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금융상 대상 받은 신상훈 신한은행장

“우리 경제의 질적 개선과 균형 성장세, 수출의 안정적 다변화 등으로 인해 올해 경제성장률이 잠재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사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올림픽 이후 중국 경기의 불확실성, 대내외적으로 만연해 있는 인플레이션 압력 등으로 작년보다는 성장률이 다소 낮아질 수 있습니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감이 조금씩 싹트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인위적인 부양책이 동원되면 국내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세가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새 정부의 경제 정책은 인플레를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신중하게 결정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저는 최근 경제 상황을 감안해 국내외 인플레이션 관련 지표를 눈여겨보고 있고, 여기서 파생된 금리 환율 주가 등의 움직임도 상당히 중시하는 편입니다. 또 통화 정책과 금융 영업의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는 신용위험지표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글로벌 경기 흐름을 잘 설명해 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제공 지표들도 중요 참고자료로 활용하지요. 중장기적으로는 인구 구조도 매우 중요한 전략 변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지금 은행들은 예금에서 펀드 및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자금이 이동하는 수신 구조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유동성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최근 금리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저축은행들의 경우 1년짜리 정기예금금리가 7~8%까지 가 있는데 상황에 따라 금리는 1%포인트 정도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향후 CMA 서비스가 과당경쟁에서 탈피, 안정화되고 상대적으로 은행 예금금리의 경쟁력이 제고되면 자금이 다시 은행권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이에 따라 우리는 자금 조달 관리를 강화해 변동성 증대에 따른 유동성위험을 최소화하고,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등 자산 유동화를 통해 자금 조달을 다양화할 계획입니다.”“한마디로 여윳돈이 있으면 지금이 사둘 때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주가가 4만9000원대에 있을 때 여유 자금을 모두 털어 2억8700만 원어치를 샀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더 사고 싶었지만 여윳돈이 그것 밖에 안돼 더 사지 못했지요. 참고로 지난해 신한은행 당기순이익은 2조500억 원 정도로 추정됩니다. 전년보다 3700억 원가량 늘어난 규모입니다.”“조흥은행과의 성공적 통합에 따라 외형을 키우는 작업은 어느 정도 일단락된 상황입니다. 따라서 당분간은 추가 M&A를 통한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져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매력적인 인수 대상 물건이 나타난다면 지주회사와의 협의를 거쳐 추가 M&A를 고려할 수도 있습니다.”“선진 IB 금융사들은 두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하나는 씨티뱅크, 도이치뱅크, UBS 등과 같이 커머셜 뱅크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한 경우이고 또 하나는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메릴린치처럼 M&A 자문, 주식자본시장(ECM) 부문 등에서 경쟁력을 쌓은 뒤 업무를 확장한 경우입니다. 신한은행은 오랜 기업금융 업무를 통해 심도 있는 리스크 분석 능력과 폭넓은 기업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량은 대출을 기반으로 하는 IB 영업에 필수적입니다. 앞으로 우리는 막대한 자산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업금융과 IB 간 시너지가 충분히 날 수 있는 CIB 모델을 수립할 생각입니다. 해외 네트워크는 현재 20개가 구축돼 있는데 2010년까지 30개로 확충할 계획입니다. 진출 방식은 지점, 현지법인 신설, M&A나 지분 투자 등으로 다변화할 것입니다. 투명성이 높은 국가에는 M&A 방식으로 진출하고 그렇지 않은 곳은 사무소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추진해야겠지요.”“신한은행 PB센터는 2006년 4월 신한, 조흥 통합은행 출범과 동시에 독자 사업 그룹으로 출범해 국내 자산관리 영업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현재 이 시장을 놓고 은행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에 따라 우리는 ‘자산관리 그 이상의 서비스’를 모토로 삼아 고객의 토털 라이프(Total Life)를 관리해 주는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것입니다.”“바젤2가 시행되면 차주의 신용도에 따라 은행 자산의 위험 가중치가 달라져 결국 은행의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 비율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신한은행은 2004년부터 이에 대비해 왔습니다. 영업 전략 측면에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구축하기 위해 신상품 개척과 신시장 진출을 강화할 것입니다. 특히 대출 부문에서는 수익과 리스크에 기반해 대출 한도와 금리를 차등화하는 전략을 펼치고자 합니다. 또한, 대내외적 금융 환경의 변화로 리스크가 증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 강화와 가치 지향적인 성장으로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할 생각입니다.”“은행 입장에서는 우량 기업 위주로 여신을 확대하고 한계 기업에 대해서는 현재보다 더욱 차별화된 금리 정책 등으로 자산의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구성할 것입니다. 따라서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은 금융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은행권에서는 이미 2~3년 전부터 바젤2 요건을 반영한 금리 결정 체계를 운용해 왔고 새로운 바젤2 환경 하에서는 소액(10억 원 이하) 중소기업 대출과 가계 대출에 적용되는 위험 가중치가 100%에서 75%로 하향 조정(주택 담보대출은 50% → 35%)되는 만큼 급격한 이자 증가는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신한은행처럼 선진 기업신용평가모형을 구축하고 있는 은행은 우량 중소기업에 대한 여신을 확대할 것이기 때문에 과거보다 자금 조달이 쉬워질 수 있습니다. 오히려 바젤2보다는 개인 고객들의 자산운용 형태 변화와 서브프라임 사태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의 신용 경색 장기화로 자금 조달 비용이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 더 걱정스럽습니다.”“도광양회라는 화두는 통합은행 출범 이전부터 강조해 왔던 말인데 제가 보기에 올해도 유효한 화두입니다. 다만 올해는 대내적으로 근심지무(根深枝茂)를 새로운 경영 화두로 제시하고자 합니다. ‘뿌리가 깊으면 가지가 무성하다’는 뜻인데 경영 환경이 불확실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엔 조직의 뿌리를 튼튼하게 함으로써 외부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가는 게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은 ‘가치 지향적인 성장과 핵심 역량 강화를 통한 더 뱅크(THE Bank) 신한 구현’을 2008년도 경영 목표로 선정했습니다.”신상훈신한은행장군산상고 졸업성균관대 경영학과연세대 경영대학원 졸업한국CEO포럼 공동대표대담=임혁 편집장정리=송창섭· 사진 이승재 기자 realsong@money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