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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월 잭슨홀 발언으로 본 주가·환율 시나리오[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미국 와이오밍 주 작은 휴양 도시에서 열렸던 ‘2023 잭슨홀 미팅’이 끝났다. 금리 변경 적정성 평가, 중립 금리 추정, 물가 목표치 상향 등 새로운 통화 정책을 모색하기 위한 이론적 근거를 놓고 세계적인 석학과 각국 중앙은행 총재 간에 열띤 토론을 벌였지만 쉽게 결론이 나지 않았다. 그런 만큼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발언에 더 집중됐다. 파월 의장의 잭슨홀 발언을 여름휴가철 이후 Fed의 통화 정책 방향과 관련해 의미가 큰 것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단골 주제인 경제 전망은 “경기가 괜찮다”고 하면서 구체적인 수치는 9월 전망으로 넘겼다. 양대 책무와 관련해 고용 시장은 “건전하다”는 종전의 방침을 반복했고 물가 안정 문제는 말을 아꼈다.금리 변경 방향에 대한 3가지 시나리오시장 참여자가 바라던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여부는 어떤 신호를 주지 못함에 따라 금리 변경 방향과 증시 앞날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각이 나오고 있다. 1년 전에는 파월 의장의 강한 매파 발언으로 1%포인트 금리 인상안이 부각되면서 9월 Fed 회의 때까지 다우존스지수가 4000포인트 이상 급락하는 ‘잭슨홀 악몽’이 나타났다. Fed와 파월 의장의 의향을 알 수 있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잭슨홀 발언을 토대로 올해 9월 Fed 회의에서 논의될 수 있는 방안은 세 가지다. 1안은 금리 0.5%포인트 인상과 양적 긴축(QT) 475억 달러, 2안은 금리 0.25%포인트 인상과 QT 475억 달러, 3안은 금리 동결과 QT 475억 달러 혹은 폐지하는 시나리오다. 9월 19일부터 양일간 열리는 Fed 회의까지 최악 시나리오인 1안이 부각되면 올해 잭슨홀 악몽은 1년 전보다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2023.09.02 06:00:03

    파월 잭슨홀 발언으로 본 주가·환율 시나리오[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2023 잭슨홀 미팅, 어느 해보다 주목받는 이유는[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8월 24일부터 이들 동안 미국 와이오밍 주에 속한 작은 휴양 도시에서 열릴 ‘2023 잭슨홀 미팅’에 전 세계인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엔데믹(주기적 유행) 시대를 맞아 각종 기준금리 체계에 많은 변화가 있기 때문이다. 올해 잭슨홀 미팅 결과에 따라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변화하는 각종 기준금리 체계가장 큰 변화는 1960년대 중반 이후 국제 조달 시장에서 기준금리로 활용해 온 런던 시중은행 간 금리, 즉 ‘리보 금리(LIBOR : London Inter Bank Overnight Rate)가 올해 6월 말부터 완전히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금융 위기 이후 각종 조작 사건에 휘말리면서 기준금리의 생명인 신뢰가 땅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당사국인 영국이 리보 금리 퇴출을 결정한 이후 영국 잉글랜드은행(BOE), 미국 중앙은행(Fed)을 중심으로 리보 금리를 대체할 새로운 기준금리를 연구해 왔다. Fed가 가장 먼저 제시한 것은 ‘담보부 조달 금리(SOFR : 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다. 산출 방식은 시장 참여자의 실제 거래 금액을 감안한 중간 금리라는 점은 리보 금리와 비슷하다. 하지만 SOFR은 무담보인 리보 금리와 달리 담보부 금리인 데다 익일물 확정 금리라는 점에서 구별된다. 하루 평균 거래 금액도 최소 8000억 달러가 넘어 5억 달러에도 못 미친 리보 금리와 커다란 차이가 난다. 리보 금리가 문제가 됐던 조작이 사실상 불가능해져 기준금리의 생명인 신뢰를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리보 금리와 함께 또 하나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 : Federal Fund Rate)도 ‘익일 환매 금리(ON RRP : Overnight Repurchase Agreement)’로 대체될 확률이 높다. 2015년부터 보조 지표로 삼아 검토해

    2023.08.20 06:02:01

    2023 잭슨홀 미팅, 어느 해보다 주목받는 이유는[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美 중앙은행 금리 인상 후유증, 상업용 부동산 부실[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2021년 4월 이후 전 세계인에게 고통을 줬던 인플레이션이 각국 중앙은행의 통제권에 속속 들어오고 있다. 지난 6월 미국의 소비자물가(CPI) 상승률과 근원 CPI 상승률은 각각 3%, 4.8%로 크게 둔화했다. 같은 달 한국의 CPI 상승률은 2.7%로 3% 밑으로 떨어졌다. 다른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물가 지표에 대한 재평가도 나오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변경할 때 중요한 잣대로 삼는 근원 CPI 상승률은 유럽 방식으로 귀속 임대료(OER : Owner’s Equivalent Rent)를 빼 재산출하면 2.3%로 더 떨어진다. 더 이상 금리 인상이 필요 없는 수준이다. OER은 자가 소유자가 내지 않는 상상 속의 임대료를 말한다.물가 안정, 금리 인상 효과? “No!”궁금한 것은 물가가 안정되는 것이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효과라는 점이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노(No)’다. 작년 3월 Fed가 처음 금리를 올린 이후 4개월이 지난 때부터 물가가 안정되기 시작한 점을 감안하면 명확한 인과 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Fed가 추정하는 통화 정책 시차는 아무리 짧게 잡아도 9개월이기 때문이다. 물가 하락 속도도 너무 빠르다. 미국의 CPI 상승률은 불과 1년 만에 9.1%에서 3.0%로 3분의 1 수준으로 급락했다. 지난 20년 동안 저금리 시대가 지속돼 통화 정책 전달 경로상 금리 변화와 총수요 간의 관계가 비탄력적인 유동성 함정에 처한 여건에서는 금리 인상이 물가를 빠르게 떨어뜨릴 수 없다. 다른 요인이 결부돼 있다. 2년 전 물가 문제가 불거질 당시 미국 경기가 좋은 때는 아니었다. 전례가 없었던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공급망 차질 등이 발생하면서 각종 공급 비용이 급증한 것이 물가를 부추긴 요인이다. 금리 인상은 경기 과열로 물가가

