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자산관리 내비게이션 - 해외 주식

세계 주요국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정상화하려는 상황 속에서, 앞으로 글로벌 장세의 방향성을 단기적으로 판단하기 힘든 ‘어려운 시장’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위기 속에서도 언제나 기회는 있다. 2022년 해외 주식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서학개미(미국 등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은 과연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
[big story] 해외 주식, 수익 둔화 우려…투자 난이도 ‘UP’
“내년은 결코 쉽지 않은 시장이 될 것이다. 투자자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 시기다.” 한 시장 전문가가 내년 해외 증시를 준비하는 개인투자자를 향해 건넨 말이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2년. 글로벌 증시는 넘쳐나는 유동성과 저금리 기조로 인해 기대 이상의 호황을 누려 왔다. 그렇다면 내년에도 투자자와 기업, 시장이 모두 활짝 웃는 그림을 기대할 수 있을까. 시장 전문가들은 다가올 2022년 금융시장은 지난 2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일 것이라는 데 입을 모은다.

유동성·인플레 우려…증시 수익성 둔화 전망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 국내 거주자의 해외 주식 투자는 580억 달러로 월 평균(64억 달러) 기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팬데믹에 따른 기저효과가 어느 정도 감소한 상황이지만 국내 개인투자자의 해외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은 올해도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최근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보다 큰 규모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중반부터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지속했는데, 이는 국내 투자자의 해외 증권 투자 확대(달러 수요 증가)에 따른 영향일 가능성이 높다고 국제금융센터는 분석했다.

문제는 내년이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우려점으로 거론되는 ‘유동성 위축’과 ‘인플레이션’은 내년 해외 증시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요소다.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 ‘2022년 글로벌 투자 전략 전망’ 보고서를 보면 내년 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지금보다 6%가량 낮은 4400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인플레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이미 풀린 돈을 거둬드리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기조로 움직이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미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지나치게 높다는 게 모건스탠리의 평가다.
[big story] 해외 주식, 수익 둔화 우려…투자 난이도 ‘UP’
실제로 팬데믹의 정점을 지나면서 S&P500 지수는 올해 초에 비해 25% 급등한 상태다. S&P다우존스 지수의 하워드 실버블랫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S&P500 지수는 올해 65차례에 걸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2년 동안은 미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성공적이었겠지만, 내년에는 금융시장 상황이 긴축되고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S&P500 지수의 실적이 전반적으로는 견실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익 증가세는 둔화될 수 있다”면서 “공급망 붕괴와 기업 투입비용 증가로 인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시장이 하락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미국 IB 골드만삭스는 S&P500 지수가 내년 말까지 9%가량의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며 5100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가 올해 대비 하락세를 예상한 것보다는 긍정적인 분석이다. 다만 올해와 같은 기록적인 랠리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큰 틀에서 비슷했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도 최근까지 이어진 증시 과열에 경고장을 날리며 “탐욕이 두려움을 앞선 시기가 바로 지금이며, 이런 시기는 오래 가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big story] 해외 주식, 수익 둔화 우려…투자 난이도 ‘UP’
[big story] 해외 주식, 수익 둔화 우려…투자 난이도 ‘UP’
시장 불안정성 농도, 하반기로 갈수록 해소 ‘기대’
오는 2022년 불안정한 시장 환경 탓에 개인투자자의 투자 난이도는 높아질 전망이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정책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공급난이 커지는 글로벌 시장 환경을 지켜보며 ‘갖고 있던 해외 주식을 모두 매도해야 하는가’라는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시장 전문가들도 투자자들의 이 같은 혼란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시장의 불안정성을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유동성이 위축되는 것을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통화 긴축 사이클이 시작될 때 일시적으로 시장이 흔들릴 수 있는데,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는 것은 경제 상황이 그만큼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통화 완화 기조에 익숙해졌던 투자자들이 일시적으로 위축될 수 있는 시기지만, 내년 미국 중간선거 이후의 정치 불확실성 등을 생각한다면 상반기에 해외 주식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역사에서 경험했던 사이클을 비교해보면 주식시장과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일이 반복되는데, 그 이유는 다 비슷하다. 경제가 회복되면서 나타나는 반작용”이라며 “짧은 관점이 아니라 긴 관점에서 고민해봐야 된다. 주식시장에는 여전히 매력적인 기회를 찾을 수 있는 구간이 존재한다”고 조언한다. 다만 지난 2년은 개인의 실력보다 더 좋은 과실을 취하기 쉬운 시기였다면, 내년에는 좀 더 치열한 공부와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시장에서는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갈수록 불안정한 시장 상황은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른다. 글로벌 인플레와 미 Fed의 긴축정책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상반기를 지나 하반기로 갈수록 불안정성의 농도가 옅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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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투자 전략은 안정성과 균형

다수의 전문가들은 내년에 리스크가 높은 투자처보다는 비교적 안정성이 높은 투자처의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권한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투자 난이도가 좀 높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투자처가 매력적”이라며 “‘상대적인 안정성’을 내년 투자의 키워드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최선으로 봐야 할 안정적 시장은 미국이다. 섹터와 테마 모든 영역에서 고배당주를 중심으로 투자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일관되게 지목받는 내년 미국 유망 섹터로는 정보기술(IT), 헬스케어, 2차전지, 메타버스 등이 있다. 이들 종목은 중기적 관점에서 지켜보며 가격이 조정될 때마다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취할 필요성이 있다.

아울러 그간 시장에서 자주 거론돼 온 ‘가치주냐, 성장주냐’라는 논쟁은 내년 증시에선 큰 의미가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성장 동력이 희미한 불확실한 시장 상황 속에서 뚜렷한 주도주를 선택하기 쉽지 않은 만큼, 특정 주식에 자금을 집중적으로 투자하기보다는 균형 있는 분배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른바 ‘바벨 전략’이다. 바벨 전략이란 바벨의 추가 양쪽 끝에 달린 모습을 빗댄 용어다. 수익률은 높지 않지만 안정적 자산, 반대로 리스크와 수익률이 모두 높은 공격적 자산에 동시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보다 기업의 이익 증가율이 높아지기는 어렵다. 이익 증가율이 절정에서 내려가는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며 “결국 성장주냐, 가치주냐의 문제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해당 기업의 이익 증가율이 몇 퍼센트 정도 되는지 파악한 뒤 투자하는 게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문가 5인의 2022 해외 주식 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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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초원 기자 cc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