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퍼스널 헬스케어 관련 시장 규모는 나날이 늘어나는 추세다. 가령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혼자서도 운동을 즐기는 ‘홈트족’의 증가로 전 세계적으로 홈트레이닝 관련 애플리케이션도 덩달아 성장세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글로벌뷰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홈트 콘텐츠 시장 규모는 2018년 약 3조 원에서 2026년 25조 원 수준으로 9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성장도 두드러진다. 한국무역협회는 전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규모가 2026년 6394억 달러(약 840조 원)로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2019년 기준 1063억 달러(약 140조 원)와 비교했을 때 7년 사이 6배가량 규모가 커진 수준인 셈이다. 이처럼 과거 전문 의료 분야에 가까웠던 헬스케어가 누구든 일상생활에서 전자제품이나 앱, 각종 서비스 등을 통해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기업들 역시 시장 선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선, 헬스케어와 관련해 금융 업계 내 보험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통상 보험업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고 사람의 신체적 손해를 보상하는 업종이다 보니 자연히 이 분야를 간과할 수 없다. 이들은 특히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로 차별화된 퍼스널 헬스케어를 선보이고 있다.
현재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험사로는 △삼성화재(애니핏) △AIA생명(AIA바이탈리티) △현대해상(하이헬스챌린지) △한화생명(헬로) △교보생명(케어) △삼성생명(더헬스) △농협생명(NH헬스케어) 등이 있다.
여기에 KB손해보험과 신한라이프는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별도의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말 보험 업계 최초로 헬스케어 자회사 ‘KB헬스케어’를 설립하고, 통합 건강관리 플랫폼 ‘오케어’를 통해 홈피트니스와 심리검사·상담 등 개인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한라이프는 ‘신한라이프온’을 설립해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홈트레이닝 인공지능(AI) 플랫폼 ‘하우핏’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우핏은 AI 동작 인식 기술과 라이브 서비스를 결합한 홈트레이닝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고 별도의 웨어러블 장비 없이 스마트폰을 통해 AI가 사용자 움직임을 분석해 운동 자세를 교정할 수 있게 했다.
삼성생명도 ‘더헬스’라는 헬스케어 전용 앱을 통해 걸음 수와 식이 상태 등을 분석해 식단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교보생명은 디지털 헬스케어와 인슈어테크를 결합해 만든 케어(Kare) 앱을 운영하고 있다. 케어는 분당서울대병원과 건강 예측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고, 알고리즘을 통해 암, 치매 등 10여 개 질환 위험도를 예측하고, 맞춤형 건강관리 방안을 제시한다. 이 밖에도 한화생명은 헬스케어 플랫폼 헬로(HELLO)를 중심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한 보험 관계자는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의 만연으로 헬스케어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고, 코로나19를 거치며 감염병 예방과 일상에서의 개인 건강관리를 통한 예방의 중요성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며 “더욱 정교하고 유용한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기업들 퍼스널 헬스케어 총력…
차별화 전략 내놔
비단 보험사뿐만 아니라 생활용품, 제약, 의료 기업들도 퍼스널 헬스케어에 적극 팔을 걷어붙였다. 대표적인 예가 필립스코리아다. 필립스코리아 퍼스널 헬스 사업부는 지난 7월 26일 필립스코리아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 이후 국내 전략과 ‘원더오브유’ 캠페인의 진행 계획을 발표, 향후 비즈니스 전략 키워드로 PDP를 내세웠다. PDP 전략은 질병 발생 전 예방적 관점에서 건강관리 실천인 예방(Prevention), 디지털화된 건강 데이터로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는 디지털화(Digitalization), 각자의 요구와 선호도, 루틴에 맞춘 개인 맞춤형(Personalization) 케어로 구성된다.
특히 이날 이소연 마케팅 본부장은 올해 진행한 ‘아시아 국가 개인건강관리 실태조사(Healthy Living in Asia Survey)’ 주요 인사이트를 공유해 눈길을 끌었다. 아시아 국가 개인건강관리 실태 조사는 한국,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4개국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 응답자 89%가 예방적 건강관리가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었다. 예방적 건강관리는 일상생활에서 질병 예방 또는 건강 악화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현 건강 상태를 관리한다는 개념이다. 여기에는 식습관, 운동 및 전반적인 웰빙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추구하는 것과 건강검진 및 정기적인 건강 상태 모니터링 등이 포함된다.
