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bbia

나다의 운명을 바꾼 최고의 문화 상품은 무얼까. 바로 서커스다. 어찌 보면 캐나다와 서커스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하지만 이미 캐나다는 ‘서커스 강대국’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고 있다. 음악과 연극, 뮤지컬과 오케스트라가 결합된 전혀 새로운 신 개념 서커스는 캐나다 퀘벡에서 탄생, 블루오션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며 전 세계 관객을 매료시키고 있다. 현대 서커스의 시발점이 된 캐나다 퀘벡은 캐나다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북미의 현대성과 유럽의 예술성이 완벽하게 조화된 최고의 공연 예술로 자리 매김했다.캐나다의 대표적인 서커스 단체로는 ‘태양의 서커스’, ‘서크 엘루아즈’, ‘세븐 핑거스’ 등이 있다. 지난해 내한했었던 태양의 서커스가 거대한 자본과 스케일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면 ‘서크 엘루아즈’는 탄탄한 스토리와 감동, 그리고 세련된 예술성으로 전 세계를 매혹시키고 있다. 캐나다를 대표하는 서커스 단체인 ‘서크 엘루아즈’는 지금까지 6개의 작품 ‘서크 엘루아즈(Cirque Eloize)’, ‘엑센트리쿠스(Excentricus)’, ‘서크 오케스트라(Cirque Orchestra)’, ‘노마드(Nomade)’, ‘레인(Rain)’, ‘네비아(nebbia)’ 등을 제작한 바 있다. 30개국 300개 도시에서 3000회가 넘는 공연을 통해 300만 명 이상의 관객들이 관람했다. 서크 엘루아즈는 1994년 태양의 서커스 출신 연기자 일곱 명과 국립서커스학교가 공동으로 만들었으며 태양의 서커스와 함께 캐나다를 대표하는 문화 상품으로 평가받는다.이번 공연은 한국과 캐나다의 공동 제작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한국의 공연기획사 크레디아는 2006년 여름 서크 엘루아즈의 작품 ‘레인’을 한국에 소개했고 차기작 ‘네비아’를 서크 엘루아즈와 공동으로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아시아 최초로 국내에 공개하게 된 것.유럽을 사로잡은 최신작 ‘네비아’는 어떤 작품일까. 이탈리아어로 ‘안개’를 뜻하는 네비아는 2007년 12월 스위스에서 초연한 서커스다. 초연 당시 미국 영국 스위스 캐나다 등 세계의 공연 관계자들과 극장을 꽉 채운 1300여 명의 관객들은 공연이 끝난 뒤에도 7~8분 동안이나 기립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캐나다의 가장 큰 공연 페스티벌인 TNM의 2008~09 오프닝 작품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리며 성공의 발판을 다졌다.네비아는 유년시절의 기억과 노스탤지어에 관해 이야기한다. 어린 시절, 순간순간의 기억들을 끄집어낸 에피소드들이 묶어져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어 낸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안개가 두껍게 내린 마을 곳곳의 이야기를 광대, 아름다운 옆집 아가씨, 갈대숲의 연인들 등의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옴니버스식 이야기로 엮어낸다. 환상적인 무대와 조명이 볼 만하다.안개 속에 있는 느낌을 살리기 위해 여러 겹의 불투명한 천을 늘어뜨렸다. 이렇게 공간과 공간 사이에 깊이 감을 살리고, 또한 아티스트가 천 뒤에서 연기할 때는 빛과 천만으로 실루엣만 보이는 효과가 나기도 한다.관객과의 거리를 없애기 위해 배우 이름을 실명 그대로 쓰고, 광대들의 내레이션을 극 중간 중간에 삽입해 관객과의 친밀도를 높였다. 광대들은 극의 초반에 관객들에게 ‘극중 인물들에게 공감한다면 하얀 손수건을 흔들어 줄 것’을 당부한다. 월드 프리미어 공연에서는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이 기립 박수와 함께 열렬히 손수건을 흔드는 감동적인 피날레를 연출하기도 했다. 국내 공연에서도 아름다운 리바이벌이 이뤄지기를 기대해 본다.공연 일시 : 2008년 7월 9일(수)~7월 20일(일) / 총 14회 공연평일 8시, 토ㆍ일요일 2시, 7시(단, 13일 2시)공연 장소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공연 문의 : 클럽발코니 1577-5266정원 배해선 성기윤 등 최고의 뮤지컬 배우와 핑클 출신 옥주현의 공동 주연. 그리고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지닌 수준 높은 공연.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높았던 관객 점유율. 이렇듯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며 지난해 한국을 뜨겁게 달궈 놓았던 뮤지컬 ‘시카고’가 오는 7월 11일부터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다시 선보인다. 국립극장으로 자리만 옮길 뿐 지난해 배우와 스태프가 다시 뭉쳐 그 열기를 이어갈 예정이다.이번 공연에는 한국 최고의 뮤지컬 배우 남경주가 빌리 역으로, 극단 시키의 수석 배우로 활동했던 김지현이 벨마 역으로 합류한다. 김지현은 1997년 극단 시키에 한국인으로 처음 입단한 이후 ‘캣츠’의 그리자벨라 역으로 700회 공연을, ‘라이온 킹’의 라피키 역으로 800회를 공연하며 극단 시키의 히로인으로 자리 잡으며 한국 배우의 위상을 드높였다. 그리고 시카고를 통해 10년 만에 한국 무대로 돌아오는 것이다. 새로운 두 배우와 함께 합류한 박칼린 음악감독은 뮤지컬 배우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녀 특유의 쇼맨십을 발휘하며 무대 중앙에 위치한 밴드와 함께 공연의 재미를 더해 줄 것이다. 뮤지컬 시카고는 1920년대 농염한 재즈 선율과 갱 문화가 발달했던 시카고를 배경으로 관능적 유혹과 살인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뮤지컬의 신화적 존재인 밥 파시에 의해 1975년 처음 무대화된 작품. 1996년 연출가 월터 바비와 안무가 앤 레인킹이 리바이벌한 시카고는 한층 스타일리시해진 뮤지컬의 대표 주자로서 비평가들의 최고의 찬사를 받는다. 이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의 치열한 뮤지컬 경쟁 속에서 항상 상위권을 놓치지 않는 인기로 양대 뮤지컬 본산지를 대표하는 뮤지컬로 손꼽히고 있다.공연 일시 : 2008년 7월 11일~8월 30일공연 장소 : 국립극장 해오름극장김지연 기자 jykim@money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