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명언]
바람과 파도는 언제나 유능한 뱃사람의 편
“바람과 파도는 언제나 유능한 뱃사람의 편이다.” <로마제국 쇠망사>를 쓴 영국 역사가 에드워드 기번의 명언이다. “거친 파도가 유능한 뱃사람을 만든다”는 영국 속담과도 닮았다.

기번은 독신 생활을 하며 26년간 로마사를 연구한 끝에 필생의 대작을 완성했다. 그가 찾은 로마제국의 강성 비결은 거센 바다의 폭풍우 같은 역경을 이겨낸 응전과 도전의 힘이었다. 로마가 멸망한 것은 이 같은 역경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파도는 해수면의 강한 바람에서 생긴다. 그래서 풍파(風波)라고 한다. 파도의 가장 높은 곳은 ‘마루’, 가장 낮은 곳은 ‘골’, 마루와 골 사이의 수직 높이는 ‘파고(波高)’다. ‘파장(波長)’은 앞 파도 마루와 뒤 파도 마루 사이, 골과 골 사이의 수평 거리를 뜻한다. 뱃사람들은 파고와 파장을 눈으로 재면서 파도가 얼마나 세게 밀려올지 판단한다.

여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배가 부서지고 목숨을 잃는다. 서양인들이 “전쟁에 나가게 되면 한 번 기도하고, 바다에 가게 되면 두 번 기도하라”고 했듯이 바다는 전쟁터보다 더 위험했다. 거친 바다에서 살아남으려면 남다른 능력과 지혜를 겸비해야 했다.

유능한 뱃사람은 엄청난 폭풍과 태풍이 오기 전에 바다가 ‘우웅’ 하고 우는 소리를 먼저 듣는다고 한다. 태풍이 올 때 선원들은 바다가 아니라 선장을 본다. 그만큼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고두현 한국경제 문화에디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