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키즈, '富의 습관'을 키워라

“제가 경제관념을 너무 몰랐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부산 송수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옥효진 교사는 “경제관념은 관심을 가지면서 생기게 되는 데 가정에서 알려주지 않는다면 관심을 두기 어렵다”며 “가정의 경제력이 아이들의 금융 이해력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는데 제 활동이 이런 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작용도 존재한다. 그는 “아이들이 심부름을 하면 '얼마 주실 거예요'라고 물으면서 대가를 바라기도 한다“며 ”아이들이 ‘돈이 최고의 가치’라고 생각하는 물질만능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도덕·윤리교육을 겸해 ‘돈 관리의 필요성’ 을 가르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 정유진 기자 사진 본인 제공
스페셜/ “경제교육은 필수...돈의 가치 제대로 알아야”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2021년 <세금 내는 아이들>을 출간했으며 현재는 부산 송수초등학교에서 10년 차 교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경제 유튜브를 개설해 활동하고 있으며 <세금 내는 아이들>은 당시 30만 부 팔리며 어린이 도서 베스트셀러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책을 쓰게 된 계기가 있다면.
"경제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고 그래서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경제교육을 할 수 있는 ‘학급화폐’ 활동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 반 교실에서 함께하는 아이들은 경제교육을 받을 수 있지만 교육과정상에 경제교육 내용이 부족한 상황에서 다른 아이들에게도 경제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간접경험으로라도 우리 반에서 하고 있는 경제교육 활동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책을 쓰게 됐습니다."

책을 간단하게 소개해준다면.
"실제로 학급에서 운영 중인 ‘학급화폐’ 활동의 내용을 이야기로 만들었습니다. 6학년이 된 주인공 ‘시우’를 중심으로 교실에서 돈을 벌고 돈을 쓰고 저축이나 투자를 통해 돈 관리를 하는 초등학생 아이들의 교실 속 이야기입니다. 책에서 배우는 이야기가 아닌 몸으로 직접 경험하고 체험하는 경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어떻게 경제 원리를 설명해주는가.
"개념을 알려주는 것보다 아이들이 직접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활동 위주로 학급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이 경제 개념과 관련된 직접 경험을 먼저 하고 이후에 우리가 했던 활동과 관련 있는 개념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본인이 직접 활동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경제 원리나 개념을 설명하니 아이들의 이해도가 높은 편입니다."

금융 상식 중 어떤 주제에 가장 중점을 두었나.
"아이들이 어른이 돼 생활 속에서 만나게 될 금융 관련 상식들을 활동 주제로 선정하고 있습니다. 제가 어른이 된 이후 마주치며 배운 적이 없어 어려웠던 개념들이죠. 그래서 실생활과 관련된 급여, 세금, 원천징수, 저축, 투자 등의 내용을 우선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경제 및 금융 상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경제·금융 상식은 사회인으로서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반드시 필요한 지식이자 역량입니다.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돈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사회 초년생 시절부터 어려움에 빠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학교에서는 실생활에 필요한 금융 지식을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서 생활해 나가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학교에서 경제·금융 상식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축 및 재테크 등에 대한 아이들의 관심은 어떤가.
"사회적으로 경제 관련 관심도가 높아지다 보니 아이들도 간접적으로 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경제·금융교육이 부족한 상황에서 아이들이 실제로 해보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소수의 아이들은 저축, 투자 등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대다수의 아이들은 접할 기회가 없어 관심을 가지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경제교육에 중점을 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 삶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고 꼭 필요한 지식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실제로 경제·금융 지식이 부족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아이들이 같은 어려움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스페셜/ “경제교육은 필수...돈의 가치 제대로 알아야”
선생님이 보는 ‘돈’의 의미는 무엇인가.
"돈이 최고이거나 돈이면 무조건 다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돈이 행복을 보장해준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돈은 행복을 위한 여러 조건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돈은 우리의 행복을 위한 충분조건이나 필요충분조건이 아니라 행복을 위한 여러 필요조건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 저축에 대해 어떻게 얘기하는가.
"아이들에게 투자와 저축을 비교해 저축보다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손해를 볼 수 있다는 투자의 특징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투자는 항상 내게 없어도 내 삶에 지장이 없는 여유자금으로 하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처음 경제 공부하는 데 중요한 포인트는.
"가장 먼저 돈의 가치를 제대로 느끼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 돈을 직접 벌어보는 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용돈으로 그냥 받던 돈에서 나의 노동력과 시간을 제공하고 받는 급여가 된다면 같은 1만 원이라도 아이들은 그 가치를 다르게 느낄 것입니다. 돈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느끼는 것에서 경제 공부는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자 되는 습관을 기르기 위해서 아이들이 할 일은. 혹은 부모님이 할 일은.
"말로만 아무리 부자 되는 습관을 이야기 해봤자 소용없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돈을 다뤄보도록 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이 실패나 실수를 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의 돈 관리 방법을 되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어른이 돼서 실수나 실패를 하면 이를 수습하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에 그 전에 미리 실수와 실패를 해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어떤 방법으로 저축을 해야 하는가.
"돈이 생길 때 저축을 먼저 하고 남는 돈으로 생활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요즘은 금리가 낮기 때문에 이자 수익을 위해 저축을 한다고 아이들을 가르치기는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축을 함으로서 나의 소비 욕구를 조절할 수 있는 것에 중점을 두고 특히 이자율이나 수익율은 비율이기 때문에 원금을 늘리는 것의 중요성 때문에 저축이 필요하다고 가르칩니다."

아이들이 경제관념(투자)을 이해하는 데 주의할 점이 있다면.
"투자를 할 때는 반드시 내가 잘 알고 있는 상태에서 해야 합니다. 스스로 여러 정보를 분석하고 스스로 판단해야 합니다. 주변에서 수익이 났다는 이야기에만 귀를 기울이지 말고 여러 투자 실패 사례들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그리고 투자는 반드시 여윳돈으로 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돈을 모으는 가장 쉬운 방법은.
"돈을 모으는 쉬운 방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번에 큰 돈을 번다는 생각보다는 시간이 돈을 벌어다준다는 생각으로 장기적인 저축, 투자가 중요합니다. 지금 당장의 큰 수익에 욕심을 내면 무리한 투자 등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우리 삶에서 꼭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돈입니다. 어른이 됐을 때 배우기 시작하면 어려움이 많을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경제와 금융에 관심을 갖고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