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의 질주가 거침없다. 지금이라도 가상자산 상승세에 올라타고 싶다면 다음을 참고할 것.
[커버스토리] 비트코인이 세상에 나온 지 16년이 지났다. 그리고, 현재 네 번째 반감기의 슈퍼사이클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는 현물 투자. 둘째, 주식처럼 거래하는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셋째, 비트코인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간접투자가 그것이다. 각각의 특징 및 장단점을 살펴본다.➊ 비트코인 현물 투자 국내 거래소 vs 해외 거래소
비트코인 현물 투자란, 실제 비트코인을 매수해 거래소 계좌나 전자지갑에 보유하는 방식의 투자다.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직접적인 투자법에 속한다. 비트코인의 가치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을 목표로 한다. 비트코인은 소수점 여덟 자리까지 나눌 수 있어, 최소 5000원 이상의 적은 금액으로도 소수점 단위 구매가 가능하다.
현물 투자의 첫 단계는 가상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거래소에 가입하는 것이다. 거래소는 국내외 모두를 이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가 있다. 이 중 업비트의 비중이 가장 크다. 특히 미국 대선을 기점으로 ‘불장’이 이어지면서, 국내 5대 거래소 중 업비트의 원화 시장 점유율은 대선 직전인 11월 5일 56.5%에서 12월 8일 77.6%로 21.1%포인트 상승했다.
이와 같은 거래소의 쏠림 현상은 유동성과 관계가 있다. 높은 유동성은 곧 원하는 가격으로 코인을 사고팔 수 있다는 의미다. 매수자와 매도자가 많아질수록 거래 체결이 빠르고 원활해진다. 그래서 불장에서는 큰 거래소에 이용자가 더욱 몰리는 경향이 있다.
해외 거래소는 대표적으로 바이낸스, 바이비트, 코인베이스, 크라켄 등이 있다. 국내와 달리 현물뿐 아니라 선물 거래도 가능하다. 또한 풍부한 유동성, 낮은 수수료를 기반으로 국내 거래소보다 가격이 더 낮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아 ‘김치 프리미엄’을 회피하려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해외 거래소는 현금을 직접 송금할 수는 없으며, 해당 거래소에서 지원하는 가상자산을 이용해 이체해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국내 거래소에서 코인을 구매한 뒤, 이를 해외 거래소로 전송해야 한다. 주로 선택되는 코인으로는 달러 역할을 하는 테더와 수수료가 낮은 리플이 있다.
비트코인 투자 전략으로는 대표적으로 달러비용평균법(DCA)과 마켓 타이밍 두 가지 방법이 꼽힌다. 마켓 타이밍이란 시장 동향에 따라 자금 투입 시기를 정하는 전략이다. DCA는 투자 금액을 일정 기간 나누어 시장 동향과 무관하게 꾸준히 매수하는 방법이다.
신민철 <비트코인 슈퍼사이클> 저자는 “분할매수를 하는 DCA는 전체 투자 기간 동안 평균 가격으로 진입하며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다”며 “사이클 초중반부에 매수를 시작해, 고점이라고 판단되는 시점부터 분할매도를 실행하는 전략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현물 거래는 가상자산의 실제 소유권을 갖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반면, 전자지갑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보안 및 해킹의 위험이 있으며, 거래소 파산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단점이 있다.
➊ 비트코인 ETF 투자
안정성·편리성·투명성이 최대 강점…국내는 아직 NO
2024년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면서, 가상자산 투자의 새로운 길이 열렸다. 그간 가상자산에 보수적이었던 SEC가 진통 끝에 상장과 거래를 승인하면서, 제도권 밖에 머물던 비트코인이 세계 금융 시장 주류로 연결되는 ‘대로’가 뚫린 셈이다.
비트코인 ETF는 비트코인의 가격에 연동돼 증권거래소에서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투자 상품이다. 실물을 사지 않아도 비트코인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금융당국의 규제를 받으며 투자자의 권리 보호와 자산의 안정성을 보장받는 장점이 있다.
