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새로운 5시리즈를 출시하며 프리미엄 비즈니스 세단 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자동차들이 대거 포진돼 있는 만큼, 더욱 꼼꼼하게 따져봐야 할 일이다.
프리미엄 비즈니스 세단 시장의 승자는
BMW 5 Series
지난 10월, BMW가 8세대 5시리즈를 국내 출시했다. 전 세계 최초 출시였다. 그도 그럴 것이, 5시리즈를 향한 한국인들의 사랑은 그야말로 남다르다. 매년 수입차 판매량 1~2위에 랭크될 정도다. 세련된 디자인과 BMW 특유의 운동신경, 뛰어난 효율의 삼박자가 ‘딱’ 맞아떨어진 결과다. 특히 5시리즈의 동력 계통은 동급에서 가장 앞선 신기술을 담고 있다. 세단 범주에 넣기 아까울 정도로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선다.
여기에 신형 모델에는 한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가 하나 더 추가됐다. 크기가 이전 7시리즈에 버금갈 정도로 커진 것이다. 기존 모델보다 길이 95mm, 너비 30mm, 높이 35mm 증가했고, 실내공간을 가늠케 하는 휠베이스(앞뒤 축간 거리)도 20mm 더 키웠다. 쇼퍼드리븐(운전기사가 모는 차) 성격이 강한 현대자동차 ‘그랜저’와 비교해도 100mm 이상 더 긴 수치다.
생김새는 한마디로 잘생겼다. 눈에 띄는 건 전면부다. BMW의 상징인 ‘키드니 그릴’이 당당하게 빛을 낸다. 그릴 테두리에 조명을 넣은 ‘아이코닉 글로우’를 적용한 것. 반면 측면과 뒷면은 뒤쪽으로 갈수록 상승하는 캐릭터 라인과 좌우로 길게 뻗은 테일램프를 통해 우아함을 강조했다.
그동안 단점으로 지적되던 실내 인테리어도 확 바뀌었다. 한마디로 미래적이다. 대시보드에는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를 연결해 장착하고 최신 트렌드에 따라 물리적 버튼을 최소화했다. 세련되고 아늑하게 장식한 실내에서는 유튜브를 시청하거나 게임을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5시리즈는 에어콘솔 게이밍 플랫폼과 협력해 차량 내 게임 기능을 지원한다).
파워트레인은 가솔린과 디젤, 전기자동차로 구성했다. 모든 내연기관 모델에는 48볼트(V)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했으며 5시리즈 라인업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i5 M60 xDrive’의 경우 최고 출력 601마력과 최대 토크 81.1kg·m의 힘을 발휘한다.
프리미엄 비즈니스 세단 시장의 승자는
VOLVO S90
S90은 스칸디나비아 가구와 닮았다. 화려하지 않지만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이런 디자인은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법이다. 출시한 지 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신차처럼 보이는 까닭이다.
스칸디나비아 가구의 ‘진가’는 직접 만지고 앉아봐야 알 수 있다. S90의 실내에 들어서면 나이테가 살아 있는 나무와 촉촉한 가죽 장식이 운전자를 반긴다. 실내는 경쟁 모델인 5시리즈나 E클래스를 넘어, 실내 공간을 잘 뽑기로 소문난 제네시스의 G80보다 더 넓다. 안락한 시트는 본디 볼보의 장기 중 하나.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한 시트에는 ‘전동식 럼버 서포트’와 ‘쿠션 익스텐션’을 적용해 최상의 착좌감을 제공한다. ‘안전의 볼보’라는 명성에 걸맞은 ‘파일럿 어시스트 II’와 ‘시티세이프티’, ‘도로 이탈 완화’, ‘반대 차선 접근 차량 충돌 회피’ 등 최첨단 안전 장비를 기본 탑재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안전한 공간’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초미세먼지를 정화하는 공기 청정 시스템도 장착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갖춘 가솔린 모델로 출시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5년 또는 10만km의 워런티를 제공한다.
