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는 10대 후반부터 노화가 시작된다. 특히 목 부위 척추인 경추는 나이가 들면서 뼈와 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추간판)의 수분이 빠져 높이가 감소하고, 디스크가 탈출해 목디스크를 잘 유발한다. 목디스크가 증가하는 이유는 스마트폰과 함께, 고령화도 영향을 끼친다. 목디스크도 결국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로 잘 생긴다. 나이가 들면 척추 관절 사이에 있는 디스크에 수분이 빠져 ‘퍼석퍼석’해진다. 평소 자세가 안 좋거나 스포츠를 하다 충격을 받으면 디스크가 빠져나와 신경을 누르는 목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나쁜 자세도 문제다. 스마트폰 사용 증가로 ‘목을 숙이는 자세’를 많이 한다. 사무실에서 업무를 볼 때나 스마트폰을 볼 때 목을 숙이는데, 이런 자세를 할수록 퇴행성 변화가 빨라진다. 목디스크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젊은층에서는 일자목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데, 향후 목디스크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경추, 흉추, 요추의 곡선을 잘 지켜야 머리를 지탱하는 척추의 부담이 적어진다. 특히 경추는 C자 형태 곡선을 잘 유지해야 한다. 이 형태가 무너져 일자목이 되면 머리의 무게를 받쳐야 하는 목·어깨 근육들이 긴장을 하게 된다. 처음엔 목 통증이 발생하고 나중에는 일자목이 될 수 있다. 일자목으로 목의 정상 곡선을 벗어나면 퇴행성 변화가 가속화된다. 목디스크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
목디스크와 유사하지만 훨씬 위험한 질환도 있다. 바로 노인에게 흔한 경수증이다. 신경다발인 척수가 지나가는 경추강으로 디스크가 탈출하거나, 노화로 각종 골극(뼈 가장자리에 웃자란 뼈)들이 경추강을 막아 척수가 압박돼 발생한다. 노인 인구가 늘면서 목디스크뿐만 아니라 경수증 환자도 늘고 있다. 경수증은 신경 다발인 척수가 눌리게 돼 나중에 심한 장애가 남을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애매해 단순 노화라고 생각하거나 방치하는 사람이 많아 문제다.
목-어깨-팔-손으로 내려가는 통증
목디스크 의심 증상은 두 가지가 대표적이다. 먼저 목 뒤 통증이다. 목에 있는 디스크만 나빠졌다면 목 뒤 통증만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상지 방사통'이 훨씬 흔하게 나타난다. 디스크에 의해 신경이 눌려, 목-어깨-팔-손으로 내려가는 통증이 나타나거나 저림이 발생하는 것이다. 한쪽으로 오는 경우가 더 많고 양쪽으로도 올 수 있다. 고개를 돌릴 때 통증이 더 심해지는 양상도 있는데, 신경이 눌리기 때문이다.
목 통증과 상지 방사통이 함께 올 수도 있고, 목 통증 혹은 상지 방사통만 있을 수 있다. 목디스크 환자 중에서 어깨가 아프다고 오는 사람들이 꽤 있다. 흔한 어깨 질환인 오십견, 회전근개 파열, 어깨 관절염으로 오인하기 쉽다. 그래서 어깨를 보는 의사와 협진을 하는 경우도 많다. 또 목디스크 증상인 ‘손저림’ 때문에 손목터널증후군과 헷갈리는 경우도 많다.
경수증은 목디스크와 발생기전은 유사하나, 급성 통증이나 저림보다는 서서히 애매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초기에는 목과 양쪽 어깨의 뻣뻣함과 불편함, 통증으로 나타나다가 점차 팔과 손의 저린감이나 방사통으로 나타날 수 있다. 진행하면 △보행 장애(흔들거리고 불안정한 걸음, 계단 오르내리기 불가능) △손과 팔의 운동 장애(젓가락질, 단추 잠그기, 글씨 쓰기 어려움 등) △양측 팔과 손, 몸통이나 양측 다리로 저림 또는 뻣뻣함과 이상 감각 등이 나타난다.
