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ETF] 수익률 저조에도 ‘헬스케어 ETF’ 주목하는 이유
전 세계적으로 65세 인구 비중이 늘어나는 사회 구조적 이슈로 헬스케어 시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라는 메가트렌드가 시장에 반영되면서 꾸준한 매출액 성장과 높은 영업이익률, 신약 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헬스케어 섹터의 상대적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

글로벌 증시의 부진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올해 가파른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이 가속화되며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물가 통제를 최우선 순위로 꼽으면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연초 이후 17.0%나 하락했다. 이에 반해 S&P500 헬스케어(healthcare) 지수는 -11.7%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시장 대비 선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S&P500 헬스케어 지수의 상대적 강세 이유는 △선진국 및 신흥국의 인구 고령화 가속화 △헬스케어 섹터의 놀라운 시장 규모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 상대적으로 경기에 대한 민감성이 낮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Inside ETF] 수익률 저조에도 ‘헬스케어 ETF’ 주목하는 이유
고령화 문제, 전 세계적으로 직격탄

전 세계는 현재 인구 구성 면에 있어 일대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인구에 관한 기록이 시작된 이후 인구 구성비에 있어 항상 더 높은 비율을 유지하던 유아·노년층 비율이 역전됐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그 비율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1950년대 초반 5세 미만 유아와 60세 이상 노년의 구성비(총인구 대비)는 각각 13.3%(3억3000만 명), 8.0%(2억 명)에서 2000년 9.9%(6억 명), 10.0%(6억1000만 명)로 비슷해졌다. 이후 2010년 5세 미만 9.3%(6억4000만 명), 60세 이상 11.1%(7억6000만 명)로 노년층 구성비가 1.8%포인트 높아졌다.

주 원인은 바로 저출산과 의료 기술 발달에 따른 기대수명의 증가이며, 현재와 같은 추세에서는 선진국에 국한됐던 인구 고령화 이슈가 신흥국들 역시 자유롭지 못할 것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인구 대국인 중국 및 인도의 경우 중국은 2025~2050년까지 65세 인구가 2억1000만 명에서 3억9000만 명까지, 인도는 1억 명에서 2억5000만 명으로 약 3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비중은 2050년에 각각 30%, 15%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 역시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는데 50년 뒤 인구의 절반가량은 65세 고령층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장래인구추계를 반영한 세계와 한국의 인구 현황 및 전망’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 기대수명은 83.5세로 세계 기대수명(72.0세)보다 11.5세 높은 수준이다. 이 가운데 고령 인구 구성비는 올해 17.5%에서 2027년 46.4%로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헬스케어 시장, 성장 규모 가팔라져

전 세계 65세 인구 비중이 증가하면서 헬스케어 시장의 장기적인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애플이 인류에 가장 공헌할 분야는 바로 의료 분야”라며 헬스케어 산업으로의 진출을 선언한 것처럼 헬스케어 시장의 성장 규모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매킨지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세계 반도체 산업은 현재 약 5900억 달러에서 2030년까지 약 1조 달러(약 1350조 원) 시장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여전히 헬스케어 시장 규모에 비하면 작다는 평가다.

