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노트]투자의 우문현답
상저하고(上低下高). 올해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예측한 경제 전망입니다. 올 상반기에는 경기가 저조하겠지만 하반기에는 고조될 수 있다는 희망이 담긴 예측이었죠. 하지만 올 연말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경기는 아직까지 바닥을 벗어날 줄 모르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16일 한국거래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가 발표한 ‘12월 결산법인 2023년 3분기 결산 실적’ 자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 기업 613곳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3분기 누적영업이익은 94조6982억 원, 순이익은 70조1218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합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98%, 41.06%씩 규모가 급감한 겁니다.

코스닥 상장 기업의 경우 1112곳의 연결기준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04조5790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 때보다 3.49%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8조5146억 원, 순이익은 6조1588억 원으로 각각 33.6%, 43.76% 줄었습니다.

기업을 한다는 사람치고 올해 웃을 일이 별로 없었다는 소리고, 직장인들의 월급봉투는 크게 두터워질 일이 없었겠다는 예측도 가능한 대목입니다. 미래에 대한 기대를 품고 올해 6월 말까지 15% 넘게 뛰었던 코스피 지수는 하반기에만 6% 넘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에도 한파주의보가 다시 불고 있습니다. 11월 1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11월 15일 기준 잠정치)가 전월 대비 –0.45%를 기록하며, 상승세가 9개월 만에 꺾였습니다. 올해 1~9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매달 오르며 누적으로 13.4% 상승했습니다. 지난해 집값 하락분(-22.2%)의 절반 이상을 회복하고 있던 중이었죠. 하지만 고지를 앞에 두고 다시 추락세로 전환한 겁니다.

그렇다면 내년에는 경제가 좀 좋아질까요. 어디에 투자해야 자산 가치를 늘릴 수 있을까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경제 상황에서 다소 어리석은 질문이 될 수도 있지만 모든 사람이 가슴에 품고 있는 질문 아닐까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위험은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데서 온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투자로 인해 발생하는 대부분의 위험은 아무런 준비도 없이 투자에 뛰어들 때 주로 발생한다는 말입니다. 너무도 당연한 말인데 가끔 투자자들은 이 같은 기본을 잊을 때가 많습니다.

한경 머니는 12월호 빅 스토리 ‘3高 장기화 우려, 2024년 투자 전략’에서 전문가들의 팩트체크와 전망으로 2024년의 투자 해법을 모색해봤습니다. 고유가·고물가·고금리의 3고(高) 시대에 주목할 투자 포인트를 짚어본 겁니다.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듯이’ 환율, 금리, 채권, 주식, 부동산, 유가, 대체투자 등에 대한 꼼꼼한 투자 진단도 병행했습니다. 투자는 아는 만큼 보이는 미래입니다. 한경 머니의 진단이 우문(愚問)에 대한 현답(賢答)이 됐기를 바랍니다.

글 한용섭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