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G 현장을 뜨겁게 달군 전통과 혁신이 공존했던 그 시계들.

[스페셜 리포트 PART 2.]
오데마 피게 ‘네오 프레임 점핑 아워' ©Audemars Piguet
오데마 피게 ‘네오 프레임 점핑 아워' ©Audemars Piguet
AUDEMARS PIGUET | 오데마 피게의 ‘네오 프레임 점핑 아워(Neo Frame Jumping Hour)’는 1929년 출시된 역사적인 모델 1271의 DNA를 물려받은 유려한 직사각형 핑크 골드 케이스로 시선을 끈다. 하지만 진짜 반전은 시계 전면을 덮은 블랙 PVD 사파이어 크리스털의 현대적인 감각이다. 게다가 전통적인 시곗바늘은 과감히 생략했다. 하단 분 디스크가 한 바퀴를 완주하는 순간, 상단의 숫자가 마법처럼 ‘점핑’하며 시간을 알리는 메커니즘이 핵심이다. 매뉴팩처 최초의 셀프와인딩 점핑 아워 무브먼트인 ‘칼리버 7122’를 품고 52시간 동안 견고하게 작동한다. 한정판이 아니라니 지갑 장전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불가리 ‘옥토 피니씨모 37mm’ ©Bvlgari
불가리 ‘옥토 피니씨모 37mm’ ©Bvlgari
BVLGARI | ‘울트라 씬’ 장인 불가리가 이번엔 지름을 줄이는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새로운 초소형·초슬림 무브먼트 ‘칼리버 BVF100’을 탑재한 ‘옥토 피니씨모(Octo Finissimo) 37mm’가 그 주인공. 마이크로 로터와 배럴을 영리하게 압축해, 기존 40mm 무브먼트보다 두께는 고작 0.12mm 늘었지만 전체 부피는 무려 20%나 덜어냈다. 깃털처럼 가벼운 티타늄 소재의 샌드블라스트와 새틴 폴리시드 버전, 고급스러운 옐로 골드, 그리고 귀를 즐겁게 할 미니트 리피터까지. 정제된 미학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구현한 네 가지 모델이 손목 위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까르띠에 ‘로드스터’ ©Cartier ©Laure Sée
까르띠에 ‘로드스터’ ©Cartier ©Laure Sée
CARTIER | 까르띠에가 올해 ‘형태의 워치메이커’답게 현장을 제대로 달궜다. 2012년 단종돼 수많은 시계 애호가의 아쉬움을 자아냈던 전설의 ‘로드스터(Roadster)’를 화려하게 부활시킨 것. 모터스포츠의 세계에서 영감을 받은 컬렉션답게 날렵한 스포츠카를 닮은 유선형 케이스, 완벽하게 통합된 원뿔형 크라운, 다이얼에서 사이클롭스 렌즈를 덮은 날짜창, 계단형 베젤까지 짜릿한 일체감을 선사한다. 100m 방수는 기본, 독자적인 퀵스위치® 시스템 덕분에 별도의 도구 없이 가죽 스트랩으로 언제든 갈아입을 수 있다. 손목 위를 질주할 준비는 이미 끝났다.
샤넬 ‘J12’ 28mm ©Chanel
샤넬 ‘J12’ 28mm ©Chanel
CHANEL | 샤넬의 시그니처 워치인 ‘J12’의 지름을 28mm로 아담하게 줄이며 시계 애호가들의 심장을 저격했다. 유광 블랙과 화이트 세라믹을 베이스로 다이아몬드 세팅 유무와 스트랩 종류에 따라 총 여섯 가지 매력을 골라잡을 수 있다. 혹시 사이즈 때문에 남성들이 머뭇거리고 있다면 고정관념은 접어 두길 바란다. J12는 태생부터 남녀 모두의 손목을 완벽하게 책임져 온 가장 이상적인 ‘유니섹스 스포츠 워치’의 대명사니까.
