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TCH SPECIAL] 무한한 시간과 창의성
지난 3월 27일부터 4월 2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계 업계 축제의 장 ‘워치스 앤 원더스(Watches and Wonders) 2023’이 7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총 48개의 시계 브랜드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각축을 벌인 가운데 까르띠에는 메종의 위엄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올해 까르띠에는 ‘시간은 선형적이기보다는 순회하는 것이다’라는 비전을 반영해, 메종이 창의적 시각으로 재해석하고 변모시킨 형태와 특징으로 가득한 새로운 워치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들이 공개한 수많은 제품 가운데 특히 주목해야 할 3가지 컬렉션을 소개한다.



[WATCH SPECIAL] 무한한 시간과 창의성
| 알베르토 산토스-뒤몽에게 경의를 표하다
산토스-뒤몽 스켈레톤 마이크로 로터 워치
Santos-Dumont Skeleton Micro-Rotor Watch

아이코닉한 산토스-뒤몽 워치의 얇고 정제된 형태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것. 이것이 까르띠에 매뉴팩처가 직면한 도전 과제였다. 2023년 산토스-뒤몽 스켈레톤 마이크로 로터 워치는 수많은 대표 워치 컬렉션을 탄생시킨 루이 까르띠에가 친구이자 비행사 알베르토 산토스-뒤몽을 위해 1904년에 제작한 오리지널 모델의 DNA를 오롯이 계승하면서 산토스 최초로 마이크로 로터 타입의 셀프와인딩 스켈레톤 무브먼트 9629 MC를 탑재했다. 혁신적일 뿐 아니라 스토리가 담긴 이 새로운 무브먼트를 들여다보면 격자 패턴의 반원형 마이크로 로터 위에 골드 소재의 비행기 아플리케를 확인할 수 있다. 1907년 산토스-뒤몽이 디자인한 시대를 앞서 나간 비행기 드모아젤(Demoiselle)을 재현한 것으로 착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비행기는 회전하며 마치 하늘을 나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산토스-뒤몽에게 경의를 표하는 이러한 미학적·기술적 특징은 그의 업적에 비견할 만하다. 그는 22대 이상의 비행 기계를 디자인하고, 많은 발명에 대한 특허를 보유했으며, 실험적인 비행에서 매번 목숨을 건 도전을 감행할 정도로 항상 더 높은 목표를 지향한 인물이었다. 라쇼드퐁의 까르띠에 매뉴팩처 또한 212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새로운 마이크로 로터 칼리버를 연구·개발하는 데 2년여의 시간을 투자했다. 핑크 골드와 스틸 소재로 선보이는 산토스-뒤몽 스켈레톤 마이크로 로터 워치는 옐로 골드 소재의 네이비 래커 처리를 한 150점 리미티드 에디션도 선보인다. 베젤과 케이스를 래커 처리한 것이 특징으로 특히 스켈레톤 브리지에는 수작업으로 더욱 정교하게 래커를 입혔다.
[WATCH SPECIAL] 무한한 시간과 창의성
| 극한의 아름다움을 창조하다
로통드 드 까르띠에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스켈레톤 포켓 워치
Rotonde de Cartier Grande Complication Skeleton Pocket Watch

2015년 데뷔한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칼리버 9406 MC를 포켓 워치 형태로 변주하고 칼리버 넘버도 9506 MC로 수정했다. 파인 워치메이킹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플라잉 투르비옹, 미니트 리피터, 퍼페추얼 캘린더 기능을 한데 담은 9506 MC 오토매틱 칼리버는 포켓 워치의 순수하고 클래식한 미학을 존중하는 섬세함과 우아함이 단연 돋보인다. 또한 수동이 아닌 마이크로 로터 타입의 자동 방식을 취하고 로마숫자 브리지를 디자인적으로 활용하면서 플라잉 투르비옹 케이지 및 미니트 리피터 공과 해머를 스켈레톤 부품과 함께 노출하는 대담한 구성은 로통드 드 까르띠에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스켈레톤 포켓 워치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무려 지름 56mm의 케이스는 화이트 골드 소재로 제작하고, 주름 패턴의 화이트 골드 베젤 버전과 총 263개의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하이 주얼리 버전을 함께 선보인다. 각각 5점 한정 출시하는 이 우아한 포켓 워치는 록 크리스털, 블랙 옵시디언, 화이트 골드로 이뤄져 있는데, 상단의 서스펜션 링에 시계 본체를 매달아 탁상용 시계처럼 활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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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보적 기술력과 독자적 디자인의 진화
파샤 드 까르띠에 스켈레톤 워치
Pasha de Cartier Skeleton Watch

새로운 파샤 드 까르띠에 스켈레톤 워치는 시그니처 무브먼트를 오버사이즈 아라비아숫자 인덱스에 맞춰 변형했다. 원형 안에 사각형을 배치해 컬렉션의 특징적 디자인(형태 안의 형태)이 더욱 두드러진다. 필리그리(filigree) 장식에서 영감을 얻은 레일 로드 형태의 미니트 트랙을 새기고 슈퍼 루미노바를 가득 채워 까르띠에 스켈레톤만의 유니크함을 드러낸다. 지름 41mm의 우아한 핑크 골드 케이스에 그레이 래커 처리를 한 9624 MC 스켈레톤 무브먼트가 존재감을 드러내며 입체감을 부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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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종의 전설적 모델을 재해석하다
까르띠에 프리베 탱크 노말 워치

