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ean Car Engines War

구촌의 화석연료가 아무리 많다고 해도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감당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 때문에 각 나라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해결책을 모색하려고 한다. 자동차 회사들 역시 ‘지속 가능한 자동차 사회를 위해’라는 명분으로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주목받고 있는 하이브리드 카는 경제성보다 친환경 쪽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현 시점에서 하이브리드 카의 제약은 가솔린 차량 대비 30% 이상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구입하려는 유저들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유가 폭등으로 수요가 늘고 있기는 하지만 지난 5월 미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카 판매가 20%나 감소하는 등 안정적이지는 않다.기존 내연기관의 성능을 개선하고 거기에 전기 모터를 추가해 연료 소모를 줄이기 위한 이런 노력은 한계가 있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한 근본적인 해결은 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수소를 사용해 완전 무공해 차를 만들고자 하는 움직임이다.수소를 에너지로 사용하는 자동차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BMW는 1978년부터 현재의 내연기관을 그대로 사용하는 수소 내연기관 엔진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메르세데스 벤츠가 1994년부터 수소연료 전지전기 자동차에 대한 연구에 뛰어들었다.수소연료 전지전기 자동차와 수소엔진 자동차의 기술은 전혀 다르다. 연료전지 즉, 퓨얼셀(Fuelcell)은 수소를 에너지로 사용하는 것은 같지만 차 안에서 스택(Stack)이라는 장비를 통해 연료인 수소가 산소와 화학작용을 일으켜 발전을 하고 그 전기로 구동하는 전기 자동차에 속한다. 이에 반해 수소엔진 자동차는 기존 내연기관 엔진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에너지만 수소로 바꾼 것이다. 적어도 자동차 안에서는 완전 무공해를 실현한다는 점에서 미래의 대체 에너지로 주목을 끌었었다.그러나 석유나 석탄, 곡물 등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의미에서의 완전 무공해가 아니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지금은 다양한 대체 에너지 중 하나로 여겨지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수소엔진 자동차로는 BMW 하이드로젠7이 가장 대표적이며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로는 혼다 클래러티와 GM의 하이드로젠 등이 있지만 본격적인 시판 모델은 아직 많은 시일이 지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GM은 일리노이 주 워런빌에 에탄올을 생산하는 회사 코스카타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앞으로 에탄올 생산을 급속히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회사는 연간 1억 갤런의 에탄올을 박테리아를 통해 생산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GM은 이미 미국 시장에는 600만 대의 플렉스 퓨얼(다연료차) 차량이 운행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29억 갤런의 석유 소비 절약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한다. GM은 2010년까지 플렉스 퓨얼 차량의 생산을 80만 대까지 늘릴 계획이며 2012년까지는 전체 차량의 절반을 플렉스 퓨얼 시스템으로 채우겠다고 한다. 2007년에는 14종의 E85(에탄올 85%+가솔린 15% 혼합) 모델을 76만 대 생산했으며 올해에도 지속적으로 에탄올 사용 모델을 늘려갈 방침이다. 유럽 대부분의 메이커들을 비롯해 일본의 닛산과 혼다 등이 디젤 자동차에 대한 비중을 높여가고 있는데 반해 GM은 에탄올에 더 비중을 두겠다는 얘기다. 이는 물론 에탄올 제조용 곡물 생산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미국의 환경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하지만 곡물 가격 상승으로 바이오 연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대두되고 있다. 미국의 옥수수 경작지가 줄어드는 가운데 에너지법이 정한 올해 에탄올 의무 생산량은 90억 갤런으로 지난해 65억 갤런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에탄올 증산이 곡물 가격 상승의 주원인으로 지적되면서 바이오 연료의 효용성까지 역풍에 휘말린 상황이다.자동차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 전기 자동차가 최종 결론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유해 배출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과 기존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이유다. 전기 자동차는 가솔린 내연기관보다 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1800년대 후반에 영국에서 실용적인 전기 자동차가 개발돼 1920년대에는 전성기를 맞기도 했었다. 하지만 가솔린엔진이 급속도로 진화하면서 성능 면에서 뒤처졌던 전기 자동차는 점차 사라졌다. 세계 각국의 메이커들이 전기 자동차 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했으나 전지, 즉 배터리 성능의 개량에 어려움이 많아 보급이 확대되지 않았다.그러다가 1970년대와 1990년대 두 차례에 걸쳐 개발 붐이 크게 일었었다. 특히 일본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국가 프로젝트로 추진해 1970년대에는 납축전지를 탑재한 전기 자동차가 개발됐고 1990년대에는 니켈 수소 2차 전지를 채용한 전기 자동차가 개발되기도 했었다. 물론 그것은 미국 시장에서 자동차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1990년대에는 캘리포니아 주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려면 1998년부터 완전 무공해 차를 전체 판매 대수의 2% 이상 판매해야 한다는 규제가 등장했다. 당시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 자동차 회사가 공동으로 전기 자동차 개발 회사를 설립할 정도로 열의를 보였었으나 배터리 문제에 봉착해 전기 자동차는 더 이상 친환경 자동차가 아니라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배터리의 성능도 문제거니와 납으로 만들어지는 배터리를 대량으로 생산했을 경우 또 다른 공해를 야기한다는 점 때문에 논외로 쳤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2007 프랑크푸르트모터쇼를 계기로 전기 자동차가 본격적으로 개발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특히 전기 자동차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일본 메이커들로서 2007년 도쿄모터쇼를 통해 그들의 자세를 잘 보여주고 있다. 미쓰비시자동차는 경차인 i(아이)를 베이스로 한 I MiEV(아이 미브)를 개발해 중국과 유럽의 전력 회사들과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전기 자동차를 타면 아주 정숙하며 저속에서의 가속감이 좋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동급의 가솔린차와 비교하면 시간당 80km까지 도달하는 가속 성능이 1.5초 정도 빠르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또 주행 거리도 연장됐다. 올 가을부터 사용할 시험 차는 풀 충전으로 160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양산 시에는 200km까지 주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미쓰비시 MiEV 개발 관계자는 밝히고 있다. 이 정도로는 아직 만족할만한 수치라고 할 수 없다. 주행 거리가 적어도 300km는 넘어야 본격적인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도요타자동차가 개발 중인, 가정용 전원으로 손쉽게 충전할 수 있는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카도 실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 차는 가솔린도 사용하기 때문에 순수한 전기 자동차는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하이브리드 카로는 시속 55km까지였던 전기 모터에서의 대응 속도를 100km까지 끌어 올리려 하고 있다.전기 자동차가 상용화되면 시내에서의 출퇴근이라든가 배달 등 비교적 단거리를 운행하는 영업용으로서의 사용이 우선 진행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운행비 측면에서는 100km 주행하는데 드는 비용이 가솔린 자동차의 3분의 1 수준으로 심야 전력을 이용하면 더 절약할 수 있어 유지비는 5년에 500만 원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특히 보급 초기에 정부 차원의 지원을 받는다면 그 액수는 훨씬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