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TECH LEADER
CEO & BIZ / 핀테크 리더

인터뷰/ 문일호 업라이즈투자자문(든든) 대표

혁신 기술로 무장한 핀테크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금융과 기술의 환상적인 만남, 핀테크 시대. 미래 금융은 무엇이며, 이 세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핀테크 기업을 만나는 시간. 이달의 핀테크 리더는 업라이즈투자자문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로보어드바이저 ‘든든’ 서비스하고 있는 문일호 대표다.
문일호 든든 대표 "자율주행 같은 편안한 투자 서비스 제공할 것"
문일호 업라이즈투자자문(든든) 대표는 10여년 간 삼성자산운용 채권본부에서 커리어를 쌓아 퀀트(통계적으로 확인된 정량적 지표에 따라 기계적으로 투자하는 방법) 베이스의 해외 주식 운용으로 확장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 다양한 기초자산을 활용해 상품을 디자인하거나 운용했다.
전통 금융가에서 다양한 형태의 자금 운용을 경험해본 그는 당시 매너리즘에 빠져 갈증을 느끼던 중 대학 선배와 동기가 대표로 있는 이곳 업라이즈투자자문에 2021년 7월 조인했다.
그는 “투자자의 생애 주기에 맞춰 시의적절한 투자 상품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것”이라며 “고객의 신뢰를 바탕으로 승차감 좋은 자율주행 투자 서비스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회사에 대해 소개해 달라.
"자사는 글로벌 최고의 자산 배분 전략으로 손꼽히는 레이달리오의 올웨더(사모펀드계의 세계 1위 회사 ‘브리짓워터’의 창립자 ‘레이달리오’가 1996년에 선보인 시대와 환경을 초월하는 포트폴리오)를 국내 상황에 맞게 구현한 ‘에버그린’ 전략을 바탕으로 다양한 경기 국면에 대응하는 자동투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최고경영자(CEO)가 시장 리뷰와 함께 자신이 직접 투자하고 있는 계좌 운용 현황을 매월 투명하게 공개하고, 고객의 문의에 직접 응답하는 Q&A 콘텐츠를 운영하는 등 진정성에 기반한 소통에 집중하면서 2021년 9월 (금융투자협회 공시 기준), 국내 독립형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중 최단 기간에 기업과 고객 간 거래(B2C) 운용 자산(AUM) 1000억 원을 달성했다.
대신증권, KB증권, 하이자산운용 등 주요 증권사 및 운용사와 협업해 달러·원화·연금저축일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이 DNDN 에버그린 EMP펀드’, ‘DB 업라이즈 글로벌 자산배분 랩’과 같은 상품에 자사의 전략을 자문하고 있다."

회사의 경영진을 소개한다면.
"현재 유튜브 ‘내일은 투자왕’ 채널을 운영 중인 김동주 대표와 제가 각자 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투자자들과 함께 뜬 눈으로 매일 밤 미국 주식 시장을 살펴보고, 이를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의 탁월한 경험이 '든든 서비스' 및 회사 인프라 전반에 고스란히 깔려 있다.
이성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래에셋자산운용 및 삼성자산운용 등에서 퀀트 투자 및 EMP(ETF managed portfolio)형 자산배분형 펀드를 다수 운용한 경험이 있다."

자사의 상품을 소개해 달라.
"자사는 크게 글로벌 자산 배분 상품군과 특화형 상품군 2가지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다.
먼저 글로벌 자산 배분 상품군의 투자 목적 ‘장기간에 걸친 금융 자산 형성’으로서, ‘에버그린(Evergreen)’, ‘오로라(Aurora)’ 가 있다. ‘에버그린’은 전 세계 1위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트(Bridgewater Associate)의 창업자 ‘레이 달리오’의 올웨더 포트폴리오를 재해석한 정적 자산배분 상품이다.
모든 경제 상황을 ‘고성장 고물가’, ‘고성장 저물가’, ‘저성장 고물가’, ‘저성장 저물가’의 4가지 국면으로 나누고 각각의 국면에서 좋은 성과를 보여준 자산군을 배치하며 각각의 경기 국면에 25%씩 동일한 가중치를 주는 전략이다.
과거 자산 간 상관관계를 바라보는 기간을 초장기로 설정하는 만큼, 매매의 빈도 및 자산의 비중 변화가 크지 않다는 특징이 존재한다. ‘에버그린’이란 이름은 어떤 경제 상황이 다가와도 자산 배분의 원칙을 지킨다면 꾸준한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해당 전략은 '든든(DNDN)'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개인연금 계좌에서도 투자할 수 있으며, 공모펀드(하이DNDN 에버그린 EMP 펀드)를 통해 퇴직연금 계좌에서도 투자가 가능하다."

