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영 IBK기업은행 자산관리그룹 부행장은 지방 영업점 어디든 달려가 현장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길 즐기는 ‘현장형 리더’다. 지난 2024년 1월 IBK기업은행 자산관리그룹의 부행장을 맡은 후 치열한 1년을 보낸 김 부행장을 만나봤다.

[WM 리더] 김운영 IBK기업은행 자산관리그룹 부행장
김운영 IBK기업은행 부행장 “‘IBK식 PB’가 경쟁력… 발로 뛰며 자신감 주는 게 내 역할”
발로 뛰며 현장의 소리를 듣고, 언제든 직접 전화해 칭찬하길 서슴지 않는다. 김운영 IBK기업은행 자산관리그룹 부행장이 생각하는 ‘리더의 역할’이다.

김 부행장은 “자산관리 업무는 이미 직원들이 나보다 더 잘하고 있다. 내가 해야 할 역할은 그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더 당당하게 일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그 역할에 맞게 영업 현장을 직접 돌아보며 1년을 보내다 보니, 감사하게도 실적까지 자연스럽게 초과 달성할 수 있었다”고 한다.

특히 김 부행장은 앞으로 IBK기업은행 소속 프라이빗뱅커(PB)들이 자산관리 시장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전문 인력’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한다. 그는 “기업 업무를 볼 줄 알아야 자산관리 업무를 할 때도 탁월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우리 PB들은 기업의 전체적인 재무제표 상황과 자금이 필요한 시기까지 모두 파악해 컨설팅해주는 게 가능하다”며 “개인 자산관리와 기업 승계까지 모두 아우르는 특화된 PB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1년을 어떻게 보냈나.
“영업 현장을 직접 돌아보고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며 보냈던 1년이었다. 광주, 천안, 부산, 울산, 창원 등 전국에 있는 WM센터를 돌아다니며 현장 직원들을 만났다. 애로사항은 무엇인지, 성공 사례에는 어떤 게 있는지 직접 들었다. 중요한 것은 그들에게 성취감을 주고 싶었다는 점이다. 매주 우수한 판매 성과를 낸 직원들에게는 직접 전화를 걸어 칭찬도 건네고 밥도 사주러 갔다. 사실 지난 2023년까지는 자산관리그룹이 조금 어려웠다. 은행권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사태 여파로 투자 상품 판매가 위축되고 어려운 사업 환경이 이어졌다. 현장에 직접 가서 직원들과 소통하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데 집중한 것도 침체돼 있던 직원들의 분위기를 독려해야겠다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다행히 2024년에는 실적을 성장세로 반전시켜, 당초 목표했던 바를 모두 초과 달성했다.”

IBK기업은행 PB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앞으로 IBK기업은행의 PB들이 그 어떤 PB보다도 더 경쟁력 있고 유망한 전문 인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PB들은 수신 상품 몇 개 알고 있다고 해서 맡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개인 자산관리와 기업 승계까지 모두 아우르는 특화된 PB를 목표로 한다. PB팀장 40명 중 30명은 앞서 기업금융 업무를 진행했던 직원이다. 기업 업무를 볼 줄 알아야 자산관리 업무를 할 때도 탁월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우리 PB들은 기업의 전체적인 재무제표 상황과 자금이 필요한 시기까지 모두 파악해 컨설팅해주는 게 가능하다.”

전체 WM센터 차원에서는 어떤 강점을 갖고 있나.
“허브 앤 스포크(hub & spoke) 전략을 소개하고 싶다. 전국 각지에 분포돼 있는 20개 WM센터를 허브로 삼아, 모든 영업점이 자산관리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WM센터 소속 전문 PB가 영업점을 방문한 고객을 직접 찾아가 금융 솔루션을 제공한다. IBK 고객이라면 전국 어느 영업점을 방문하더라도 고품질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 서비스를 찾는 고객들이 많아 PB 인원을 더 늘려 나갈 생각도 갖고 있다. 또한 핵심 고객인 중소기업과 최고경영자(CEO)를 위한 ‘프리미어 기업 자문’ 서비스도 IBK의 강점이다. 기업 승계와 기업 인수합병(M&A) 전략에 특화된 컨설팅을 제공한다.”
김운영 IBK기업은행 부행장 “‘IBK식 PB’가 경쟁력… 발로 뛰며 자신감 주는 게 내 역할”
직원들의 역량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2024년 전직원 대상으로 ‘IBK 자산관리 골든벨’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세금, 투자 상품, 금융 상식 등 고객 상담뿐만 아니라 직원 재테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으로 교재를 자체 제작했다. 포상으로는 골드바 등을 내걸었다. 직원 2500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정도로 관심도가 높았다. 각 지점별 열의도 대단했다. 지점장과 본선 진출 직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공부하는 영상을 받아봤을 정도다. 강제성 없이 원하는 직원에 한해 자유롭게 참여하도록 한 만큼, 이 행사를 계기로 직원들끼리 공부하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는 후기도 많이 들었다.”

