀 컨트롤(Electronic Throttle Control) 등 최첨단 자동차 기술도 함께 선보였다. 자동과 수동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5단 변속기는 시내도로는 물론 고속도로, 곡선로에서도 스포츠세단의 멋을 더해준다.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 차세대 프런트 에어백과, 사이드 에어백, 에어커 등이 설치되고 제동거리를 줄여 주는 EBA(Emergency Brake Assist) 장착 ABS 브레이크 등 최첨단 안전 시스템도 설치됐다. 뒤 범퍼에 감지센서가 설치돼 있어 후진 시 장애물과의 거리를 자동으로 알려준다. 또 사고발생 시 에어백의 팽창 압력과 안전벨트의 장력을 조절하는 인텔리전트 프로텍션 시스템은 운전자와 조수석 승객의 안전을 동시에 보호해 준다.운전자 문 측면에는 다이얼패드가 설치돼 있어 번호만 누르면 자동차 문을 열 수 있다. 안전키 역시 독특해 차량별로 고유의 전자코드 신호를 발신하도록 설계되어 있다.시승기전통미 강조된 스포츠 세단…승차감 만족도 높아링컨LS는 전형적인 미국 차라는 느낌을 받았다. 외관은 링컨의 보수적인 이미지를 대변하듯 전통적인 분위기가 물씬 배어 있었다. 영국의 재규어의 분위기가 나는 링컨LS. 재규어와 링컨 모두 미국 포드자동차 소속이니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자동차들은 차체가 전체적으로 무겁다는 느낌을 받는다. 유럽과 일본차들의 경우 경량감과 속도감을 높이고 주행 시 엔진 소음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는 반면 미국 차들은 오히려 유럽보다 더 전통적인 멋에 치중한다. 내부는 최근 스포츠세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BMW와 벤츠의 내부를 보는 듯 세련된 느낌을 받았다. 특히 검정색과 은색의 금속재질로 센터페시아를 처리해 최첨단을 지향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핸드브레이크를 손가락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변속기어 옆에 배치한 것도 특징이다. 링컨LS는 철저히 운전자 위주로 설계된 차다. 운전자의 체형에 맞게 액셀러레이터와 핸들, 브레이크와의 거리 조절이 가능하다. 포드에서는 링컨LS가 스포츠 세단이라고 말하지만 전장이 4940mm, 전폭이 1860mm, 전고가 1455mm라는 것을 염두에 둘 때 크기는 상당히 크다는 느낌을 받는다. 고속주행을 해보니 후륜구동의 묘미가 느껴졌다. 속도를 단 시간 내 끌어올리기는 약간 힘들지만 한번 속도가 올라가면 편안한 주행이 이뤄진다는 느낌이었다. 날씨가 더워 에어컨을 켜보니 시트에도 찬 바람이 들어왔다. 세기 조절도 가능하다. 링컨LS를 타본 후 수요층을 예상해 봤다. 전통미를 강조하면서도 스피드를 즐기고 싶은 40대를 주 수요층으로 정해야 하지 않을까. 링컨LS는 공식행사에 고급세단으로 활용하기에도 안성맞춤인 자동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