쇼파드 ‘L.U.C 1860 크로노미터’ ©Chopard
쇼파드 ‘L.U.C 1860 크로노미터’ ©Chopard
CHOPARD | 매뉴팩처 설립 30주년의 축포를 쏘아 올린 주인공은 바로 ‘L.U.C 1860 크로노미터(L.U.C 1860 Chronometer)’다. 지름 36.5mm 루센트 스틸™ 케이스 안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압도하는 건 영롱한 ‘아뢰즈 블루’ 다이얼. 빛의 각도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깊고 푸른 강물을 다이얼에 그대로 담아냈다. 다이얼 중심부의 핸드 기요셰 패턴과 화이트 골드 마커의 밸런스는 시각적인 편안함까지 선사한다. 심장에는 1996년 탄생한 초기 무브먼트의 자랑스러운 진화형인 ‘칼리버 L.U.C 96.40-L’이 든든하게 숨 쉬고 있다.
에르메스 'H08 스켈레트’ ©Hermès
에르메스 'H08 스켈레트’ ©Hermès
HERMÈS | 원과 사각형이 공존하는 묘한 매력. ‘H08 스켈레트(H08 Squelette)’는 두 형태가 밀당하는 고유의 케이스 안에 새로운 ‘칼리버 H1978 S’를 결합했다. 뼈대를 훤히 드러낸 복잡한 스켈레톤 구조지만, 에르메스가 만지면 이토록 절제되고 우아해진다. 지름 39mm 블랙 DLC 코팅 티타늄 케이스와 세라믹 베젤로 건축적인 미를 뽐내며, 내부를 과감히 드러내면서도 미니트 트랙을 또렷하게 남겨 가독성 문제까지 깔끔하게 해결했다. 위빙 장식의 블루 러버 스트랩이 주는 스포티한 반전 매력은 덤이다.
위블로 ‘빅뱅 리로디드’ ©Hublot
위블로 ‘빅뱅 리로디드’ ©Hublot
위블로 ‘빅뱅 리로디드 킬리안 음바페’ 에디션 ©Hublot
위블로 ‘빅뱅 리로디드 킬리안 음바페’ 에디션 ©Hublot
HUBLOT | 위블로가 오픈워크의 대명사 빅뱅 유니코를 한 단계 더 진화시킨 ‘빅뱅 리로디드(Big Bang Reloaded)’로 돌아왔다. 지름 44mm의 대담한 케이스 안에서 6시 방향의 컬럼 휠과 8시 방향의 클러치가 컬러 액센트를 입고 선명하게 존재감을 뽐낸다. 가독성을 위해 3시 방향 카운터를 재설계하고 날짜창을 4시와 5시 사이로 옮겨 완벽한 균형미를 완성했다. 블루, 다크 그린, 올 블랙 세라믹(20주년 기념 에디션)과 독자적인 매직골드(15주년 기념 에디션), 그리고 티타늄과 블랙 세라믹 조합 등 총 다섯 가지 소재로 출시되며, 특허받은 원 클릭 시스템으로 스트랩을 간편하게 교체할 수 있다.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과의 짜릿한 협업 에디션은 이번 신작의 백미다. 축구 선수 ‘킬리안 음바페 에디션’은 그의 등번호를 상징하는 10시 인덱스만 킹 골드로 깔맞춤하고 6시 방향에 그의 모토를 새겼다. ‘우사인 볼트 에디션’은 6~8시 인덱스를 거꾸로 읽으면 그의 100m 세계 신기록인 ‘9.58초’가 되는 위트를 발휘했다. 번개 모양 초침은 물론, 케이스백에 실제 자메이카 흙까지 담았으니 시계 애호가라면 놓칠 수 없다. 각 200점 한정 생산.
IWC 샤프하우젠 ‘빅 파일럿 워치 퍼페추얼 캘린더 프로셋 어린 왕자 에디션’ ©IWC Schaffhausen
IWC 샤프하우젠 ‘빅 파일럿 워치 퍼페추얼 캘린더 프로셋 어린 왕자 에디션’ ©IWC Schaffhausen
IWC SCHAFFHAUSEN | IWC의 간판스타 퍼페추얼 캘린더가 ‘빅 파일럿 워치 퍼페추얼 캘린더 프로셋 어린 왕자(Big Pilot’s Watch Perpetual Calendar ProSet Le Petit Prince) 에디션’이라는 이름만큼이나 강력한 혁신을 들고 왔다. 새로운 ‘칼리버 82665’의 문페이즈는 무려 1040년 동안 단 하루의 오차만 허용하는 정밀함을 자랑한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날짜, 요일, 월, 문페이즈를 단 하나의 크라운으로 전부 조종할 수 있다는 편리함이다. 복잡하게 손가락 힘 빼지 말라는 IWC의 배려다. 로터 중앙에서 소행성에 다소곳하게 앉아 있는 어린 왕자의 골드 메달리온을 발견하는 순간, 마음을 빼앗기지 않을 도리가 없다.
