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1(The Godfather)

감독·각본: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주연 : 말론 브랜도(돈 비토 콜레오네 역) 알 파치노(마이클 콜레오네 역) 제임스 칸(산티노 소니 콜레오네 역) 로버트 듀발(톰 헤이근 역) 다이안 키튼(케이 아담스 역)국 뉴욕에서 이탈리아 시칠리아 출신이 조직한 ‘마피아’의 피비린내 나는 계파 간 전쟁을 700만 달러를 들여 그린 느와르 영화의 대표작. 1966년 패러마운트영화사는 한때 실제 마피아 조직원이었던 작가 마리오 푸조(Mario Puzo)의 작품을 사들여 영화 제작에 나섰지만 마피아의 협박으로 여러 차례 촬영이 중단된다. 그러나 패러마운트와 마피아의 최종 담판 결과 대본에서 ‘마피아(Mafia)’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극적인 타결을 본다. 그래서 ‘대부’ 1편에서는 ‘마피아’ 대신 ‘패밀리(family)’라는 단어를 썼다고 한다.대부 돈 콜레오네를 완벽히 재연한 말론 브랜도의 명연기,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와 푸조의 빈틈없는 각본, 그리고 니노 로타의 인상 깊은 음악이 한데 어우러져 예술성과 상업성을 완벽하게 결합한 영화사에 빛날 걸작이 이렇게 탄생했다.1947년, 돈 콜레오네(말론 브랜도 분)의 롱비치 호화 저택에서 막내딸 코니의 초호화판 결혼식이 거행되고 있는 가운데 대부로 불리는 돈 콜레오네의 서재에는 갖가지 위험한 청탁을 하러 온 사람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영화가 시작되면 돈은 얼마든지 줄 테니 사랑하는 딸을 폭행한 녀석들에게 복수해 달라는 장의사가 보인다. 돈 콜레오네에게 존경의 표시인 ‘대부’라는 호칭도 쓰지 않는 무례한 장의사의 태도에 참다못한 돈 콜레오네. 불편한 심기를 애써 감추며 점잖게 나무란다.돈 콜레오네: 이 친구야, 내가 자네에게 뭘 그리 잘못한 게 있다고 이토록 무례하기 짝이 없나? ‘대부’라고 부르지도 않고 말이야.이탈리아 사람들, 특히 시칠리아 섬을 포함한 이탈리아 남부 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들과 비슷하게 사람을 가리는 경향이 있다. 낯선 방문객에 대해선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시종일관 까다로운 품평을 한 후 자신의 위치와 격에 어울리는 사람인지, 또한 신뢰할 만한 사람인지 꼼꼼히 살펴본 후 거래할지 결정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첫인상이 관건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들에게 좋은 첫인상을 심어 줄 수 있을까. 우선 몇 가지만 확실히 기억해 두자.첫째, 대화하는 상대의 지위와 연령에 따라 적절한 호칭을 사용하라. 지중해의 뜨거운 태양만큼 정열적이고 다혈질적인 이탈리아 사람들은 흔히 얘기하듯 소탈하고 격의 없으며 우호적인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성공한 사업가나 관리로서 자긍심이 강한 중상류 이상의 인사들은 자신의 지위나 체면에 상당히 예민하며, 따라서 그들에게 적절한 호칭이나 그에 걸맞은 정중한 응대를 결코 소홀히 해선 안 된다.영화의 장면에서 돈 콜레오네가 외동딸의 복수 청탁을 하러 온 장의사에게 “자넨 나보고 ‘대부(Godfather)’라고 부르지도 않지 않느냐?”고 꼬집어 지적하는 것처럼 사회적 지위와 연령을 고려한 적절한 호칭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반적으로 ‘시뇨르 OOO’가 무난하지만 명함에 있는 학위나 직위로 호칭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둘째, 보수적이지만 고급스럽고 멋스러운 복장과 깔끔함으로 호감을 사라. 당신은 지금 패션의 중심 이탈리아에 와 있음을 명심하라. 이탈리아 사람들은 행색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경향이 짙다. 수수한 옷차림은 문전박대 당하기 십상이다. 오히려 당신이 어지간히 꾸며도 이탈리아에선 수수하게 보일 테니 차라리 다소 과감한 패션 연출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다.셋째, 조급하게 사업 얘기를 먼저 꺼내지 말고 느긋한 자세로 한담부터 즐겨라. 그러나 한담이라고 하더라도 결코 어정쩡하게 시간이나 때우는 게 아님을 명심하라.