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2050년 미국, 독일, 일본보다 고령 인구 비중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인구 피라미드를 보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저출생으로 인한 노동력 감소, 1인 가구 부상, 외국인 유입 증가 등 이미 시작된 인구 구조의 대변혁은 기업에게는 커다란 위기이자 기회이다.
[스페셜] 인구 대변혁 시대 유망 섹터 매해 3월이면 전국의 초등학교는 햇병아리 같은 1학년 신입생의 입학으로 온 학교가 떠들썩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2024년에는 입학생이 한 명도 없는 학교가 157개, 입학생이 한 명이었던 학교는 110개 수준으로 새 학기의 활기찬 기운이 한풀 꺾이는 모습이었다. 이렇게 초등학교 입학생 수가 감소한 배경에는 저출생 현상이 있다.한편 저출생처럼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인구 현상으로 고령화도 있다. 국내 인구의 약 15%를 차지하는 베이비부머가 점차 나이를 들어 가면서 2024년 7월 10일 기준,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 우리나라 전체 주민등록인구의 19.5%를 차지했다. 유엔 기준에 따르면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을 때 초고령화 사회로 구분되는데, 우리나라는 실질적으로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으로 보인다. 인구 규모와 구성, 분포 모두 바뀐다
인구학에 의하면 한 국가의 인구는 출생, 사망, 국가를 경계로 한 이동으로 인해 변화한다. 인구 변동 요인(출생·사망·이동)은 상호의존성을 토대로 인구구조 및 인구분포를 변화시킨다.
인구구조는 크게 인구 규모와 인구 구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인구 규모는 말 그대로 인구 집단의 크기를 말한다. 인구 구성은 성, 연령, 가족관계, 내·외국인(민족 구성) 등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하위 집단의 구성을 나타낸다. 이 글에서는 성별, 연령별, 가족관계(혼인 여부 등), 내·외국인 기준을 적용해 인구 구성을 살펴보았다. 한편 인구분포는 인구의 규모와 구성이 지리적으로 어떻게 분포돼 있는지를 나타내며, 지리적 분포는 도시화와 연계돼 인구 현상을 살펴보는 데 필요한 항목이므로 이 글 작성 시 함께 고려했다. 인구 규모 측면에서 국내 총인구수 감소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통계청의 ‘장래인구특별추계 2020~2070년’에 따르면, 국내 총인구는 2020년 5184만 명에서 향후 10년간 연평균 6만 명 내외로 감소해 2030년 5120만 명이 된 후, 2050년에는 4736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이때 2070년 인구수는 1979년 인구수와 유사하다. 총인구수와 더불어 생산연령인구 감소도 살펴봐야 한다. 2020년 생산연령인구는 3783만 명, 2030년 3381만 명, 2070년 1737만 명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구성 측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연령별 인구 변화다. 그 추세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는 저출생 현상이 있다. 2023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 통계를 보면 2023년 국내 출생아 수는 약 23만 명으로 불과 5년 전인 2018년 대비 약 30%, 10년 전인 2013년 대비 약 47% 감소해 국내 저출생 현상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2023년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최하위권이다. 미국(1.62명), 프랑스(1.64명), 일본(1.21명)의 경우 2023년 합계출산율이 우리보다 높은 실정이다. OECD 기준 다문화·다인종 국가 근접
저출생과 더불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인구 현상으로 고령화도 있다. 2024년 7월 기준 국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1000만 명을 넘어 전체 인구의 19.5%를 차지했고 이 비중은 지속적인 증가를 거듭해, 2025년 우리나라는 고령 인구 비중 20.6%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게 될 전망이다. 이후에도 국내 고령 인구 비중은 점차 확대돼 2035년에 30%, 2050년에는 4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 현상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2050년에 미국, 독일, 일본 대비 고령 인구 비중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러한 전망은 인구 피라미드를 보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가족관계(혼인 여부) 변화에 따른 인구 구성 변동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혼인 시기가 지연되거나 혼인을 하지 않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혼인율이 하락했고, 이로 인해 가구당 평균 인원도 줄어들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국내 가구당 평균 가구원 수는 2000년 3.1명, 2010년 2.7명, 2021년 2.3명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저출생·고령화 추세에 따른 노동력 감소 가속화, 우리나라의 위상 증대에 따른 유학생 규모 확대 등으로 외국인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 법무부 연도별 인구 대비 체류 외국인 현황에 따르면 국내 전체 인구 대비 체류 외국인 비율은 2023년 4.9%다. 이는 OECD가 정한 다문화·다인종 국가 기준(이주 배경 인구가 총인구의 5% 초과 시)에 육박한 것으로, 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다문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음을 나타낸다.