ETF는 자산을 신탁기관에 보관하기 때문에 발행자의 신용 위험이 없고, 자본시장법에 의해 규제되며, 투자설명서와 집합투자규약 등을 통해 ETF의 구조, 계약 내용, 운용 내역 등이 공시된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2024년 출시된 ETF 중 가장 성공적인 금융 상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12월 16일 기준 미국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파생상품 ETF의 운용자산(AUM) 규모는 1290억 달러(185조 원)를 돌파하며, 출시 11개월 만에 금 ETF 규모를 제쳤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IBIT는 지난 10년간 출시된 2850여 개 ETF를 능가하는 성과를 올렸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2024년 5월 SEC는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이더리움의 현물 ETF 승인 소식을 알렸다. 가상자산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의 ETF 출시로,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 투자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홍콩, 영국에서도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ETF 소식이 전해지며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ETF 기반 옵션 거래도 시작됐다. 지난 12월 18일 SEC가 현물 비트코인 ETF 옵션의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승인하면서, 향후 자금 유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솔라나, 리플 등 ETF 출시 가능성도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 코빗 리서치센터가 발표한 ‘2025 가상자산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에는 솔라나, 리플 등 주요 알트코인의 제도권 금융 진입과 다양한 토큰화 펀드의 성장으로 새로운 국면을 열 전망이다. 이미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솔라나, 리플의 ETF 상장을 신청한 상태다.
이처럼 미국을 중심으로 가상자산을 금융 제도권으로 수용하는 게 추세이지만 국내에선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가 불가능하다. 자본시장법상 가상자산을 금융투자 상품 등 기초자산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선물은 기초자산으로 인정하고 있어 선물 ETF 투자는 거래가 가능하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기초자산성의 문제와 수탁기관 관리 규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현재 기초자산이 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대해서만 원론적 얘기를 하고 있지만, 특히 수탁기관 관리 규정 없이 문을 여는 순간 외국 업체들에 잠식당할 위험이 있어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➌ 비트코인 관련주 투자 가상자산 투자의 우회로
가상자산 관련 상장주식에 투자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지다. 가상자산 거래소, 가상자산 채굴 업체, 비트코인 투자 기업 등 비트코인과 관련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기업의 주식을 매수하는 방법이다.
비트코인 관련주 투자는 가치 평가가 어렵고 변동성이 높은 가상자산 시장에 간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다. 주식 시장을 통해 관련 산업에 투자하므로, 규제와 보호 장치가 마련돼 있다. 다만, 해당 기업의 경영 성과에 따라 주가 변동이 발생할 수 있으며 비트코인 가격과 주가의 연관성이 항상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관련주 가운데 먼저 가상자산 거래소 관련 대장주는 코인베이스가 꼽힌다. 코인베이스는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1위 사업자로, 나스닥에 상장돼 있다. 가상자산 거래가 늘어나면서 거래소 사업으로 직접적인 수혜를 볼 뿐만 아니라, 블록체인 관련 제반 사업으로 트럼프 정부하의 블록체인 산업 성장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코인베이스 주가는 2024년 초 주당 156달러에서 12월 20일 기준 273.92달러까지 올랐다. 월가에서는 코인베이스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에 편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 기업 중에서는 클린스파크를 주목해볼 만하다. 비트코인 채굴 업체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운영하는 데 필수적인 네트워크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클린스파크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 우려가 상쇄되는 중이며, 트럼프의 경우 바이든과 달리 비트코인 채굴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며 “다만, 산업 경쟁 강도가 높고 반감기를 지날 때마다 수익성 우려가 발생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트코인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비트코인을 대거 보유하면서 주목받는 기업도 있다. 비트코인 투자 기업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다. MST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기반 소프트웨어 서비스 업체이지만, 전 세계 기업 중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회사로 더 유명하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MST 주가는 지난 11월 6일 미국 대선 이후 12월 9일까지 60.37% 상승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 상승률인 40.34%를 넘어섰다. MST는 2020년부터 비트코인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면서, 보유량만 43만9000개에 이른다. 처음에는 회사 자금으로 사들였지만, 이후 주식이나 전환사채를 발행한 돈으로 비트코인을 대량 사들여 ‘비트코인 빚투’라는 별칭을 얻었다. MST는 12월 23일부터 나스닥100 지수에 편입됐다. 이에 따라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ETF 및 인덱스 펀드들이 자연스럽게 비트코인 가격 변동에 영향을 받게 됐다.
그러면 2025년 비트코인 투자 전망은 어떠할까.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역사적으로 비트코인 반감기와 미국 대선은 항상 같은 해에 있었으며(2012·2016·2020·2024년) 그다음 해에 비트코인은 큰 성장을 보였다”며 “이변이 없는 한 2025년에도 비트코인은 유의미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단연 미국의 입법 여부에 쏠린다. 바이든 행정부하에서 가상자산은 겐슬러 의장이 이끄는 SEC의 과잉 규제에 성장이 제한됐지만, 겐슬러 의장은 트럼프 취임일에 사임을 예고했다. 또한 백악관뿐 아니라 상하원 양원도 공화당이 주도권을 잡게 돼 가상자산의 입지를 구축하는 여러 입법도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공화당 주도의 입법 과정이 실제로 얼마나 빠르고 광범위하게 진행될지는 불확실하며, 글로벌 경제 상황과 규제 변화에 따른 시장 반응 역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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