PB 직무에 대한 직원들의 선호도는 높은 편인가.
“과거 사모펀드 사태 이후로 직원들이 PB 업무에 지원하지 않아 풀(pool)이 없었던 시기가 있었다. 그게 너무 안타까웠다. 이제는 본점 차원에서 불완전판매를 방지하기 위한 여러 시스템을 마련해 두고 있어,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만 확실히 파악한 뒤 당당하게 판다면 문제될 게 없다. 다행히도 요즘은 PB를 하고 싶어 하는 직원이 많이 늘어났다. IBK기업은행에는 1년에 한 번씩 PB 전문 요원을 뽑아 6개월간 교육시키는 과정이 있는데, 예전에는 지원자가 15~30명밖에 없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30명을 모집하는 자리에 12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 PB 직무에 대한 경쟁률이 높아졌다. PB 업무 자체가 성취감이 굉장히 큰 업무라 매력이 많다. 아무리 인공지능(AI)과 디지털로 금융 업무가 가능한 시대라고 해도, 고액자산가들에게는 휴먼 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젊은 직원들이 알게 된 것 같다.”

은행 내부에서 자산관리 부문의 중요도는 어느 정도인가.
“과거에는 중요도가 비교적 낮았을 수 있지만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본다. 이제는 한정된 파이 속에서 대출 실적이 크게 늘어나긴 힘든 구조다. 이자수익은 한계점에 다달았다고 생각한다. 금리가 더 오르기도 힘들다. 결국 은행 입장에서 비이자수익이 가장 중요해지는 시대가 온다. 비이자이익의 원천은 결국 자산관리다. WM이 비이자수익의 큰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산가들이 최근 가장 관심을 갖는 자산은.
“과거에는 환율이 낮을 때 해외 주식·채권 등 해외 자산을 보유한 후 환율이 높아졌을 때 환전 매도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최근에는 원·달러 환율 레벨이 한 단계 레벨업했다고 판단해 해외 자산 보유를 선호하는 편이다. 절세 상품에도 관심이 많다. 자산가들은 향후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정치·경제적 상황이 불안하다고 판단해 해외 자산 중에서도 미국 주식·채권 보유 의지가 강하다. 미국 고립주의가 깊어질 것이란 전망에 따라 금 가격이 많이 올랐음에도 금에 대한 관심이 여전하다. 다만 보수적인 성향상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해서는 아직 믿음을 갖고 있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

2025년 자산 시장은 어떻게 전망하나.
“트럼프 취임 이후 미국 우선주의는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과거 경험한 것처럼 글로벌 정책 불확실성과 함께 국가별·자산별 양극화로 이어질 것이다. 미국 주식·채권 등 미국 자산에 많은 비중을 배분하기를 권하지만, 주식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고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 폭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미국 외 국내 주식과 채권, 인도 등 신흥국 주식으로 분산투자하길 권한다. 금 같은 대체투자에도 함께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불확실성이 큰 시기인 만큼 분할매수, 분할매도의 원칙을 꼭 지켜 나가며 손실을 줄이는 투자가 중요하다.”

향후 자산관리그룹의 목표가 있다면.
“2024년은 자산관리그룹이 재도약을 위한 기반을 구축했던 해였다. 2025년부터는 탄탄한 기반을 바탕으로 고객과 직원, 은행의 가치를 모두 높이는 자산관리 사업을 실현하려 한다. 금융 업계 전반적으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더 효율적이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고객들이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IBK와 함께 자신의 자산을 관리하고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디지털 툴과 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맞춤형 투자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직원들에 대한 애정이 큰 것 같은데, 여성 리더로서 후배 여성 직원들에게 조언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신의 능력과 가능성을 스스로 제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경력의 한계를 정하거나 주저하지 말고, 목표를 높게 설정해야 한다.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도전적인 자세와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통해 역량을 계속 키워 나가길 바란다.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넘어 소통하고 협력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조직 안팎에서 신뢰를 쌓고 다양한 관계 속에서 배우며 성장하는 것이 장기적인 성공의 열쇠라고 생각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그 과정에서 배우면 좋겠다. 많은 도전과 실패가 있을 수 있지만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여성 리더는 자신의 경력을 넘어 다음 세대의 여성 리더를 위한 길을 여는 역할도 해야 한다. 후배들과 함께 성장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 여성 후배들이 은행에서 더 큰 성과를 이루고 당당하게 리더로 자리매김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다.”

정초원 기자 ccw@hankyung.com | 사진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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