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베네스트 GC

내에서 회원권 값이 비싸기로 1, 2위를 다투는 경기도 가평베네스트GC. 이곳은 ‘무릉도원’에 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주변 경관이 수려하다. 라운드를 하는 내내 ‘야, 정말 좋다’라는 감탄사를 수십 번도 더하게 된다. 골프장 주변을 감싸고 있는 축령산의 수려함과 깊은 산속에 있는 듯한 아늑함, 코스 곳곳에 감춰진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이 ‘골프의 묘미’를 새삼 깨닫게 한다.이 골프장의 명물은 무엇일까. 파인코스 3번홀(파3)을 가면 티잉 그라운드 앞에 해저드가 있다. 유심히 보면 해저드의 모양이 한반도와 닮아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래서 이름도 ‘한반소지(韓半小池)’라고 명명했다. 해저드에는 자그마한 집이 장난감처럼 떠 있다. 오리집이다. 해저드에서 사는 오리들이 자꾸 벙커에다 알을 까곤 해 아예 집을 만들어 줬다고 한다.그린 너머에 흘러내리고 있는 자그마한 폭포는 7명의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한다고 해서 ‘칠선운(七仙雲)’이라고 부른다. 이뿐만 아니다. 티잉 그라운드 왼쪽에는 포도를 기르고 있다. 9∼10월이 되면 포도가 익어 아무나 따먹을 수 있다고 한다.6번 홀에는 ‘촛대바위’가 있다. 소나무 한 그루가 ‘만년필’ 모양으로 서 있는데 벼락을 맞았다고 한다. 그 벼락 맞은 소나무를 촛대처럼 바위가 떠받치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만년필 소나무’는 이 골프장에 오기 전 벼락을 맞았다고 한다. 이 홀에서 그린을 바라다보면 지평선을 바라보는 느낌이다.버치코스 3번홀(파4)을 가면 페어웨이의 모습이 한반도 모양을 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 홀의 코스 공략법이다. 캐디는 “인천쯤 보고 치면 가평쯤 갑니다”라고 말한다. 페어웨이 왼쪽을 보고 치면 페어웨이에 안착한다는 뜻이다. 해저드에 있는 ‘오리집’은 울릉도란다.이 홀에는 특이한 나무 한 그루도 명품이다. 소나무 한 그루가 가지를 늘어뜨린 채 서 있다. 흡사 여자가 긴 머리를 내리고 머리를 감고 있는 모습이다. 일명 ‘황진이 소나무’라는 이름이 붙은 것도 그 때문이다.버치코스 1번 홀과 9번 홀은 함께 붙어 있다. 1번 홀에서 오게 되면 우측에 해저드가 있고 커다란 바위가 하나 있다. 이 바위를 9번 홀 티잉 그라운드에서 보면 거북 모습을 하고 있다. 웅크리고 있는 거북이 머리를 들고 있는 모습이다.9번 홀 그린 뒤에서는 시커먼 자국이 있는 기다란 소나무가 있다. 이 소나무도 얼마 전 벼락을 맞았다고 한다.한은구 한국경제신문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