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의 폭발적 인기와 함께 서울 시내 유명 호텔에도 전통주 전문 바(bar)가 속속 문을 열고 있다.
[Space] 전통주를 품은 호텔
포시즌스 호텔 서울 ‘오울’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 한국적 색채를 가미한 컨템퍼러리 바 ‘오울’이 문을 열었다. 서울의 영문 스펠링 ‘SEOUL’의 OUL에서 착안해 지은 이름이다. 바에 들어서면 곳곳을 장식한 한국적 디테일이 시선을 끈다. 바 입구를 전통 격자무늬로 장식하고 창문에는 우리 민화 <까치와 호랑이>를 네온사인으로 만든 식이다. 인테리어뿐 아니라 항아리를 아이스 버킷으로 사용하고, 한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직원들의 유니폼도 근사해 보인다. 조선시대 두루마리 문서처럼 생긴 메뉴판도 눈에 띄기는 마찬가지. 메뉴판을 열면 이탈리아 아란치니 스타일로 재해석한 김치볼과 랍스터를 넣은 떡볶이, 수제 수프 및 육수를 베이스로 한 바다 라면 등 한국적 메뉴 이름이 빼곡하다. 숙성한 소주에 계피 등을 넣은 ‘수정과 칵테일’과 초록 칠리 소주에 김치, 소금을 섞은 ‘김치 하이볼’은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칵테일. 모든 칵테일은 얼마전 ‘2022 아시아 50 베스트 바’ 순위에서 7위에 이름을 올린 ‘찰스 H’ 헤드 바텐더 키스 모시와 시니어 바텐더 유승정이 책임진다.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 97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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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즈 호텔 ‘토끼바’
2016년 뉴욕에서 탄생한 한국식 증류 소주 브랜드 토끼소주가 지난해 5월 홍대 라이즈 호텔 4층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창업주인 브랜 힐 대표가 살던 뉴욕 브루클린의 동네 칵테일 바를 오마주한 공간으로, 아늑한 목재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토끼소주를 필두로 진과 보드카까지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데, 토끼소주를 병과 잔, 하이볼 등으로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쌀과 참외, 우엉 등 한국적 재료를 사용한 칵테일도 독특한 매력을 더한다. 메뉴는 할라페뇨 파퍼스와 스파게티를 곁들인 치킨 팜 같은 뉴욕식 이탈리아 요리와 드라이에이즈드 스테이크 등 서양식 메뉴로 채웠는데, 우리 전통 소주와 예상 밖의 ‘궁합’을 자랑한다.
서울시 마포구 양화로 130 4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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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트리 프리미어 호텔 인사동 ‘스페이스-오’
나인트리 프리미어 호텔 인사동 최상층에는 우리 전통주로만 메뉴판을 꾸린 루프톱 바 ‘스페이스-오’가 자리 잡았다. 인사동이라는 위치적 강점을 살려 입구에는 한국 작가들의 작품과 우리 전통 문화와 역사를 모티브로 한 작품을 전시한다. 다과상이 놓인 좌식 테이블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스페이스-오’의 ‘진짜’ 매력은 야외 루프톱 공간에서 찾을 수 있다. 도심의 야경 위로 휴양지 같은 공간이 펼쳐져 여행 분위기를 선사하는 것. 특히 길 건너 조계사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데, 한옥과 빌딩 숲이 공존하는 서울의 야경이 그야말로 장관을 이룬다. 선보이는 전통주는 무려 50여 종. 전통소주와 약주, 막걸리와 우리 와인은 물론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수제 맥주와 칵테일도 준비했다. 허기를 채워줄 안주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오는 지역 특산물로 만드는데, 완도산 김부각에 강릉 초당두부 반죽과 청홍고추, 청포도를 올려 타파스 형식으로 내어놓는 식이다.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49 1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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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레지던스, ‘잇츠 포차’
‘서울 시내를 발 아래 두고 즐기는 골뱅이 무침과 소주 한 잔이라니.’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레지던스에서라면 이런 ‘호사’가 가능하다. 호텔 20층에 자리한 레스토랑 ‘푸드 익스체인지’가 밤마다 ‘잇츠 포차’라는 이름의 포장마차로 변신하는 까닭이다. 안주는 새우갈비찜과 오향족발, 골뱅이무침 등 친근한 술안주부터 피자와 파스타 등 이탈리아 메뉴까지 다채롭게 꾸렸다. 안주 종류만 30가지가 넘을 정도다. 주류는 호텔에서 직접 큐레이팅한 국내 각 지역의 시그너처 전통주를 선보이는데, ‘1+1’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매주 일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운영한다.
서울시 중구 을지로 238 20층




글 이승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