Cartier Privé Normale Watch
컬렉터들을 위한 고유번호를 부여하는 리미티드 에디션, 까르띠에 프리베 컬렉션에는 매년 희귀한 워치가 합류한다. 올해는 1917년 탄생한 최초의 탱크 디자인을 재해석한 탱크 노말을 공개했다. 탱크 노말은 까르띠에 창립자의 손자이자 산토스, 탱크, 베누아 등 메종의 수많은 아이코닉 워치 컬렉션을 탄생시킨 루이 까르띠에가 1917년 제1차 세계대전 참전 영웅이자 당시 미국의 총사령관이었던 존 J. 퍼싱 장군에게 헌정한 최초의 탱크 워치다. 새 까르띠에 프리베 탱크 노말 워치는 케이스 형태와 비율뿐만 아니라 블루 핸즈, 와인딩 크라운의 카보숑, 바벨링 처리한 사파이어 크리스털, 레일 로드 형태의 미니트 트랙 등 오리지널 모델의 특징을 고스란히 되살렸다. 7시 방향의 로마숫자 속에서 감춰진 시크릿 시그니처 ‘Cartier’ 대신 ‘1917’을 프린트해 탱크 노말의 역사적 탄생 연도를 기념했다. 플래티넘과 옐로 골드 2가지 케이스로 출시한다. 특히, 1970년대의 빈티지 정신을 담아 새틴 피니싱과 폴리싱 피니싱 처리한 플래티넘 브레이슬릿과 옐로 골드 브레이슬릿 버전은 까르띠에 프리베 컬렉션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탱크 노말 스켈레톤 워치 역시 빠질 수 없다. 올해는 24시간 디스플레이 방식으로 낮과 밤 시간대를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스켈레톤 무브먼트를 공개했다. 분침은 1시간 단위로 움직이지만, 시침은 12시간이 아니라 24시간에 한 바퀴 회전한다. 즉, 다이얼을 위아래로 분할해 낮 시간대는 다이얼 윗부분, 밤 시간대는 아랫부분에서 표시한다. 메종은 낮에서 밤으로의 변화를 보다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스켈레톤 브리지의 컬러를 투 톤으로 그러데이션 처리해 장식했다. 소재별 각각 고유번호를 부여한 50점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선보인 탱크 노말 스켈레톤 워치는 모두 앨리게이터 가죽 스트랩을 체결하고, 플래티넘 케이스에 42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젬셋 모델(20점 리미티드 에디션)도 출시한다. 까르띠에 프리베 컬렉션의 전통처럼 플래티넘 버전에는 루비 카보숑을, 옐로 골드 버전에는 사파이어 카보숑을 크라운 중앙에 장식했다.
[WATCH SPECIAL] 무한한 시간과 창의성
[WATCH SPECIAL] 무한한 시간과 창의성
| 시대를 초월하는 강렬한 우아함
산토스-뒤몽 & 산토스 드 까르띠에 워치
Santos-Dumont & Santos de Cartier Watch

독특한 형태, 정교한 디테일, 정밀한 비율을 지닌 산토스는 시대와 함께 진화했다. 올해 까르띠에는 하드 스톤을 수놓은 로마숫자로 정제미를 발산하는 우아한 산토스-뒤몽 워치와 세련된 컬러의 산토스 드 까르띠에 워치를 공개했다. 1904년 탄생한 산토스-뒤몽 워치는 루이 까르띠에가 산토스-뒤몽이 비행 중 조종 장치를 손에서 놓지 않고서도 시간을 확인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최초의 오리지널 손목시계다. 이 역사적 모델에 경의를 표하는 산토스-뒤몽 워치 컬렉션에 새로운 5가지 버전을 추가했다. 엑스트라 라지 사이즈(가로 33.9×세로 46.6)의 재스퍼(Jasper)와 제이드(Jade)를 비롯해 듀모티어라이트(Dumortierite)를 깎아낸 로마숫자 인덱스를 장식한 플래티넘, 핑크·옐로 골드 소재의 산토스-뒤몽 하드 스톤 버전은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각각 200점 한정 출시한다. 또 다른 신제품은 라지 사이즈(가로 31.4×세로 43.5)의 옐로 골드 케이스에 네이비 블루 다이얼 또는 옐로 골드 & 스틸 소재 그레이 다이얼 버전으로 선버스트 기요셰 다이얼 위에서 대조적인 골드 핸즈와 로마숫자 인덱스가 눈길을 끈다. 산토스 드 까르띠에 워치는 네이비 블루에 더해 딥 그린 래커 다이얼까지 컬러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네이비 블루 그러데이션 다이얼은 미디엄 사이즈(지름 35.1×두께 8.83mm)만, 그린 그러데이션 다이얼 버전은 미디엄과 라지(지름 39.8×두께 9.38mm)로 출시하며 모두 특허 출원한 퀵 스위치 시스템을 적용하고, 1847 MC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탑재했다. 스틸 브레이슬릿 외 그린 또는 블루 악어가죽 스트랩을 추가로 제공하고, 까르띠에가 특허 출원한 퀵 스위치 시스템을 적용해 쉽게 스트랩을 교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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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원 기자 ne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