한담을 나누면서 상대방에게 당신에 대한 호감 어린 첫인상을 심어 줄 수 있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자세와 태도는 격조있고 기품 있게, 대화는 유쾌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진행하면 무난하다. 이러한 한담의 시간을 통해 이탈리아인들로 하여금 당신을 신뢰할 만한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더 나아가 자신들과 어울릴만한 벗으로 삼기에 손색이 없다는 첫인상을 심는 데 집중하라. 비즈니스는 그 다음이다.이 시간, 돈 콜레오네의 막내아들 마이클(알 파치노 분)의 약혼자 케이는 할리우드의 유명 가수이자 배우인 자니가 하객으로 와 노래하는 걸 보고 돈 콜레오네와 어떤 관계인지 궁금해 한다. 마이클은 아버지 돈 콜레오네가 자니의 대부이며, 그가 오늘의 스타가 되는데 많은 도움을 줬다고 알려 준다. 그리고 무명 가수에서 막 스타로 발돋움하려는 자니를 끝까지 놓아 주지 않던 한 밴드 리더를 돈 콜레오네가 어떻게 처리했는지도 담담하게 들려준다.마이클: 하루는 아버지가 그 밴드 리더를 찾아가셨지. 그리고 1만 달러를 건네며 자니를 그만 놓아달라고 하셨대. 하지만 그가 거절했어. 그 다음날, 아버지는 다시 찾아가셨어. 하지만 이번에는 인상 험악하고 덩치 큰 루카 브라지란 부하를 데리고 가셨어. 그리곤 한 시간 만에, 그는 1000달러 수표 한 장을 받고 계약 해지에 군소리 없이 바로 사인했다더군.케이: (의아해 하며) 어떻게 된 거죠?마이클: 그치가 거절할 수 없게 제안을 던지신 거지.케이: (점점 더 궁금해 하며) 도대체 어떻게 하신 거죠?마이클: 루카 브라지가 그치의 머리에 총을 겨눴고,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지. “네놈 골통이든, 네 놈 사인이든 둘 중 하나는 이 계약서에 올라오겠지.”별 얘기가 아니라는 듯 섬뜩하리만큼 무표정한 마이클의 모습에 케이의 표정엔 왠지 모를 불안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다.가족의 어두운 사업과 자신은 무관하다며 남의 일처럼 아버지 돈 콜레오네의 업무 처리 방식을 얘기하는 마이클. 그러나 돈 콜레오네를 가장 많이 닮은, 아니 돈 콜레오네를 능가하는 마피아 두목의 자질이 마이클에게 있다는 것이 영화가 전개되며 나타난다. 그리고 그들의 업무 방식,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던져라’는 대사를 영화 전편에 걸쳐 반복해서 듣게 된다.비즈니스 협상에선 총을 겨누는 건 아니지만 그에 못지않은 합법적 위협 수단들이 있다. 바로 갖가지 압박 전략들이다. 예를 들어 시간 압박(Time pressure), 계약 철회(Withdrawal of offer), 기정사실화(fait Accompli), 결렬 불사 (Deadlock) 등 수도 없이 많다.그러나 상대를 제대로 압박하려면, 그래서 당신의 제안을 군소리 없이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선 제일 먼저 상대의 약점(Weak-ness)과 강점(Strength), 그리고 기회 요인(Opportunity)과 위협 요인(Threat)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즉, SWOT 분석을 하는 것이다. SWOT 분석은 강점(Strength)과 약점(Weakness),기회(Opportunity)와 위협(Threat) 요인을 규정하고 이를 토대로 전략을 수립하는 분석 기법이다. 상대의 약점이나 위협 요인 등은 확대 과장해 기선을 제압하고, 상대의 강점이나 기회 요인 등 당신의 협상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잠재적 위협 요소들은 논리적으로 위축 혹은 무효화해 상대의 공격적 협상력을 무력화하는 ‘전략적 협상 논리(Strategic Negotiation Argumentations)’ 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비즈니스 협상에서 상대에게 총부리를 겨눌 수는 없다. 하지만 상대의 숨겨진 취약점을 심도 있게 파악하고 그에 따른 효과적인 대응 논리를 수립한 후 압박 협상 전략을 시기적절하게 적용한다면 당신은 알 카포네의 총보다 더 강력한 협상의 권총을 상대에게 겨누게 될 것이다. 협상가의 총은 바로 제대로 훈련된, 전략적 협상력인 것이다.박상기 글로벌협상컨설팅 대표위스콘신 매디슨 MBA졸전경련 국제경영원 글로벌협상 주임교수역서: 협상의 심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