최근 출시한 오로라는 어떤 상품인가.
"‘오로라’는 올해 4월 신규로 서비스한 동적 자산 배분 상품이다. 듀얼 모멘텀 전략의 장점을 취함과 동시에 선제적인 국면 판단 모형을 활용해 투자 유니버스를 다채롭게 하고, 복수의 정적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결합함으로써 리스크 관리도 수행하는 ‘멀티 전략 배분 전략’으로 설명할 수 있다.
정교한 퀀트 전략과 룰베이스의 매매가 요구되는 상품으로서 최근 많은 관심을 얻고 있다. 통계적으로 초과 수익이 발생했던 전략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다 보면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계산에 근거한다.
시장 상승 국면에서도 준수한 성과를 보이고, 시장 하락 국면에서는 그 깊이에 따라 현금성 자산으로 전환을 통해 투자를 쉬어 갈 수도 있는 특징이 있다. ‘오로라’라는 이름은 매월 리밸런싱을 수행하며 액티브하게 운용과 리스크 관리를 병행한다는 점에서 다채롭게 변화하는 오로라의 모습과 닮았다는 점에 착안했다.
특화형 상품군은 투자자들의 고정 수익, 높은 기대수익률, 세제 혜택, 생활자금 인출 등 투자자들의 굵직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함이 목적이다. 상품은 ‘국내 채권’, ‘해외 전환사채’, ‘월지급식’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든든'만의 투자 전략은 무엇인가.
"기초자산의 종류 및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리소스에 따라 차별화된 보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에버그린과 오로라와 같은 글로벌 자산 배분 상품의 운용보수는 각각 0.3%, 0.6%로 책정돼 있고 장기 투자 및 다양한 이벤트 등을 활용해 수수료 할인 정책 역시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또한 특화형으로 준비한 국내 채권 및 월지급식 상품은 0.2%와 0.5%이고, 해외 전환사채 상품의 경우 1%의 기본보수와 별도의 성과보수 체계를 가지고 있다. 공모주 자문 서비스는 공모주 일정, 기관 수요 예측, 매매 타이밍, 전문가 청약 의견을 담은 유료 서비스로 기획했으며, 현재는 한시적으로 무료로 서비스되고 있다."

회사의 특장점은 무엇인가.
"전통 금융을 혁신하기 위해 모인 인재들의 맨파워다. 현재 자사의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 구성원들은 네이버, 네오위즈, NHN 등 빅테크 출신과 삼성자산운용과 같은 주요 제도권 금융사 출신들이다. 제도권 금융의 상품들을 취급하면서도 IT 특유의 속도감과 편의성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러한 유기적인 협업관계 속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일궈내고 있다."
문일호 든든 대표 "자율주행 같은 편안한 투자 서비스 제공할 것"
자사의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
"고객과의 꾸준한 소통이다. 사내 복수의 인플루언서가 있는 만큼, 금융 시장에 대한 디테일한 분석을 제공해 드리고 있다. 암호화폐 및 부동산 등 타사와 견주어 절대적 비교우위에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핵심적인 마케팅 전략이 있다면.
"회사는 젊은 금융 스타트업으로서, 임직원들 모두 서비스 관리자이기 전에 기존 금융·투자 서비스의 문제점을 경험한 개인 투자자이기도 하다. '든든'의 핵심 마케팅 전략은 이러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정성 있는 콘텐츠 스토리텔링에 있다. 우리가 전통 금융 상품의 경험을 통해 직접 체득한 불편함과 불합리함을 설명하고 부족한 경제관념이나 투자에 대한 기회주의적인 판단이 얼마나 위험한가에 대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아쉽게도 다수의 금융사들이 고객에 대한 깊은 관심과 투자 가치를 우선 생각하기보다는 투자 건수와 투자 운용 규모의 절대 수 확보만을 목표로 천문학적인 마케팅·광고 비용을 투입해 단기 고객 확보에만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든든'은 이러한 관성적인 태도가 고객이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고, 건전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불합리한 요소로 보고 있다."