프리미엄 비즈니스 세단 시장의 승자는
GENESIS G80
G80은 여전히 근사하다. 전 세계 어느 차와도 닮지 않았고, 전 세계 어느 차에도 뒤지지 않는다. 전통을 추구한 격자형 라디에이터 그릴 양쪽으로는 미래에서 가져온 듯한 2줄 램프가 반짝인다. 불필요한 장식 없이 깔끔하게 다듬은 몸매에, 뒤로 갈수록 떨어지는 캐릭터 라인도 멋스럽기는 마찬가지. 영국 세단의 기품과 독일 세단의 치밀함, 일본 세단의 정교함이 함께 느껴지는 디자인이다. 반면, ‘여백의 미’를 강조한 실내에는 첨단 편의 사양이 넘쳐난다. 능동 안전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비롯해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도 갖췄다. 프리미엄 브랜드에 걸맞은 정숙성도 수입차 못지않다. 차음 유리를 사용하고 도어 접합부를 단단히 마감했다. 가속페달을 꾹 밟아도 실내는 고요할 정도. 전기차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프리미엄 브랜드 자동차를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인 헤리티지와 희소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것. 곧 부분 변경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프리미엄 비즈니스 세단 시장의 승자는
AUDI A6
A6는 아우디코리아의 판매량을 견인하는 모델이다. 한국수입차협회 신차 등록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아우디가 고객에게 인도한 1만1140대의 차량 중 50%에 가까운 5139대가 A6의 몫이었다. 오너들은 A6의 남성적이고 스포티한 디자인을 구매 이유 중 으뜸으로 꼽는다. 특히 다림질 잘한 슈트처럼 말쑥한 분위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단단한 승차감과 아우디가 자랑하는 풀타임 사륜구동 시스템 ‘콰트로’ 역시 인기의 한 축. ‘50 TDI 콰트로 프리미엄’의 경우 V6 디젤 직분사 터보차저(TDI) 엔진과 8단 팁트로닉 변속기를 탑재해 최고 출력 286마력과 최대 토크 63.22kg·m의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아우디의 ‘병적인’ 완벽주의는 안전성에서도 엿볼 수 있다. 유럽 신차 안전도 평가기관인 ‘유로 NCAP’의 충돌 테스트에서 별 5개를 받은 것은 물론,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안전성이 확인된 차량에만 부여하는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를 획득했다. 가솔린 2.0과 디젤 2.0, 디젤 3.0 등의 선택지를 제공하며 동급 최대 수준 크기의 실내에는 통풍 시트와 어라운드 뷰 등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안전 및 편의장비도 두루 갖췄다.
프리미엄 비즈니스 세단 시장의 승자는
LEXUS ES
최근 렉서스의 성장세가 무섭다. 4년 만에 ‘만대 클럽(연간 판매 대수 1만 대 이상을 돌파한 수입차 브랜드)’ 탈환에 성공했을 정도다. 인기를 견인한 건, ES300h다. 올해 9월 기준 누적판매 6087대를 달성했다. 이는 전체 렉서스 판매량의 62%에 달하는 압도적 수치다. 7세대 ES가 처음 출시한 건 지난 2018년의 일. 신차 사이클이 돌아오는 시점에도 한결같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명확하다. ES300h는 하이브리드 세단의 정석과 같은 차다. 조용하고 승차감도 예술인 데다 내구성도 끝내준다. 경차보다 뛰어난 효율과 전기에너지에서 비롯한, 순간적으로 치고 나가는 힘도 강점. 여기에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편의 및 안전 장비와 정교한 마감, 고급스러운 실내 소재까지 꼼꼼하게 챙겼다. 가족을 태우기에 이만한 차가 또 있을까. 다만 조금 올드한 실내 디자인과 2025년 풀 체인지를 앞두고 있는 점은 구매 시 고민 대상이다.
프리미엄 비즈니스 세단 시장의 승자는
MERCEDES-BENZ E Class
2016년 처음 선보인 10세대 E클래스(W213)는 국내 수입차 업계에 큰 족적을 남겼다. 지난 2019년 수입차 단일 모델 최초로 판매 10만 대를 돌파한 것이다. 이후 3년 만인 2022년에는 누적판매 20만 대라는 대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매년 발표되는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의 ‘베스트셀링 수입차’ 맨 윗자리는 6년 연속 E클래스의 차지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내년 상반기 완전 변경으로 새로워진 11세대 E클래스를 국내 도입한다.워낙 관심도가 높은 모델인 만큼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글로벌 미디어 페이지에서 밝힌 제원에 따르면 현행 10세대 모델보다 길이 9mm, 너비 20mm, 휠베이스 21mm가 늘어날 예정. 반면 높이는 7mm 낮아져 한층 날렵한 실루엣을 완성했다. 전면부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라인인 EQ 시리즈에서 익숙한 ‘블랙 패널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했다. 옵션으로 제공하는 ‘그릴 라이팅’을 선택하면, 야간 주행 시 라디에이터 그릴에서 불빛이 반짝이기도 한다. 반면 후면부의 테일램프 라이트는 독특한데, 벤츠를 상징하는 ‘삼각별’ 모양의 램프 4개를 탑재했다. 후면부 중앙에도 로고가 부착되는 것을 고려하면 뒤에서 볼 수 있는 삼각별만 무려 5개인 셈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11세대 E클래스의 특징 중 하나로 디지털화를 내세운다. 3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선택 사양인 ‘MBUX 슈퍼스크린’ 등 최첨단 디지털 요소를 적용해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는 것. 레벨4 수준의 ‘인텔리전트 주차 파일럿’과 졸음 운전을 경고하는 ‘어텐션 어시스트’ 등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도 탑재한 것으로 전해진다.
11세대 E클래스는 글로벌 기준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 모델과 4세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로 선보일 예정.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에는 4기통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이 장착되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1회 충전으로 최대 100km(WLTP 기준)를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 이승률 기자 ujh881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