확진을 위해선 MRI 검사 필요
목디스크 진단을 위해선 의사가 환자의 증상을 잘 듣는 병력 청취가 첫 번째다. 환자는 증상이 어느 때 심해지고 덜한지 의사에게 소상히 얘기해야 한다. 병력 청취만 잘 해도 80~90%는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영상 검사는 기본적으로 엑스선(X-ray)을 찍어 디스크 간격과, 신경이 나오는 추간공 크기, 경추 곡선을 확인해야 한다. 목디스크가 강하게 의심되면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어야 한다.
엑스선은 뼈밖에 안 보이므로 뼈, 디스크, 인대, 신경 등이 모두 보이는 MRI 검사가 중요하다. MRI 검사에서 정확히 어느 부분에서 얼만큼 눌렸는지 확인하고, 환자의 실제 증상과 일치하는지 확인한다. MRI를 찍으면 경수증도 진단할 수 있다. 목디스크가 애매할 때는 근전도 검사를 해본다.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도 필요할 수 있다. 두 검사 모두 목디스크인지 경수증인지 감별할 수 있는 검사다. 목디스크, 어떻게 치료하나
생활에 지장이 없다면 쉬고 물리치료를 먼저 해본다. 바른 자세 유지는 기본. 상당수가 이런 노력만으로 좋아진다. 그러나 좋아지지 않고 극심한 통증이 계속되면 치료를 해야 한다. 손이나 팔에 감각 이상이나 움직임 제한 등 신경 손상이 의심되면 수술이 답이다. 탈출한 디스크를 제거하는 수술이 대표적인데, 수술해야 하는 환자는 10%도 안 된다.
목디스크 수술은 목 앞쪽 혹은 뒤쪽으로 접근해 튀어나온 디스크를 제거하고 나사 등으로 고정을 하는 전통적인 방법과, 디스크를 제거한 자리에 인공디스크를 삽입하는 방법이 있다. 인공디스크는 디스크 주변 조직에 퇴행성 변화가 오지 않은 젊은층이 대상이며 이미 척추 뼈가 많이 내려 앉고 골극이 많은 60대 이상 고령층은 권하지 않는다. 이런 수술은 주로 내시경으로 한다. 내시경 기구, 술기의 발전 때문에 최소침습 수술을 적용하는 사례가 많아 과거보다 수술 부담이 줄었다.
수술 대신 신경성형술을 할 수도 있다. 꽉 눌린 신경에 2mm 가느다란 관을 넣고 리도카인 같은 국소마취제를 주입한다. 목디스크가 심하지 않은 경우에 시도해볼 수 있다. 신경학적 결손이 있는 등 목디스크가 심하다면 효과가 없을뿐더러 수술 시기를 놓칠 수 있다. 약은 신경을 싸고 있는 경막 바깥에 뿌려야 한다. 혹시라도 경막을 뚫고 약이 들어가면 신경이 손상될 수 있다.
고주파 수핵성형술도 있다. 탈출된 디스크에 전극을 위치시켜 열을 주면 디스크가 줄어들어 신경 압박을 해소할 수 있다. 역시 심하지 않은 목디스크에 효과가 있다. 고주파 수핵성형술을 할 때 목 앞쪽으로 들어가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식도, 큰 혈관 등의 손상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경수증의 경우 초기엔 견인, 경추 보조기 착용, 물리치료 등의 보존 치료를 시행할 수 있지만, 경수증이 명확한 경우에는 빨리 수술을 해야 한다. 경수 압박을 유발하는 병변들을 제거해 신경 압박을 풀어주고, 척추의 불안정성을 안정화하기 위한 기구 고정 등을 시행한다.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는 경우 양호한 예후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보행 장애가 발생했거나 상하지에 뻣뻣함이 생긴 경우에는 수술 후에도 장애가 지속될 수 있다. 경수증이 의심되는 경우 빨리 진단 받고 수술을 받아야 한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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