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투자 3인 파워 인터뷰
② 송재경 한화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
[Special] “채권, 자본이득 취할 수 있어…예금보다 매력적”
“채권은 은행 예금과 형태가 비슷하지만 사고파는 것이 가능하고 자본이득을 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매력이 높은 자산입니다.”

송재경 한화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전무)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채권 투자가 은행 예금보다 투자 선호도가 높은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채권과 예금이 원금을 넣어놓고 만기가 되면 이자와 함께 돌려받는다는 점에서는 유사하지만 채권이 좀 더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은행 이자보다 더 높은 3~4%대 확정 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채권과 예금은 만기일과 투자 기간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사한 구조다. 다만 중도해약 시에 예금은 5000만 원까지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있고 원금을 보전할 수 있지만, 채권은 원금 손실 위험이 있다. 그럼에도 채권이 예금보다 더 매력적인 이유는 안정성이 보장되면서도 좀 더 고수익을 낸다.

송 본부장은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은 채권금리가 상승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라며 “즉, 인플레이션이 과거와 달리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과 글로벌 전반으로 가계부채가 폭증한 상황에서 다시 금리 하락으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을 발행하는 기업이 부도가 나지 않는 한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무엇보다 최근 채권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우량 채권임에도 3~4%의 금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투자 매력이 크다고 강조한다.

송 본부장은 “그럼에도 채권 상품들은 매우 광범위하고 신용등급이나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일반인들이 투자하기에는 쉽지 않기 때문에 채권금리를 추종하는 채권펀드나 단기물 채권펀드에 투자한다면 비교적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pecial] “채권, 자본이득 취할 수 있어…예금보다 매력적”
다음은 송재경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초보 투자자들이 처음 채권 투자를 할 때 어떤 점을 살펴야 하나요.

“채권은 특성상 원래 개인을 대상으로 발행하지 않습니다. 고액 단위로 채권을 발행하면 증권사들이 다시 소액 단위로 쪼개 일반 투자자들에게 수수료를 받고 매각하는 방식인데요. 회사채의 종류도 매우 다양하고 광범위할 뿐 아니라 신용등급이나 회사와 관련된 많은 정보들에 대한 일반인의 접근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투자하기에 쉽지 않다고 볼 수 있어요.

초보 투자자들의 경우 직접 회사채를 매입하기 보다 채권금리를 추종하는 채권펀드나 채권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할 것을 권합니다. 예컨대 채권금리 상승으로 채권가격이 떨어질 때마다 단기물 채권펀드를 조금씩 사들이는 방식도 고려해볼 만합니다.”

최근에 소액 채권에 대한 관심도 많아진 것 같은데요. 이유가 있나요.

“안전하다고 알려진 국채는 100억 원 단위로 거래돼 개인투자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다만 증권사들이 이를 소액으로 쪼개서 재매각하는 방식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게 됐습니다.

채권 투자는 만기까지 보유하면 원금과 매수 시점에 정해진 이자를 함께 받을 수 있어서 안정성 측면에서는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볼 수 있어요. 기관투자가들의 경우도 이를 만기 매칭형 형태로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채권 상품을 선택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나요.

“보통 채권 투자자들이 금리 방향성을 보고 매매하는 투자 기법을 활용하는데 이처럼 마켓 타이밍을 맞추는 것은 전문가들도 쉽지 않은 영역이에요. 따라서 각자가 본인의 목표 수익률을 정하고 만족할 만한 채권이 나타날 경우 만기까지 보유하는 방식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최근엔 우량 회사채 가운데 비교적 높은 이자율이 책정된 2년 이내의 단기물들이 많이 나오는 추세입니다. 채권은 만기까지 보유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기 때문에 단기물 우량채들 중심으로 투자할 것을 권합니다.”

채권 투자가 일반인들에게 특히 어려운 이유가 있다면요.

“주식은 가격을 보고 투자 여부를 판단하면 되지만 채권은 금리와 가격을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판단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주식은 만기가 없는 반면 채권은 만기가 있고, 신용 스프레드의 변화에 따라 금리 변동성이 커지기 때문에 가격 변화의 폭도 높습니다.

특히 만기에 이를수록 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커지는 경향이 있어서 판단하기가 쉽지 않아요. 이 때문에 소액 투자자들은 만기까지 보유하는 방식이 가장 안전하다고 봅니다. 불가피하게 중간에 매도를 한다면 거래 유동성 부분을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

한미 금리 역전 폭 확대, 물가 상승률 정점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는데 이 시점에서 채권 투자는 유효하다고 보시나요.

“한미 금리 역전은 20년간 3번 정도 있었는데 이때마다 원화 약세와 주식 시장이 부진했습니다. 채권 시장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추이에 영향을 더 많이 받습니다. 금리 인하로 인해 유동성이 넘치면서 고물가를 야기한 부분 때문에 당분간은 금리를 인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현재 가계부채도 많이 늘어난 상황에서 추가적인 양적완화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물가 상승에 대응하고 한미 금리 역전 차를 좁히기 위해 당분간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데요. 채권금리가 1~2%대로 다시 떨어지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당분간 채권금리 상승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시나요.

“지난 30년간 최적의 자산 배분은 주식 60%, 채권 40%인데 채권이 자산 배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당장은 금리상승기여서 채권을 장기적으로 보유하기 어렵지만 단기물 중심으로는 교체 투자 전략이 유효합니다. 장기물과 유사한 주식은 상대적으로 금리상승기에는 투자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물가 상승에 따른 금리 상승을 반영한 단기물 교체 투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인플레가 안정화되고 금리 변동성이 축소된다면 채권 투자는 더욱 중요한 투자 자산군 중 하나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송재경 본부장은…
현) 한화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
전) 흥국증권 리서치센터장, 한화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 KTB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 맥쿼리자산운용 펀드매니저, 삼성자산운용 펀드매니저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 | 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