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유대의 한 임금이 출정을 앞두고 그 나라에서 가장 솜씨가 뛰어난 금세공 장인을 궁궐로 불러들였습니다. 임금은 그 장인에게 금덩이를 건네며 이렇게 지시했습니다. “이 금으로 팔찌를 만들되 내가 전장에서 작은 승리에 자만하지도, 작은 패배에 좌절하지도 않게 해 줄 경구를 새겨 달라.” 금덩이를 받아든 장인은 며칠간 고심한 끝에 한마디의 글귀를 새겨 임금에게 올렸고 글귀를 본 임금은 크게 흡족해 하며 전장으로 떠났습니다. 이 장인이 새긴 경구를 영어로 옮기면 ‘This too, will pass’였다고 합니다. 우리말로 의역하면 ‘지금 겪고 있는 고통이나 환희도 결국은 지나간 일이 될 것이다’ 정도가 되겠지요.요즘 ‘난폭하다’고 할 만큼 요동치는 금융시장을 바라보며 이 이야기를 한 가닥 위안으로 삼게 됩니다. 언젠가는 이 폭풍도 수그러들 테니 그때까지 좌절하지 말고 견뎌내자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폭풍이 지나가 다시 좋은 시절이 찾아왔을 때도 이 경구는 여전히 유효할 것입니다. 그 호시절 역시 언젠가는 지나갈 테니까요. 결론적으로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세월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한결같이 지켜야 할 태도는 ‘신중함’이라고 생각됩니다.이에 대해 미국의 경제 저널리스트 피터 L 번스타인은 저서 ‘Against the Gods’에서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일단 행동을 하고 나면 우리는 새로운 정보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선택권을 상실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 가치를 지니는 것이다. 결과가 불확실할수록 그만큼 지연의 가치는 커진다.” 요즘처럼 불확실성이 클 때 새겨들을 만한 얘기인 것 같습니다.이번 달 MONEY는 커버스토리로 ‘상속·증여세 절세 방법’을 다뤘습니다. 그 계기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내년도 세제개편안에 상속·증여세 완화 방침이 들어간 것입니다. 또 하나는 최근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급락해 상대적으로 전보다 증여에 따른 세금 부담이 줄어들었다는 점입니다. 이에 MONEY는 세무사와 은행 PB 등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세금 면에서 가장 효과적인 상속·증여의 노하우를 살펴봤습니다.이번 호에는 이 밖에 스페셜 리포트로 ‘컨시어지 서비스’의 세계를 소개했고 김상경 국제금융연수원장, 소프라노 신영옥 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한 인물들의 이야기도 담았습니다. 다음달에는 좀더 밝은 소식으로 만나뵙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