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 시장을 중심으로 출렁이던 주택 시장이 올해 들어 전국적으로 낮은 가격 상승률과 매매 부진으로 침체의 늪에 빠진 모습이다. 물론 어느 시장이나 경기는 순환되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이 침체되기도 하고 다시 여러 가지 호재를 바탕으로 회복되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규제 정책이 존속되는 한 이전과 같은 아파트 가격 폭등은 재현되기 어려울 듯싶다. 더욱이 향후 인구 구조나 수도권 내 주택 공급 확대에 따라 가격 안정세는 장기적으로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그런데 이러한 흐름은 정책이나 상황 변화의 모습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부동산 시장이 정상적 흐름으로 복귀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가격 상승을 중시하는 부동산 투자가 실제로는 비정상적 특수 상황인 것이다. 부동산은 금융자산과 비교하면 채권적 성격을 강하게 띠는 자산이다. 가격 상승에 의한 이득도 있지만 고정적인 임대료 수입을 통한 장기적인 수익이 중시되는 상품이다. 그동안 국내 소비자들이 가격 상승에 대한 이득만을 생각했기 때문에 오히려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흘렀다고 봐야 할 것이다.그러므로 향후 5~6년 안에 주택 부족 현상이 현저히 해소되면 현재와 같은 가격 상승은 기대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임대료에서 발생하는 수익에 의존하는 부동산 투자가 당연시 될 것이다. 여기에 공공에서 공급하는 임대주택이 대량 공급되면 반대로 주택 소유 자체를 꺼리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따라서 앞으로 투자자들은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는 방식보다 운영 후 고정적인 임대 수익을 얻는 방식으로 투자 패턴을 바꿔야 한다.이와 같은 주택 시장의 변화와 함께 부동산 시장에서의 상업용 부동산 투자는 지금보다 훨씬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서울의 강남, 도심, 여의도의 대형 오피스 빌딩은 매매가가 급격히 오르고 있고, 공실률이 자연공실률 이하 수준이 되면서 임대료 상승의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중소형 빌딩까지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사무실 수요 증가에 비해 공급의 증가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향후에도 오피스 빌딩 시장의 호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해 아파트형 공장의 인기도 식지 않고 있다.상업용 부동산 시장 중에서 상대적으로 상가 투자가 부진하지만 이는 우리나라 상가 투자가 개인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개인 투자자가 상가를 개별 분양받아 운영하는 과정에서 전체 상가의 업종 믹스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상가의 자산 가치가 떨어지는 현상이 일반화된 것이다. 그리고 기관 입장에서 보면 상가를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운영사가 많지 않은 점도 적극적인 투자를 꺼리게 하는 측면이 있다. 그렇지만 향후 상가 빌딩을 전체로 투자하고 관리하는 운영사, 기관투자가나 부동산 펀드가 생기기 시작하면 이 분야도 투자 대상으로 급부상할 것이다. 결국 현재와 같이 아파트의 단위면적당 매매 가격이 오피스나 상가를 앞서는 상황은 머지않아 역전될 것이다. 일본의 경우만 보더라도 오피스 빌딩이 아파트보다 단위면적당 가치가 훨씬 높게 거래되고 있다. 가격 하락기에도 단기 시세 차익을 누리던 주거용 건물보다 임대를 병행하는 상업용 건물의 내림 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것도 참고할 부분이다. 우리도 수년 안에 일본 등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부동산 투자의 중심이 되는 시대로 진입하게 될 것이다. 상업용 부동산의 새로운 가치를 미리 내다보고 투자에 나설 때다.이상영부동산114 대표서울대 경제학 박사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