예거 르쿨트르 ‘마스터 컨트롤 크로노미터’ ©Jaeger-LeCoultre
예거 르쿨트르 ‘마스터 컨트롤 크로노미터’ ©Jaeger-LeCoultre
JAEGER-LECOULTRE | 예거 르쿨트르가 최고 수준의 정확성을 보증하듯, 극도로 까다로운 자체 품질 인증 체계 ‘HPG(High Precision Guarantee)’를 도입하며 ‘마스터 컨트롤 크로노미터(Master Control Chronomètre)’ 컬렉션을 내놓았다. 완전히 새로워진 유려한 케이스와 일체형 3열 브레이슬릿의 조화가 매끄럽다. 스틸 버전에는 차가운 블루-그레이 다이얼을, 핑크 골드 버전에는 따뜻하고 아늑한 브론즈 선레이 다이얼을 매치했다. 데이트, 퍼페추얼 캘린더, 파워리저브까지 각각의 컴플리케이션을 품은 세 모델의 라인업을 보고 있자면, 예거가 시계 애호가들의 취향을 공략하기 위해 작정을 했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파네라이 ‘루미노르 31 지오르니’ ©Panerai
파네라이 ‘루미노르 31 지오르니’ ©Panerai
PANERAI | 매일 아침 시계 태엽을 감는 게 번거로웠던 이들에게 파네라이가 완벽한 해답을 제시했다. 단 한 번의 와인딩으로 무려 ‘한 달(31일)’ 동안 멈추지 않는 ‘루미노르 31 지오르니(Luminor 31 Giorni)’를 선보인 것. 파네라이의 아이디어 워크숍에서 7년간 매달린 결과물이다. 4개의 배럴에 무려 3.3m 길이의 메인스프링을 직렬로 배치해 한 달 파워리저브를 현실로 만들었다. 날짜 디스크는 평소엔 숨어 있다가 편광된 빛과 상호작용해 3시 방향의 작은 창에서만 모습을 드러내는 정교함까지 갖췄다. 우직한 지름 44mm, 전 세계 딱 200명만 이 압도적인 여유를 누릴 수 있다.
피아제 ‘폴로 시그니처’ ©Piaget
피아제 ‘폴로 시그니처’ ©Piaget
PIAGET 1979년 첫선을 보인 이후 럭셔리 스포츠 워치의 전설이 된 오리지널 폴로 워치. 그 헤리티지의 핵심인 수평 가드룬 장식을 다이얼 위에 대담하게 드리운 ‘폴로 시그니처(Polo Signature)’가 등장했다. 지름 42mm와 36mm 두 가지 사이즈, 스틸과 핑크 골드 소재의 조합은 물론 다이아몬드 세팅과 러버 스트랩 옵션까지 취향껏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그야말로 풍성하다. 100m 방수 성능까지 갖췄으니 평일 오피스 룩부터 주말 라운딩까지 이 시계 하나면 게임 끝이다.
롤렉스 ‘오이스터 퍼페츄얼’ ©Rolex
롤렉스 ‘오이스터 퍼페츄얼’ ©Rolex
ROLEX | 껍질을 꽉 다문 굴(Oyster)처럼 단단해 ‘오이스터’라 이름 붙은 롤렉스의 전설적인 방수 컬렉션이 어느덧 100주년을 맞았다. 이를 축하하기 위해 등판한 ‘오이스터 퍼페츄얼(Oyster Perpetual 41)’은 골드 크라운에 왕관 마크와 숫자 ‘100’을 새겨 대놓고 기념일임을 자랑한다. 특별한 표식은 다이얼 6시 방향의 ‘100 YEARS’ 문구로 이어지고, 로고와 미니트 트랙에는 롤렉스의 시그니처인 짙은 그린 컬러를 입혀 한정판의 품격을 높였다. 100년의 역사를 손목 위에 얹는 기분은 오직 이 시계를 소유한 자만의 특권이다.
