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장(臨場), 발품을 팔아 관심 있는 지역을 꼼꼼히 탐방하는 것이죠.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전하는 코너 ‘임장생활기록부’. 이달엔 경기 남부의 인기 동네인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을 다녀왔습니다.
[임장생활기록부] 18 - 수지 성복
그랬던 수지의 운명을 바꾼 게 지난 2016년 신분당선 연장선 개통이었습니다. 강남역까지 20분대, 판교역까지 10분대 주파가 가능해진 겁니다. 수지를 관통하는 역이 네 개나 생겼거든요. 도로망도 많이 개선됐습니다. 용인~서울 간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강남에 대한 접근성이 한결 나아졌습니다. 뒤늦게나마 교통망을 갖추게 되면서 도시가 한층 업그레이드된 겁니다. 그러면서 신축 아파트들이 계속 들어왔고, 편의시설 인프라도 갖추게 됐으며, 학군도 좋아지게 됐거든요. 이제는 경기도 남부의 인기 지역으로 항상 꼽힙니다.
용인의 위엔 성남이, 왼쪽엔 수원이 있습니다. 용인시에는 수지구와 기흥구, 처인구가 있는데, 수지가 가장 작고 위치상 서울 쪽에 가깝습니다. 용인에서 가장 먼저 대규모 개발을 시작해 도시화한 지역이 수지이기도 합니다. 수지엔 풍덕천동, 동천동, 신봉동, 상현동, 성복동, 고기동, 죽전동 등 좋은 동네가 많은데요. 그중에서도 오늘은 성복동을 중점적으로 둘러보겠습니다.

신분당선 성복역에 왔습니다. 역 주변에 상권이 형성돼 있고, 특히 지하철역과 연결된 대형 쇼핑몰이 눈에 띕니다. 롯데몰 수지점입니다. 규모가 꽤 크죠? 입점 브랜드와 점포도 많은 편입니다. 주말에는 유동인구로 활기를 띱니다. 성복역 밑으로는 하천이 지나갑니다. 성복동을 가로지르는 성복천입니다. 뒤에는 광교산이 있어서 녹지 등 자연환경이 풍부한 편입니다. 평일 낮인데도 주민들이 많이 산책하고 있습니다.
성복역 근처엔 신축 단지 사총사가 있습니다. 그중 세 단지가 롯데캐슬 브랜드를 달고 있고요, 이 네 단지가 전체 시세를 견인하는 역할을 합니다. 저희가 가장 먼저 온 단지가 성복역롯데캐슬골드타운입니다. 2019년 준공한 2356가구 주상복합입니다. 단지에 출구가 여러 개 있는데, 롯데몰과 연결되는 출입문이 있습니다. 그래서 입주민들 사이에선 "우리는 롯데몰을 아파트 상가처럼 쓴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입니다. 아무래도 쇼핑몰과 지하철역이 굉장히 가깝다 보니 보안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편입니다.




단지 뒤에 산이 있어서 단지 전반적으로 경사가 좀 심합니다. 뒤쪽 동은 숲 뷰가 아주 예쁘게 잘 나옵니다. 성복동 아파트 단지 중에서 손꼽힐 만큼 커뮤니티 시설을 잘 갖췄습니다. 물놀이장이 있어서 아이들이 여름마다 즐겁게 놉니다. 초등학교는 매봉초에 배정되는데 혁신학교이고 가깝진 않습니다. 면적은 84·101·116·136·195㎡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돼 있습니다. 전용 84㎡ 시세가 10억 원 선입니다. 특히 84A㎡ 타입은 알파룸이 있고 구조가 잘 빠진 편이라 인기가 많습니다.
'강남의 비벌리힐스' 인기
초창기 수지 시절엔 대형 평수 아파트가 많았고, 당시 강남에서 '경기권 라이프'를 꿈꾸며 넘어온 주민들이 꽤 많았습니다. 그때 인기였던 대표 단지에 왔습니다. 성동마을LG빌리지 1차입니다. 성복동엔 LG빌리지가 1차부터 6차까지 모두 6000여 가구가 넘습니다. 그래서 성복동의 과거 별명의 '경기도의 비벌리힐스'였을 정도입니다. 그중 형님 격인 LG빌리지 1차는 2001년 입주한 1164가구 규모입니다.

특이하게도 대형 평수로만 구성됐습니다. 가장 작은 게 전용 161㎡(61평)일 정도이고, 192·219·244㎡가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과 자식 세대가 같이 사는 가정들이 꽤 있고, 생활 방식을 고려해 설계한 분리형 구조도 있습니다. 가장 많은 면적이 전용 192㎡인데 시세가 11억 원대입니다. 커뮤니티 시설이 좀 부족했는데 업그레이드를 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연식이 되다 보니 정비사업 이야기가 나올 법도 한데, 과거에 리모델링을 추진하려다가 보류한 상태입니다. 아무래도 대형 평수 단지라는 점이 요즘의 소형 선호 트렌드와는 다소 거리가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여유 있는 면적대 아파트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매력 있는 독특한 단지입니다.
대치동 연상하는 학원가
수지가 인기 많은 이유 중 하나가 교육 환경입니다. 일단 잘 아시는 한국외대부설고(외대부고)가 있고, 지역 내 수지고와 풍덕고 학생들도 공부를 제법 잘합니다. 고등학교들이 탄탄하게 받쳐주다 보니 중학교의 성적도 같이 업그레이드되는 상향 효과를 누리고 있습니다. 이현중과 정평중 등의 학업 성취도 및 진학 실적이 괜찮습니다. 수지에 대한 전입 수요가 그래서 꾸준합니다.


김정은 한국경제 기자 | 사진 이재형 한국경제 PD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