한편 인구분포 측면에서 보면 인구 구성의 지리적 분포가 수도권·대도시에 몰리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2022년 수도권 인구는 전국 인구의 50.5%에 해당하는 2605만 명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도권 과밀화 현상은 저출생 및 사회적 이동(지역 인구 유출) 현상으로 가속화돼, 일부 지방 도시의 경우 지역 소멸 이슈까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전체 시군구 중 89곳이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하며, 지역 소멸 이슈는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새로운 소비자군의 등장
인구 현상은 경제·사회 변화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기업의 경영 환경 변화와 연관된다. 우선 대표적인 현상인 저출생·고령화는 인적 자원의 변화를 야기한다. 생산연령인구가 감소해 일할 사람이 부족하거나 고령화로 신체 건강과 업무 역량이 약화되며 생산성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기존 인력의 고용 연장, 여성·해외 인력 등을 활용하거나, 기술 혁신을 통해 노동력을 대체·보완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한편 가구당 평균 인원 감소, 1인 가구 부상, 고령화 인구 비중 확대, 외국인 유입 증가 등의 현상은 기업이 그동안 고려하지 못했던 새로운 고객층이 나타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아이가 없는 기혼 가정이나 1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제품 및 서비스, 고령 인구를 겨냥한 바이오 및 헬스케어 시장, 해외에서 유입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시장도 창출될 수 있다.
또한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 도시화가 강화되는 현상, 저출생과 수도권 과밀화가 결합되면서 일부 지방 소도시가 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현상 등은 기업의 입지 선정과 같은 주요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업이 향후 사업을 영위할 때 물리적인 고객 접점 채널을 어디에 만들지, 어느 지역에 공장을 짓는 것이 노동력 공급 관점에서 유리한지 등을 결정할 때 인구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인구 현상이 전방위적으로 경제 및 사회 변화를 견인한다. 이 글에서 이러한 변화를 주목하는 이유는 ‘경제·사회’가 결국 기업의 사업 환경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은 경제·사회 변화 및 그에 따른 영향을 점검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글은 인구구조 변화가 각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해 기업이 주목 해야 할 기회를 선별하는 동시에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에 초점을 맞춰 고찰한다.
앞서 인구구조 변동이 기업이 처한 외부 환경 변화를 촉진할 수 있음을 살펴봤다. 그런데 기업이 처한 환경 변화는 인구구조 변동과 같은 사회적 요인과 더불어 경제 및 기술적 요인에도 많은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인구구조 변동이 직접적으로 촉발한 사회적 변화와 함께 해당 사회의 소득 수준 등의 증감을 아우르는 경제적 변화, 사회·경제적 변화를 촉진하는 동인으로서 기술적 변화도 고려해 산업별 주요 이슈를 도출했다.
성장 가능성 높은 7개 산업, 23개 섹터
또한 외부 환경 변화와 더불어 한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개인의 가치관 변화도 감안했다. 인구구조 변동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산업이 있는 반면, 한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개인들의 사고방식, 가치관의 변화가 더욱 큰 영향을 미치는 산업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산업에서 나타나는 이슈를 아우르기 위해서는 외부 환경 변화뿐 아니라 가치관 변화를 살펴보는 것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레저 산업의 경우 저출생이나 고령화와 같은 인구구조 변동 요소가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각 인구 집단을 구성하고 있는 개인들의 가치관 변화로 인한 영향도 상당하다. 과거의 60대와 현재의 60대는 인생을 바라보는 가치관이 다르며, 이러한 변화는 소비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소비 생활의 변화는 결국 시장의 기회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분석 관점으로서 ‘가치관 변화’를 고려하는 것은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외부 환경 변화와 가치관 변화를 큰 축으로 삼아 금융, 테크, 모빌리티, 유통·소비재, 건설, 헬스케어, 레저(여행·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나타나는 주요 이슈를 선별한 후, 산업별 이슈를 극복하거나 대응하기 위해 어떤 기회들이 나타나고 있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테크와 헬스케어 산업에서 각 4개, 그 외 산업에서 각 3개씩, 총 23개의 유망 섹터가 도출됐다.
물론 이들 23개의 유망 섹터 외에도 시장에는 다양한 성장의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3개의 유망 섹터를 제시한 것은 기업의 중단기적 성장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인구구조 변동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더욱 극명한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되나, 이해관계를 추구하는 기업은 중단기 관점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유망 섹터를 선별해 기업에 보다 분명한 성장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했다.
진형석 삼정KPMG 시니어센터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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