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년 역사의 세계적인 하이 주얼러 '티파니앤코'가 '파리 장식미술관(Musée des Arts Décoratifs)'과 손잡고 전설적인 디자이너 쟌 슐럼버제의 창의적 유산을 보존하기 위한 장기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약 5,000점에 달하는 오리지널 스케치와 5,000여 점의 아카이브 자료를 정밀 복원·디지털화해 그의 방대한 예술적 유산을 체계적으로 기록할 예정이다.
쟌 슐럼버제, 초기 버드 온 어 락 브로치, 골드와 플래티넘 소재에 라피스 라줄리, 다이아몬드 및 팬시 컬러 다이아몬드 세팅, 1965년, 버니 멜론 컬렉션(1910~2014), 버지니아 미술관(The Virginia Museum of Fine Arts), 2015.109 ©THE Virginia Museum of Fine Arts/Estate of Mrs Paul Mellon
쟌 슐럼버제, 초기 버드 온 어 락 브로치, 골드와 플래티넘 소재에 라피스 라줄리, 다이아몬드 및 팬시 컬러 다이아몬드 세팅, 1965년, 버니 멜론 컬렉션(1910~2014), 버지니아 미술관(The Virginia Museum of Fine Arts), 2015.109 ©THE Virginia Museum of Fine Arts/Estate of Mrs Paul Mellon
파트너십을 기념해 티파니앤코는 오는 10월 6일까지 열리는 ‘2026 파리 패션 위크(Paris Fashion Week® 2026)’ 기간 중 파리 장식미술관에서 ‘I Am Only a Pencil’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인다. 버지니아 미술관(Virginia Museum of Fine Arts)도 협력 기관으로 참여하는 이번 행사는 오리지널 드로잉과 아카이브,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탄생한 완성작을 나란히 공개하며 그의 독창적인 미학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1837년 설립된 티파니앤코는 1956년 쟌 슐럼버제를 영입하며 브랜드 워치&주얼리 역사에 위대한 전환점을 맞았다. 자연의 비정형적 형태와 색채, 빛과 움직임에서 영감을 받은 그는 새와 식물, 해양 생물을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재해석했다. 그의 작품은 하우스 특유의 대담함과 유쾌함을 만나 당대 스타일 리더들의 큰 사랑을 받았으며, 오늘날까지 하우스의 핵심 아이덴티티로 전해지고 있다.

‘I Am Only a Pencil’ 프레젠테이션은 하나의 스케치가 실물 주얼리로 승화하기까지의 창작 여정을 추적한다. 초선 드로잉부터 작업실 기록 사진을 거쳐, 튤립(Tulips), 자스민(Jasmine), 플룸(Plumes) 네크리스 등 대표작과 설계 도면을 함께 배치해 섬세한 장인정신을 증명한다. 이어지는 공간에서는 초현실주의 오브제 다르와 오트 쿠튀르 패션이 그의 컬렉션에 미친 예술적 스펙트럼도 함께 살핀다.
쟌 슐럼버제, 1961, 파리 장식미술관(MAD) 보관 ©티파니 아카이브
쟌 슐럼버제, 1961, 파리 장식미술관(MAD) 보관 ©티파니 아카이브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하우스를 상징하는 대작 ‘버드 온 어 락(Bird on a Rock)’이 장식한다. 특히 쟌 슐럼버제의 오랜 친구이자 백악관 로즈 가든을 디자인한 저명한 원예가 레이첼 램버트 ‘버니’ 멜론(Rachel Lambert ‘Bunny’ Mellon)이 소장했던 희귀 초기 브로치 실물이 공개된다. 청명한 라피스 라줄리 원석 위에 상징적인 새가 자리한 독보적인 디자인이다.

이번 결실은 쟌 슐럼버제의 오리지널 드로잉과 아카이브, 완성작을 한자리에서 최초로 선보인다는 점에서 뜻깊다. 티파니앤코와 두 미술관의 공동 노력은 섬세한 종이 아카이브를 장기적으로 보존해 향후 하이 주얼리 연구와 미래 세대의 디자이너들에게 깊은 영감을 전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양정원 기자 ne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