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 BIGDATA]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사장

편집자 주
최근 화제가 된 기업인의 뉴스 데이터를 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를 활용해 분석한 뒤, 해당 기업가와 가장 연관성이 높은 키워드를 짚어본다.
조현민, ‘물컵 갑질’ 꼬리표 떼고 경영 보폭 넓히나
지난 2018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이 있다. 이른바 ‘물컵 갑질’이라는 키워드로 대표되는 한진 오너가 차녀의 기행이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조현민 당시 대한한공 전무는 직책에서 내려온 지 불과 14개월 만인 2019년 6월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발령받았다. 재벌가의 일상적인 갑질 행위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미처 가시기도 전에 경영 현장에 복귀했다.

올해 초에는 초고속 승진으로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사장’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그리고 올 6월, 그간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던 조 사장이 4년여의 침묵을 깨고 미디어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하지만 과거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오너가 일원이 사내 영향력을 확장하는 것과 관련해 의문 어린 시선도 적지 않다. 과거 한진그룹 총수 일가에서 벌어졌던 갑질 사례가 여전히 기억되고 있는 만큼, 책임경영과 윤리경영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높다. 최근 3개월간 조 사장이 언급된 뉴스 데이터 500건에서 추출한 주요 키워드를 짚어본다.

조현민, ‘물컵 갑질’ 꼬리표 떼고 경영 보폭 넓히나
#공식 석상 #마케팅 총괄 사장 #로지테인먼트 #한진 로지버스 아일랜드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사장은 경영 복귀 이후 한동안 갖지 않았던 공식 간담회에 최근 모습을 드러냈다. 조 사장은 이 자리에서 “물류를 좀 더 섹시하게 만들겠다”는 발언으로 주목받았다. 로지스틱스(물류)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로지테인먼트 마케팅’을 통해 물류 혁신이 일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청사진이다. 한진은 국내 물류 업계에서 처음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에 가상 물류 공간을 구축한 한진 로지버스 아일랜드를 공개했다. 조 사장은 “재미없고 부담스럽게 여겨졌던 물류를 재미있게, 친근하게, 쉽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마케팅 활동이 로지테인먼트”라며 “아시아 대표 물류 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인정받아야 한다. 한진이라는 브랜드가 신뢰를 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현민, ‘물컵 갑질’ 꼬리표 떼고 경영 보폭 넓히나
#물컵 갑질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직접 마이크를 잡고 야심찬 미래 청사진을 밝힌 조 사장이지만, 그를 둘러싼 빅데이터에는 여전히 갑질 키워드가 남아 있다. 한진그룹 오너 일가족이 갑질 논란에 휩싸이며 그룹 전체의 위기를 불러일으켰던 만큼, 한진가의 가족경영 체제에 대한 근본적 불신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반증이다. 현재 한진그룹 경영은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맡고 있다. 남매의 그룹 내 영향력이 커질수록 윤리경영과 경영 성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전망이다. 조 사장의 경우 아직 한진의 미등기 임원이다. 회사의 마케팅·미래전략을 총괄하고 있지만 이사회 멤버로는 합류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 조 사장은 “아직 능력 검증이 안 됐다고 생각한다”며 “‘왜 안 하지’라는 반응이 나올 때 하려 한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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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가의 ‘편법 증여’ 의혹과 관련된 빅데이터 키워드도 눈에 띈다. 앞서 한진그룹 총수 일가는 140억 원대의 세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2018년 세무조사에서 한진그룹 총수 일가에 증여세 123억 원과 종합소득세 부당과소 신고 가산세 17억 원을 부과했다. 당시 과세 당국은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이 항공 산업 관련 물품 공급을 중개하는 사업체를 설립해 가족들에게 편법적 증여를 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회장, 조현민 사장은 남대문·종로·용산·반포세무서장을 상대로 증여세 등 부과처분취소 청구소송을 냈다. 하지만 최근 1심에서 패소했다.

글 정초원 기자 ccw@hankyung.com│사진 한국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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