건강한 생활습관에 대한 관심과 실천율은 코로나19로 인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한국인 응답자 35%는 코로나19 이전보다 건강 보조식품 섭취가 늘었고, 30%는 건강과 질병 예방에 관련된 자료를 더 많이 읽는다고 응답했다. 26%는 더 건강하게 식사하며, 25%는 일보다 건강을 더 중시한다고 답했다.
필립스코리아 퍼스널 헬스 사업부는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원더오브유 캠페인을 전개한다. 캠페인은 우리 몸과 마음의 기능과 상호작용을 체험하게 하는 것이 골자다. 이소연 본부장은 “향후 퍼스널 헬스케어는 개인화, 디지털화가 가속화되고, 일상생활 내에서의 예방적 건강관리 트렌드는 더욱 심화·발전해 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필립스코리아 퍼스널 헬스 사업부도 제품 및 서비스의 초개인화, 디지털화는 물론 일상에서의 건강관리 및 예방을 위한 다양한 퍼스널 헬스 솔루션을 꾸준히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스마트한 개인건강관리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질병 예방을 장려하는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보다 나은 건강을 위해 맞춤형 헬스케어 접근 방식을 제시하는 개인건강관리 기술을 잘 받아들이고 활용하려는 모습을 보인다”며 “이에 필립스는 이미 앱과 연결 가능한 스마트 음파전동칫솔로 개인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사용자에게 유용한 시사점을 제공해 구강 건강을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부자들 전유물에서 모두의 ‘케어’로 부상
이 밖에도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급성장한 분야 중 하나가 영양제 시장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자료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받은 영양제의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5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 속도로 추산했을 때 2030년에는 25조 원 정도로 추정된다. 하지만 정작 자신에게 필요한 영양제가 어떤 것인지, 얼마나 먹어야 되는지를 제대로 아는 사람도 여전히 드물다. 그렇다고 해서 매번 병원이나 약국을 찾기란 시간과 비용의 소모가 크다. 헬스케어 전문 스타트업 알고케어는 이 점을 파고들었다. 2019년 11월 창업한 알고케어는 개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해 실시간으로 수요자에게 필요한 영양성분을 제공하는 영양관리 솔루션 나스(Nutrition as a Service, NaaS)를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나스는 △헬스케어 인공지능(AI Solurtion) △뉴트리션 엔진(IoT Device)△뉴트리션 보틀(Nutrients) △알고케어 앱(Mobile App) 등 총 4개의 상품을 통해 구현된다. 알고케어 랩스의 연구진이 2년에 걸쳐 개발한 헬스케어 인공지능은 실시간으로 입력되는 사용자의 상태를 고려, 지금 이 순간 사용자에게 필요한 개인 맞춤 영양성분을 제안하는 토대가 된다. 뉴트리션 엔진은 사물인터넷(IoT) 기반 영양 관리 기기로 실시간 몸 상태를 기록하고 섭취하는 순간 필요한 영양을 조합한다. 뉴트리션 보틀은 해썹(HACCP) 인증을 받은 보틀에 담은 알고케어만의 초소형 영양제, 알고케어 앱은 헬스케어 알고리즘으로 분석된 건강 결과를 손쉽게 확인하고 한눈에 조회가 가능한 모바일 앱이다.
또한 알고케어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넘어 사용자의 영양제 섭취 기록과 피드백을 받은 건강 데이터를 활용한 토털 헬스케어를 구현하고 있다. 알고케어 관계자는 “가령, 영양제 섭취와 연관해 지속적으로 ‘수면 부족’을 보고할 경우, 사용자에게 연계된 수면 관리 서비스를 제안한다거나 의료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하는 방식 등으로 확장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이런 글로벌 웰니스 시장을 타깃으로 하게 되면 시장 규모는 2025년에는 7500조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훨씬 큰 잠재력 있는 시장을 겨낭해 더 파괴적인 서비스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그는 “최근 주목받는 퍼스널 헬스케어 서비스의 특징은 건강관리에 소모되는 시간과 에너지를 줄여주는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며 “또한 과거에는 소수의 사람들만 누릴 수 있었던 높은 수준의 맞춤형 서비스를 혁신 기술을 통해 누구나 보편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누릴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도 괄목할 만한 점이다. 앞으로도 관련 시장의 규모나 질 역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글 김수정 기자ㅣ사진 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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