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story] 적금보다 높은 안정 수익...ELB·만기 매칭형 ETF '눈길'
통화정책 기조 전환에 따라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에 고금리 시대에 다소 주춤했던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가 다시 반등할 수 있는 터닝 포인트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이 예고된 만큼 공격적인 투자보다 중위험·중수익을 겨냥한 재테크 상품이 당분간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big story] 적금보다 높은 안정 수익...ELB·만기 매칭형 ETF '눈길'
증권사 발행 ELB 폭증…연 7~8% 수익 설계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와 인컴형 자산, 저쿠폰 채권, 만기매칭형 ETF, 롱숏형 ETF 등이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지목된다. 고금리 시대에 원금보장형은 아니지만 예·적금 금리보다는 높으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구조로 설계된 상품들이다. 최근 증권사들은 연 7~8% 정도의 수익을 내는 ELB를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주식 시장의 부진을 틈타 ELB는 최고의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주목받았다. ELB는 대부분 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 일부를 주식과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구조다. 증권사 신용에 의지한 회사채로 조건 없이 원금과 약속한 이자를 지급하는 구조여서 증권사가 파산하지 않는 한 원금 손실 가능성은 낮다. 이른바 연 7% 이상의 원금보장형 상품이라고 해도 무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최근 ELB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조금씩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사가 연 7% 이상의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채권 금리가 지금과 같은 수준을 유지한다는 전제조건이 성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증권사들의 자금경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채권금리가 지금보다 하락하면 역마진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한 증권사가 현금 확보에 실패해 파산한다는 최악의 상황이 도래했을 때 원리금 상환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ELB와 기타파생결합사채(DLB) 관련 불완전판매에 유의하라는 안내문을 발송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0~11월 ELB 순발행 규모는 5조6000억 원으로, 지난 3분기(2조1000억 원) 대비 2배 넘게 증가했다.

안정성 높인 ‘만기매칭형 ETF’, 중도 매매 가능·투자액 제한없어

기초자산이 안정적인 인컴형 자산, 저쿠폰 채권, 만기매칭형 채권 ETF, 롱숏형 ETF 등도 중위험·중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에게 최적의 상품으로 주목받는다.

최근 금리 상승으로 인해 채권 투자 매력도가 크게 개선되면서 올해도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잡는 채권형 ETF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해 11월 22일 새롭게 출시된 만기매칭형 채권 ETF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이 상품은 만기가 있는 채권 ETF로 지난해 12월 12일에 상장됐다. 만기매칭형 채권 ETF의 순자산총액은 1조1051억 원에 달하며 만기까지 보유하면 매수 시점에서 예상한 기대수익률 수준의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어 정기예금과 유사한 특징을 갖고 있다.

기존 채권 ETF는 금리 상승 시에 손실 가능성이 있고 중도 매매가 어렵지만 만기매칭형 채권 ETF는 금리가 상승하거나 하락해도 만기까지 보유한다면 예상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다양한 우량 국내 채권에 소액으로 분산투자가 가능하고 금리하락기에도 중도에 매도해도 채권 이자와 채권 가격 상승에 따른 자본차익까지 얻을 수 있다.

중도 해지 시 페널티가 없고 투자액에도 제한이 없다. 만기 기대수익률에 더해 안정적인 이자수익까지 얻으며 일반 정기예금 대비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다. ETF를 만기까지 보유하면 투자 중 금리 변동에 따른 가격 변동 리스크를 피할 수 있으며 개별 채권에 투자하는 것보다 분산투자를 통해 개별 기업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만기매칭형 채권 ETF 중에는 월분배 지급형 상품도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ETF의 이름에서 만기와 운영 방식을 파악할 수 있다. 예컨대 KB스타(STAR) 23-11 회사채(AA- 이상) 액티브 상품은 올해 11월 만기 상품으로 AA- 등급 이상의 회사채를 담는다는 의미다. 만기 기간이 다양하고 10년 정도의 만기 상품 등 다양해 선택이 가능하다. 다만 만기매칭형 ETF도 투자하는 채권이 부도 나는 경우 원금 손실이 가능하다.
[big story] 적금보다 높은 안정 수익...ELB·만기 매칭형 ETF '눈길'
채린이 증가…안정성 추구한 채권 상품 주목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주식보다 변동성이 낮은 인컴형 자산 외에 채권 상품들도 꾸준히 이목을 끌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개인투자자의 채권 순매수액은 2조300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6000억 원의 4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고정금리를 주는 채권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안정성과 수익성을 추구한 채권 상품에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고 있다.

특히 저쿠폰(이자) 채권은 대표적 절세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저쿠폰 채권이란 채권 발행 당시보다 현재 가격이 많이 하락한 상품이다. 금리가 낮은 시절 발행됐는데 현재 금리 수준이 높아 가격이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저가에 매수한 뒤 만기까지만 기다려도 자연스럽게 차익을 볼 수 있는 구조다.

저쿠폰 채권의 경우 달러를 활용한 미국 국채 및 국내 기업의 KP물(한국계 외화표시채권) 투자도 가능한데 비과세 혜택에 더해 환차익까지 노려볼 수 있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저쿠폰 채권의 경우 투자액이 많고, 종합소득 과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자산가들이 특히 관심이 많았던 상품”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저위험 채권으로는 부도 날 확률이 거의 없는 선진국 국채나 우리나라 국채의 경우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회사채에 투자한다면 AA- 이상의 투자등급의 경우 저위험군에 속한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