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AB 9-5 Linear

브는 북유럽 스웨덴이 자랑하는 메이커다. 대부분의 유럽차들이 그렇듯 사브는 항공기 엔진을 설립하는 회사에서 출발했다. 사브의 한계는 라인업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세단이 기본이다. 쿠페, 해치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의 라인업을 개발하지 못해 다양한 수요층을 만들어 내지 못하기 때문에 그동안 상대적으로 판매가 적었지만 모든 차량의 기본인 세단 성능만큼은 이미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다. 국내에서도 사브는 수입차 1세대로 꼽히지만 라인업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판매 실적이 신통치 못했다.이번에 시승한 9-5 리니어는 2.0리터 터보엔진을 장착해 최대 185마력, 최대 28.6kg·m의 토크를 기록하는 차다. 디자인은 콘셉트카 에어로X의 틀을 그대로 계승했다. 사브와 같은 스웨덴 차들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외관이 특징이다. 마치 일본차를 연상케 한다. 특유의 라디에이터 그릴에서는 간결함이 묻어나온다. GM 계열로 편입됐지만 여전히 예전의 스포티한 외관을 고수하고 있다.사브의 매력은 퍼포먼스에 있다. 가속페달에 발을 대니 부드럽게 차가 미끄러진다. 다만 배기량이 1985cc인데 비해 앞뒤 전장은 4825mm로 길어 다소 힘에 부치는 느낌이다. 9-3, 9-5 에어로에서 맞볼 수 있는 강력한 추진력을 맛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완충력도 기대에 다소 못 미친다. 그렇다고 해서 9-5 리니어의 차량 품질이 떨어진다는 것은 아니다. 이는 자동차의 철학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요철을 지날 때 충격이 운전자에게 그대로 전달된다는 것은 편안한 주행을 좋아하는 운전자들에게는 감점 요소지만, 노면 상황을 직접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환영받을 만한 일이다.내부는 깔끔하게 정리됐다. 운전석과 조수석을 대칭적으로 디자인하는 것이 요즘 자동차 업계의 전체적인 트렌드인데 사브9-3 리니어는 비대칭을 오히려 강조했다. 모든 기기를 운전자 편의에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오너드라이버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 같다. 계기판은 실용적이다. 오디오, 에어컨 버튼이 위치한 센터패시아도 버튼식이 아닌 다이얼식이다. 프런트 컬러 모니터와 내비게이션, DMB, DVD 시스템은 기본으로 장착돼 있다. 선루프와 시트 온도 조절 장치 등도 기본 사양이다. 키를 꽂는 곳이 기어박스 바로 앞에 있는 것도 재미있는 발상이다. 트렁크 면적도 상당히 넓다. 골프백 3~4개는 충분하다. 그러면서 가격은 4700만 원이다. 동급 차량과 비교해 보면 가격 경쟁력은 충분하다.4000만 원대에서 이 정도 사양을 갖춘 차는 드물다. 차체 크기만 놓고 보면 6000만 원대 차량과 견줄 만하다. 다만 차량의 크기에 엔진 출력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연비가 리터당 8.3km에 불과하다. 그러나 저렴한 가격에 2.0~2.5리터급 차를 타고 싶은 수요층에게 어필할 요소는 충분하다.송창섭 기자 realsong@money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