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경우 과거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인력 확보, 유지를 위한 유인 수단으로 스톡옵션 제도를 일부 활용해 왔으나, 최근에는 국내 기업의 장기성과 보상 제도의 일환으로 RSU가 부상하고 있다. 한화그룹, 네이버, 두산, CJ E&M 등 국내 대기업들도 RSU를 새로운 장기 인센티브 제도로 적용하는 분위기다.
스톡옵션은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시가보다 저렴한 가격(행사 가격)으로 모회사 주식을 취득해 이득을 취하는 방식이다 보니, 주가가 행사 가격보다 하락하는 경우 임직원들이 행사를 유보하게 돼 보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측면이 있다.
반면 RSU의 경우 일정한 근로 요건을 충족하면 무상으로 회사의 주식에 대한 권리를 취득하게 되므로, 동기부여 차원에서 볼 때 임직원 입장에서는 좀 더 매력적인 인센티브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외국계 기업의 RSU 세금 이슈는
다수의 외국계 기업이 운영 중인 RSU 제도의 경우, 국내 근무 임직원이 해외 모회사 주식을 취득함에 따라 발생하는 가장 까다로운 이슈가 바로 세금이다.
일반적인 해외 주식 투자자의 경우 매매 거래로 인한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만 납부하면 되는 반면, 해외 주식을 무상으로 수령한 임직원은 주식의 취득 단계, 보유 단계, 처분 단계에서 각각 다른 종류의 과세 소득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무상으로 지급된 주식의 비용을 해외 모회사가 부담하는지, 국내 자회사나 국내 지점이 부담하는지에 따라 주식 취득으로 인한 세금 신고 방식도 완전히 달라진다.
특정 기간 근로 제공을 전제로 부여되는 RSU는 분명히 근로 제공에 대한 보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소득세법’에 따르면, 약정된 근로 제공 기간이 지나고 실물 주식이 부여되는 시점의 주식 시가 상당액만큼 근로소득이 발생한 것으로 간주된다.
이러한 모회사 주식의 비용을 국내 자회사 등이 부담할 경우에는 국내 자회사 등이 지급하는 다른 급여와 함께 소득세가 원천징수 되기에, 임직원 개인이 별도로 세금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해당 비용을 해외 모기업이 부담할 경우에는 해당 주식 소득은 국내 소득세 원천징수 대상이 아니므로, 임직원 개인이 익년도 5월 말까지 종합소득세 신고를 통해 관련 세금을 자발적으로 신고하고 납부해야 한다. 종합소득세 신고의 번거로움을 피하려면, 주식을 수령한 달에 해당 근로소득을 ‘납세조합’을 통해 신고할 수 있고 관련 세금을 납세조합을 통해 익월 10일까지 납부하면 5%의 세액공제(연 100만 원 한도)를 받을 수도 있다. 또한 납세조합을 통해 신고한 근로소득은 현 직장의 근로소득 연말정산 시 합산 신고가 가능하므로, 추가적으로 종소세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외국 국적의 임직원이 근로소득에 대해 단일세율을 적용받고 있는 경우에는 납세조합을 통해 적시에 세금을 납부하더라도 5% 세액공제는 적용되지 않고 동일하게 단일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가장 유의할 점은 RSU의 경우 근로소득 과세 금액은 실물 주식을 부여하는 시점의 시가 및 당시의 환율(매매기준율)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추후 실물 주식 매도 시 주식 가격이 대폭 하락하더라도 주식 부여 시점의 과세 금액에 대해 이미 확정된 근로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예를 들어 주식 수령 시 시가가 2만 달러이고 당시 기준 환율이 달러당 1300원이라고 하면 과세소득은 2600만 원이고, 해당 임직원의 유효세율이 40%라고 가정하면 추후 납부해야 할 세금은 1040만 원이 된다. 하지만 이후 주가가 급속히 하락해 매도 시점에서 시가가 1만 달러가 되고 적용 환율도 달러당 1000원으로 하락하면 매매로 인해 수령하는 현금은 매매 수수료를 감안할 때 1000만 원 미만이 될 것이다. 즉, 주식 매매로 인해 최종 현금으로 수령한 금액으로 근로소득세도 충당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주식 취득 후 이러한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취득 시점 또는 주가가 하락하기 전에 근로소득세에 해당되는 부분만큼은 주식을 매도해 두는 전략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해외 모회사 주식 보유 시 세금 문제는
보유 중인 해외 주식으로부터 연중 배당금을 수령하는 경우, 국내 거주자는 해당 배당금에 대해 금액과 무관하게 배당소득으로 종소세 신고를 통해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다만, 연간 원천징수 대상 금융소득 합계가 2000만 원 이하인 경우로, 해외 주식 배당금이 국내 증권사 등을 통해 지급되고 국내 증권사에서 배당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 경우는 종소세 신고 대상에서 제외된다.
만약, 해외 계좌에 보유 중인 주식을 포함해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금융계좌 잔액의 총 합계가 연간 5억 원을 초과하는 경우(매월 말일 기준 한 번이라도 5억 원 초과 시)에는 익년도 6월 말까지 국세청에 해외금융계좌 신고를 해야 하는데, 최근 국세청에서는 금융정보자동교환협정 등을 통해 신고 대상 데이터를 확보해 해외금융계좌 신고 여부에 대해 점검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미신고 적발 시 최대 20%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으니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해외 모회사 주식 처분 시 세금 신고 의무는
해외 주식 처분으로 인해 양도차익이 발생할 경우 익년 5월 말까지 양도세 신고를 해야 하고, 양도차익에 대해 22%(지방소득세 포함)의 세금이 부과된다. 다만 해외 주식 처분으로 인한 연간 총 이익이 250만 원 이내일 경우에는 기본소득공제로 인해 납부해야 할 양도세가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동일한 연도에 대주주 상장주식 거래, 상장주식 장외거래 또는 비상장주식 거래 등 국내 주식에서 처분 손실이 발생할 경우 이를 해외 주식 처분에 따른 이익과 통산해 신고가 가능하다. 국내 주식과 해외 주식에 동시에 투자하고 있는 개인의 경우 이를 잘 활용한다면 양도세를 절감할 수 있다. 국내 거주자가 해외 주식 처분 이익에 대해 해외에서 적법하게 세금을 납부한 경우에도 외국납부세액공제 신청을 통해 국내에서 납부해야 할 양도세의 일정 한도 내에서 차감이 가능하다. 글 서민수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세무자문본부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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