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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문정 에어프랑스-KLM 한국지사장

에어프랑스는 지난 2004년 KLM 네덜란드 항공과 합병에 성공한 이후 세계 최대 규모 항공사로서 지속 가능한 항공 산업을 영위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 항공사 중 처음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해 올해로 취항 40주년을 맞은 에어프랑스-KLM 한국지사를 이끌고 있는 이문정 지사장에게 당찬 포부를 들었다.
이문정 에어프랑스-KLM 한국지사장 "친환경 항공 산업 주도...한국·유럽 가교될 것"
항공사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달라.
“에어프랑스는 1933년 설립된 프랑스 국적항공사로, 여객 운송과 화물 운송, 항공기 유지 보수 분야에서 세계적인 선도 기업이다. 파리의 오를리 공항과 샤를 드 골 공항을 허브로 하며, 스카이팀(Sky Team) 제휴사 중 하나다.
에어프랑스는 ‘항공 업계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스카이트랙스(Skytrax) 2022 세계항공대상 ‘서유럽 최고 항공사’ 부문에서 2년 연속 1위, ‘세계 최고 항공사’ 부문에서는 8위에 올랐다. 글로벌 항공사 평가기관인 아펙스(APEX)가 주관하는 ‘2023 국제항공서비스협회(APEX·IFSA) 어워드’에서는 ‘5성급 글로벌 항공사’으로 선정됐다. 이외에도 인천공항공사 ‘올해의 우수 항공사’로 최근 2년 연속 선정되며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항공사로 인정받고 있다.
KLM 네덜란드 항공은 1919년 출범한 네덜란드 국적항공사로, 창립 당시 명칭을 유지하고 있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항공사다.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을 허브로 하며, 스카이팀 제휴사로 고객들에게 173개국의 1063개 노선을 제공한다. KLM의 광범위한 노선 네트워크는 네덜란드를 전 세계 주요 국가들과 연결해 경제 활성화를 촉진하는 강력한 원동력 역할을 하고 있다.”

2004년 에어프랑스와 KLM이 합병한 이후 어떤 시너지가 있었나.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04년 당시 에어프랑스와 KLM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프랑스 파리 노선의 하루 이착륙 회수를 94편 줄이고 다른 항공사가 직항 노선에 취항하지 않는 장거리 노선의 요금을 통제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합병을 승인했다.
이후 에어프랑스-KLM은 당시 세계 항공 업계에서 매출액 197억 유로(약 27조 원)로 1위 항공사가 됐다. 양사의 합병은 단순히 초대형 항공사라는 점뿐만 아니라 최초의 다국적 항공사의 출현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지속 가능한 항공 산업을 위한 노력을 설명해 달라.
“에어프랑스-KLM은 항공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km당 승객의 탄소배출량을 오는 2030년까지 2019년 대비 3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과학기반 탄소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에 제출한 바 있다.
지속 가능한 여정을 위해 신형 항공기 도입, 지속 가능한 항공연료(SAF) 사용 확대, 운항 효율성 제고에도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매년 20억 유로 이상을 투자해 차세대 신형 항공기 비중을 오는 2028년까지 64%로 확대할 예정이다. 신형 항공기는 km당 승객의 탄소배출량을 구형 항공기 대비 평균 20~25% 줄여준다.
오는 2030년까지는 전 항공편의 SAF 혼합 비중을 1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모두투어, 현대드림투어, 하나투어 등 여행사 외에도 럭셔리 유통 기업 부루벨코리아와 SAF 파트너십도 채결했다.
이 밖에도 에어프랑스는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최적 항로 설정 등 연료 사용 최소화를 위한 ‘에코 파일럿팅(eco-piloting)’ 기술을 통해 탄소배출량을 연평균 2~3% 줄인다.”

에어프랑스와 KLM, 각 항공사만의 서비스를 설명해주신다면.
“에어프랑스는 프랑스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의 편의성을 높이고 2050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로 ‘트레인+에어(train+air)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는 프랑스국영철도(SNCF)와 협력해 에어프랑스 공식 홈페이지에서 항공편과 초고속 열차인 테제베(TGV) 기차편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속 가능한 환경 조성 동참 기회를 제공함은 물론 프랑스 내 여러 도시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에게 신속하고 편리한 여행 준비를 지원한다.
KLM은 비즈니스 클래스 승객들에게 ‘지속 가능한 초콜릿’을 제공한다. 이 초콜릿은 KLM이 ‘탄소 임팩트(CO2 IMPACT)’ 프로그램으로 투자한 파나마 농장에서 재배된 코코아를 원료로 한다. 파나마 숲에서 지속 가능한 농법으로 카카오나무를 심고, 해당 나무에 열린 카카오로 초콜릿을 만들어 비즈니스 캐빈으로 다시 되돌아오는 선순환인 셈이다.”

자사의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
“에어프랑스-KLM은 ‘친환경 미래 지향’이라는 비전을 지니고 있다. 이를 위해 그룹은 다양한, 지속 가능한 서비스와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 하지만 에어프랑스-KLM 독자적으로 노력한다고 해서 탄소 배출 문제 등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모두가 적극적으로 지속 가능한 여행 문화 확산을 위해 힘써야 하기에 이와 같은 비전을 공유할 파트너를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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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F 체결에 노력하는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SAF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2022년 기준 항공기 운항으로 배출되는 탄소량은 약 2%밖에 되지 않았지만, 2050년 정도에는 항공 산업이 차지하는 탄소 배출 비율이 22%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떠나는 것은 물론 다른 교통수단들이 탈탄소화되고 전기자동차, 수소자동차 등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항공 산업의 탄소 배출 비중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에 어떻게 하면 항공 산업의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 끝에 나온 대안이 SAF다. SAF는 농업 및 임업 잔류물들로 만들어진다. SAF의 가격은 일반 항공유 가격에 비해 4~5배 비싸다. SAF를 많이 사용하면 좋겠지만 문제는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이다. 올해 7월 갱신을 앞둔 부루벨코리아와의 파트너십은 에어프랑스-KLM의 SAF 구매에 많은 도움을 준다.”

팬데믹 기간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
“코로나19 초기 입국 제한 등으로 유럽에서 한국 여행객들이 귀국하지 못했던 사례가 많았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에어프랑스-KLM은 단항하지 않고 한국과 유럽을 잇는 연결편이 됐다. 이에 ‘덕분에 무사히 한국에 와 가족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말씀해주신 고객들이 기억에 남는다.
팬데믹으로 에어프랑스-KLM뿐만 아니라 모든 항공사들이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가 차츰 풀리기 시작하며 좌석점유율도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다. 2022년 2월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수요 회복이 조금 더딘 듯하다가 3월 중순부터 조금씩 상승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전과 엔데믹인 상황을 볼 때 승객 수는 얼마나 늘었나.
“승객 수를 절대 수치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운항 횟수가 2019년 수준으로 아직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반적인 실적은 코로나19 이전 2019년 수치의 60% 정도로 회복됐으며 좌석점유율 또한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공급석이 2019년에 못 미쳤던 것을 고려해볼 때 의미 있는 성과로 생각한다.”

향후 한국지사장으로서의 포부를 알려달라.
“기내식, 고객들과의 소통 등 서비스를 최상으로 유지하겠다는 것은 굉장히 기본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 기간 동안에도 에어프랑스-KLM이 하늘길을 지켰듯, 앞으로도 한국 고객들과 묵묵히 함께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지금까지 해 온 바와 같이 한국과 유럽을 계속해서 이어 나갈 수 있도록 그리고 그 여정이 ‘지속가능성’에 기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글 정유진 기자 사진 서범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