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의 가치가 격상되고 전통 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렇듯 한옥의 가치가 새롭게 부각됨에 따라 사무실로 개조해 쓰는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지난해 말 설립된 로그인투어는 가회동의 운치 있는 한옥을 개조해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오픈 당시 100% 자유여행만 취급한다는 특징 외에도 ‘독특한 사무실 마케팅’을 벌여 화제가 됐었다. 364㎡(옛 110여 평)의 한옥 사무실에서 마련한 오픈 행사는 두고두고 회자될 만큼 독창적이었다는 후문.로그인투어의 장준수 사장은 “창업할 때 여행사는 문화를 파는 곳이니 사무실도 문화를 담을 수 있는 공간으로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사무실용으로 주택을 알아보던 중 지인을 통해 이 집을 소개받았죠. 보자마자 마음에 쏙 들어 계약하고 둥지를 틀었습니다”라고 소개했다.이 집은 적어도 50년 이상은 됐다. 두 집을 터서 합친 것인데, 한옥치곤 큰 편에 속한다. 한옥은 비싼 자재비 때문에 일반 집보다 리모델링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이 흠이다. 기본 5억 원 정도는 들어간다. 하지만 로그인투어는 리모델링 대신 ‘보존’을 택해 공사비도 많이 들지 않았다. 방이 총 7개에 부엌이 하나 있으며 어느 공간 하나 버릴 것 없이 알뜰히 사용한다. 사장실, 좌식 회의실, 정보기술(IT) 비즈니스실, 영업1팀, 영업2팀, 접견실, 그리고 직원 휴게실까지 다양하다.‘ㄷ’자 형태의 집 한가운데에 있는 마당은 한식 정원의 담백함을 그대로 담아낸 모습이다. 원래 한옥은 정원을 중심으로 건물이 배치돼 있기 때문에 직원들 간에 자연스러운 대화를 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기도 하다. 로그인투어에서의 정원은 ‘소통의 장’이다. 이를 활용하기 위해 1주일에 두 번 화요일과 금요일에는 이곳에서 점심 식사를 한다.장 사장은 “마당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햇살을 받으며 먹는 맛은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압니다. 겨울엔 고구마를 쪄서 먹기도 하고 출출할 땐 달걀 프라이를 해 먹기도 하죠. 사람 사는 정이 듬뿍 묻어나는 직장이라고 직원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덕분에 회사 분위기가 가족적이고 자연스럽죠”라고 자랑한다.한옥 사무실의 가장 큰 장점은 일할 때 쉬 지치지 않는다는 것. 사무실 자체가 집이기 때문에 일과 여가를 함께할 수 있는 잔재미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직원 휴게실을 따로 마련해 놓았기 때문에, 심지어 5박 6일씩 이곳에서 자면서 업무를 보는 사람들도 생겨날 정도다. 주말에 일이 있는 직원들은 가족들이나 친구들을 데리고 와 함께 있기도 한다. 사무실이 그만큼 편하다는 증거일 것이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게 마련이다. 집 자재에서부터 마당에 이르기까지 나무가 많아 벌레가 많은 편이다. 또한 도심 한가운데에 있지 않기 때문에 직원들이 출퇴근하기가 약간 불편하다. 그래서 장 사장은 곧 강남에 지점을 내고 직원들의 희망 사항에 따라 근무지를 옮겨주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대답은 한결같다고 한다. “한옥 사무실에서 일 할 거예요.”글 김지연·사진 이승재 기자 jykim@money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