회사가 짧은 기간 큰 성장을 이뤘다. 그동안의 실적을 설명한다면.
"2020년 7월 정식 서비스를 출시 후 불과 1년 2개월 만에 개인고객 관리 자산 10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유례없이 빠른 성장을 이뤘다. 올해 3월 기준 1인당 평균 가입액은 약 1300만 원에 누적 고객 수 4만2000여 명을 돌파하는 등 밀도 높은 성과에도 자부심이 있다. 에버그린 상품을 중심으로 글로벌 자산 배분에 대한 필요성을 고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왔고, 나아가 운용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한 것 역시 성공 비결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는 업라이즈투자자문과 업라이즈(모회사) 모두 다양한 채널을 중심으로 고객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남다른 인사이트를 제공하고자 해 왔던 노력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지금까지 투자는 어느 정도 받았나. 그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모회사인 업라이즈는 라운드C까지 누적 460억 원을 투자 받았고, 100% 자회사인 업라이즈투자자문은 하반기 투자 유치를 준비 중이다. 대규모의 매스마케팅 출혈 경쟁을 지양하고 투명한 운용과 공개 및 적극적인 고객과의 소통으로 고속성장을 해 왔다. 지난달 오로라 투자 상품 외에도 국내 채권, 해외 전환사채, 타깃인컴 인출형 상품, 공모주 자문 등 공격적인 상품 출시 등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 적극적으로 투자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위험 관리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로보어드바이저 산업의 특성상, 알고리즘의 관리가 핵심이다. 복수의 알고리즘 관리 인력이 상주하고 있는 만큼 수시로 리서치 데이터베이스(DB)에 적재되는 데이터의 정합성에 대해 체크하고 운용 알고리즘 테스트를 수행하고 있다.
백엔드 개발단에서는 매매 알고리즘이 문제없이 돌아가는지 체크하고 있다.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는 만큼, 임직원 모두 품질보증(QA)에 투입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더불어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은 컴플라이언스 리스크다.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비대면 일임 상품의 투자 권유 및 판매 규정이 강화되고 있어 컴플라이언스 팀에서 관련 규제와 이슈를 꼼꼼히 검토하고 있다."

보안에 대한 어려움은 없는가.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는 신뢰 있는 서비스 제공과 안전한 데이터 관리가 전제돼야 하기에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크게 인적 보안과 시스템 보안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인적 보안과 관련해서는 데이터에 대한 접근 권한 분리, 수행 내역에 대한 이력 관리, 대량의 데이터 반출 관리, 변경 승인 관리, 금융 거래 관제, 임직원 개인 거래에 대한 신고 관리 등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또한 시스템 보안과 관련해서는 네트워크 보안, 보안 등급별 데이터 분리 보관, 높은 등급의 암호화 등을 수행하고 있다."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는가.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는 개인연금 계좌의 운용 방식 및 투자 대상을 확대하며 투자 일임 계약을 허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회사 역시 1년 이상 준비했던 개인연금 일임 상품을 정식으로 출시할 수 있었고, 이는 로보어드바이저 업계에 대한 시장참여자들의 관심이 만들어낸 값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현재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 분야는 340조 원에 이르는 퇴직연금 시장이다. 투자 일임 계약을 통해서 보다 합리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시스템 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지난해 퇴직연금 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디폴트옵션 제도였다. 1~2%의 머무는 퇴직연금의 저조한 성과를 극복하기 위한 제도적 변화임에는 틀림없으나, 타깃데이트펀드(TDF)와 같은 특정 상품 위주로 디폴트옵션에 포함된다는 점은 투자자들의 선택권을 오히려 제한하는 것은 아닌지 조심스레 생각해보고 있다.
초기에는 완벽해 보이는 방식으로 운용되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특정 리스크에 노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소비자 보호 차원에서도 다양한 상품군을 비교해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의 투자 일임 계약도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의 회사 계획은 무엇인가.
"앞서 설명한 생애주기 맞춤형 상품 라인업과 관련해 올해 자녀를 위한 주니어 일임 상품 출시를 준비 중에 있다.
지난 4월 금융위원회에서 법정대리권을 가진 부모가 비대면 방식으로 자녀 명의로 증권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허용한 만큼, 든든 역시 빠르게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이미 자녀의 투자 습관 및 교육과 관련된 유망 스타트업과 공동 세미나도 준비하는 등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또한 암호화폐 및 토큰증권발행(STO) 관련 신사업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특히 암호화폐의 제도권 편입은 든든의 입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낼 수 있는 기회라 판단한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사진 김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