조사 전문 기관인 프로스트앤설리번의 자료에서는 글로벌 의약품 시장 규모가 2021년 1조4300억 달러에서 2026년 1조85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2030년에는 반도체 시장의 2배 규모인 2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치료제 영역별로는 종양 부문이 올해 가장 높은 점유율(18%)을 차지할 뿐만 아니라 2026년에는 23.2%로 점유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종양 다음으로는 면역억제제, 당뇨·류마티스 관련 치료제 시장이 큰 규모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통적인 의약, 바이오와 함께 최근에는 애플이 헬스케어 산업에 진출을 선언한 것처럼 헬스케어 테크놀로지 분야의 성장세도 주목해야 한다.
[Inside ETF] 수익률 저조에도 ‘헬스케어 ETF’ 주목하는 이유
헬스케어 섹터 성과 주목… 변동성은 주의해야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2000년 이후 S&P500 헬스케어 지수와 S&P500 지수의 성과를 비교하면 S&P500 헬스케어 지수는 연평균 수익률 6.9%, 변동성 13.5%, S&P500 지수는 연평균 수익률 4.6%, 변동성 13.8%로 헬스케어 섹터의 상대 성과가 양호하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2000년 이후 전반적으로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하는 구간 및 3번의 경기 침체 구간에서 시장 대비 상대 수익률이 우수했다는 점이다. 또한 미국 국채 수익률 흐름과 비교하더라도 2000년 이후 금리와의 상관관계가 -0.64에 그치고 있다. 즉, 금리가 상승하는 구간에서도 양호한 성과를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결국 인구 고령화라는 메가트렌드가 시장에 반영되고 꾸준한 매출액 성장과 높은 영업이익률, 신약 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헬스케어 섹터의 상대적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 헬스케어 섹터에 대한 투자 시 유의할 점은 이익률이 높은 전통 제약 및 의료기기 관련 기업들이 아닌 바이오테크 관련 기업들의 경우 지금과 같은 금리 인상기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1950년 이후 제약 회사에서 신약 개발에 투자하는 연구비용 10억 달러당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하는 신약의 수가 9년마다 반으로 줄어드는 소위 이룸의 법칙(Eroom’s law)이 적용되고 있고 신약 개발에 성공할 확률이 10%에 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는 신약 개발에 투입되는 비용이 더욱 높아질 것이며 이에 따른 신약 개발 실패 시 데스밸리(death valley)에 빠지는 회사들이 다수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따라서 제약·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투자는 1~2개 기업들을 선별해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기업들을 동시에 투자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에 맞는 최선의 전략 중 하나는 헬스케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이다.
[Inside ETF] 수익률 저조에도 ‘헬스케어 ETF’ 주목하는 이유
제약·바이오 관련 ETF 중장기적 기대 UP

대형 제약사 등 헬스케어 섹터 전반, 게놈(genome), 유전자 가위(CRISPR), 중추신경(neurosis), RNA 등 신기술 중심의 바이오테크, 의료기기 및 의료보험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ETF 헬스케어 섹터의 종류는 다양하다.

최근 3개월간 바이오테크 종목 중심의 반등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SPDR S&P 바이오테크(SPDR S&P BIOTECH, XBI), ARK 게놈 레볼루션(ARK Genomic Revolution, ARKG), 코덱스(KODEX)미국S&P바이오(합성), 타이거(TIGER) 미국 바이오 등의 수익률이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연초 이후 장기(3년) 수익률의 경우는 헬스케어 전반, 의료보험·서비스 등과 관련된 ETF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기록했다.

주요 대표 헬스케어 ETF 성과를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바이오테크 ETF의 성과가 부진하다. 헬스케어 전반(Health Care Select Sector SPDR Fund, XLV), 의료보험 및 서비스( iShares U.S. Healthcare Providers ETF, IHF) ETF, 바이오테크(SPDR S&P BIOTECH ETF, XBI)의 연초 이후 성과를 비교해보면 바이오테크 비중이 높은 XBI의 수익률(-20.8%)이 XLV(-6.1%) 및 IHF(-3.2%) 대비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는 올해 들어 높은 물가 통제를 위한 강력한 통화 긴축과 이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성장주 중심의 바이오테크 ETF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최근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바이오테크 중심 ETF가 단기간 강한 반등세를 보였으나 중장기적으로는 헬스케어 전반과 의료 서비스에 투자하는 XLV 및 IHF의 성과가 더 양호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 이유로 △높은 물가 및 금리 수준 지속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 높은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빅파마 기업 수 △‘인플레이션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IRA)’ 내 헬스케어 정책에 따른 의료보험 및 관련 서비스 관련 종목들의 수혜 등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관련 기업들의 비중이 높은 XLV 및 IHF ETF가 상대적으로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금리가 재차 추세적 하락세를 이어가고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날 경우 신약 개발 및 바이오테크 관련 기업들에 대한 인수·합병(M&A)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XBI의 성과 개선을 기대해볼 만하다.


글 배성진 KB증권 WM솔루션총괄본부 WM투자전략부 수석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