태그호이어 ‘모나코 에버그래프’ ©Tag Heuer
태그호이어 ‘모나코 에버그래프’ ©Tag Heuer
TAG HEUER | 1969년생 전설적인 모나코가 오픈워크와 인버티드 구조를 결합해 ‘모나코 에버그래프(Monaco Evergraph)’로 다시 태어났다. 각진 사각형의 카리스마는 그대로 둔 채, 인체공학적 라인으로 착용감을 끌어올렸다. 이 시계의 진짜 무기는 태그호이어 랩이 5년 동안 연구한 새로운 ‘칼리버 TH80-00’에 있다. COSC 인증은 물론, 향후 10년간 별도의 서비스가 필요 없을 정도로 괴물 같은 내구성을 자랑한다. 서비스센터 직원들과 본의 아니게 긴 이별을 고하게 만드는, 그야말로 기술력의 승리다.
바쉐론 콘스탄틴 ‘오버시즈 셀프와인딩 울트라-씬’ ©Vacheron Constantin
바쉐론 콘스탄틴 ‘오버시즈 셀프와인딩 울트라-씬’ ©Vacheron Constantin
VACHERON CONSTANTIN | 바쉐론 콘스탄틴의 ‘오버시즈 셀프와인딩 울트라-씬(Overseas Self-Winding Ultra-Thin)’은 7.35mm라는 얇은 두께로 역대 가장 날씬한 오버시즈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7년의 연구 끝에 무브먼트 두께를 단 2.4mm로 줄인 덕분인데, 얇아졌다고 존재감까지 가벼워진 것은 아니다. 케이스와 브레이슬릿 전체를 플래티넘 소재로 제작해 손목 위에 얹는 순간 특유의 묵직한 존재감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날짜창과 초침까지 과감하게 배제한 살몬 래커 다이얼은 정적인 아우라를 풍긴다. 전 세계 255점 한정판이니 서둘러야 할 거다.
반클리프 아펠 ‘미드나잇 데이 앤 나잇 페이즈 드 룬’ ©Van Cleef & Arpels
반클리프 아펠 ‘미드나잇 데이 앤 나잇 페이즈 드 룬’ ©Van Cleef & Arpels
VAN CLEEF & ARPELS | 시간을 보는 것을 넘어 손목 위에서 우주를 감상하고 싶다면 반클리프 아펠의 ‘미드나잇 데이 앤 나잇 페이즈 드 룬(Midnight Jour Nuit Phase De Lune)’이 답이다. 화이트 골드 케이스 안에서 낮과 밤, 그리고 달의 위상이 정교하게 교차한다. 이 시계의 하이라이트는 8시 방향의 온-디맨드 버튼이다. 버튼을 누르면 약 10초간 밤하늘 디스크가 회전하며 황금빛 태양이 저물고, 자개로 만든 영롱한 달과 별들이 마중 나오는 경이로운 우주 쇼를 언제든 직관할 수 있다. 이 정도면 시계가 아니라 손목 위의 작은 천문대다.
제니스 ‘G.F.J. 칼리버 135’ ©Zenith
제니스 ‘G.F.J. 칼리버 135’ ©Zenith
ZENITH | 제니스의 영광 시대를 이끈 전설적인 아이콘이 돌아왔다. 과거 천문대 크로노미터 대회를 휩쓸었던 ‘칼리버 135’의 후손이 탄탈럼 슈트를 입고 ‘G.F.J. 칼리버 135(G.F.J. Caliber 135)’로 등판한 것. 가공하기 까다롭기로 악명 높은 탄탈럼 특유의 묘한 블루-그레이 톤이 지극히 미래지향적이다. 블랙 오닉스와 마더오브펄, 기요셰로 3분할 한 다이얼에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를 촘촘히 박아 우아함의 정점을 찍었다. 일오차 +/-2초 이내라는 경이로운 정확도를 자랑하지만, 전 세계 단 20명만 이 완벽함을 소유할 수 있다.

양정원 기자(스위스 제네바) neiro@hankyung.com | 사진 각 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