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 격차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글 이미경 기자 | 사진 한국경제DB]
[금융 신스틸러] 美 고금리, 걱정할 필요 없을까
한미 동맹이 더욱 강화되고 있지만 금융 시장에서는 한국이 미국의 고금리에 크게 얻어맞으며 최악의 사태로 치닫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이 미국 고금리의 대표적인 희생양이 됐다고 진단했다. 실제 미국과 한국의 금리 격차도 2%포인트 시대를 열면서 동시에 대규모 달러 유출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0월 23일 국정감사장에서 외화 유출 우려에 대해 “걱정할 필요 없다”며 자신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5.25~5.5%)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3.5%) 격차는 역대 최대치로 벌어져 있다.

그럼에도 이 총재는 “금리 차로 인해 외화자금이 빠져나가지 않는다”며 “금리 차는 정책 목표가 될 수 없다”고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의 기준금리가 3.5%로 미국보다 최대 2%포인트 낮지만 달러 등 외화자금이 급격하게 빠져나갈 가능성은 낮다.

과연 그럴까. 한은 총재는 여유로운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벌써부터 한국 경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6월 한국의 올해 잠재성장률을 1.9%로 추정했다. 한국은 잠재성장률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한은의 한국 경제 잠재성장률 추정치를 보면 지난 2001~2005년 잠재성장률은 연평균 5~5.2%에서 2006~2010년에는 4.1~4.2%, 2011~2015년에는 3.1~3.2%, 2016~2020년 2.5~2.7%로 낮아지고 있다. WSJ는 Fed가 한국은행의 손을 묶어 놓고 있는 형국이라며 한국의 경제 성장에 추가 악재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