    2023.08.05 06:00:05

    美 중앙은행 금리 인상 후유증, 상업용 부동산 부실[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파월의 스테이블 코인 발언…코인 투자자, 쨍하고 해뜨나[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테라·루나 사건 등으로 난타당했던 코인 투자자들이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비트코인에 대해 스테이블 코인, 즉 화폐 기능을 인정한 말 한마디에 ‘쨍하고 해 뜰 날이 다시 올 것인지’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성급한 코인 투자자들을 위해 과연 비트코인이 파월 의장의 발언대로 스테이블 코인이 될 수 있는지 베네수엘라의 사례를 통해 알아본다.‘페트로’로 짚어보는 가상자산5년 전 정부 주도의 첫 가상자산이 나와 지금처럼 코인 투자자의 가슴을 설레게 한 적이 있었다.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라 정부가 발행했던 ‘페트로(petro)’다. 총 물량은 1억 개로, 1페트로의 가치는 베네수엘라산 원유 1배럴 가격에 연동해 60달러다. 계획했던 물량이 다 팔렸다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6조5000억원에 달하는 재원을 마련할 수 있었다.목적은 디폴트 타개다. 고유가를 바탕으로 ‘모든 국민에게 무상 원조’라는 비현실적인 ‘차베스‧마두라 구상’이 국제 유가가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경제를 파탄으로 내몰았기 때문이다. 법정 화폐인 볼리비아화가 휴지가 된 여건에서 이를 바탕으로 한 디폴트 타개책은 백약이 무효가 될 수밖에 없었다.베네수엘라 경제는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 빠졌다. 특히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차베스에 이어 마두라 시대에도 하이퍼 인플레이션 국면이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경제고통지수(실업률+소비자 물가상승률)가 더는 견디지 못할 만큼 치솟자 조국을 등지고 콜롬비아·칠레·브라질 등 인접국으로 떠난 국민이 30%가 넘는다.성공 여부를 떠나 페트로는 화폐 발행 역사상 큰 의미가 있다. 정부 주도의 첫 가상자산이라는 점이다. 페트로 발행

    2023.07.23 06:00:02

    파월의 스테이블 코인 발언…코인 투자자, 쨍하고 해뜨나[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거세지는 中 경제 정점론…탈출하라, ‘알타시아’로[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피크 아웃 차이나(peak out china).” 영국의 경제 전문지인 이코노미스트가 5월 생산자 물가, 소매 판매, 산업 생산, 고정 자산, 부동산 등 대부분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게 발표된 이후 곧바로 나온 중국 경제에 대한 시각이다. 청년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았다.중국 경제 정점론주목해야 할 것은 이번에는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점이다. 타이타닉호가 암초를 만난 위급한 상황에서 선장의 판단 미스가 침몰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이 됐던 것처럼 위기 국면에 놓여 있는 중국 경제가 시 주석이 제대로 조정 역할을 하지 못함에 따라 주저앉을 수밖에 없다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첫째, 2년 전 시 주석은 자신에게 주어진 최대 과제부터 해결하지 못했다. 1921년 설립된 중국 공산당은 100년이 되는 2021년 인민 모두가 평등하게 잘사는 ‘샤오캉’ 사회를 구축한다는 원대한 계획을 갖고 있었다. 10년 전에 취임했던 시 주석은 그 어느 것보다 이 과제를 마무리하는 것이 최대 임무였다.하지만 집권 이후 중산층이 무너져 인구 피라미드상 밑바닥에 해당하는 빈곤층(BOP)이 두터워지고 이 계층에 속하는 인민들이 느끼는 경제고통지수는 공산당 창당 이후 최고조에 달했다. 시 주석은 샤오캉 사회 구축 실패에 따른 반성조차 없어 오히려 작년 10월 절대 군주에 해당하는 ‘영수’에 등극했다.둘째, 목표 성장률을 연속해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계획 경제에서 목표 성장률 달성 여부는 최고 통수권자의 능력 평가에 직결된다. 지난 1분기 성장률 4.5%를 놓고 중국 내부적으로는 예상 선인 4%를 웃돈 것에 의미를 부여했지만 미국을 비롯한 국제 시각은 목표 성장률 하단

    2023.07.08 06:00:01

    거세지는 中 경제 정점론…탈출하라, ‘알타시아’로[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엔데믹 시대,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지난 3년 4개월 동안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에 커다란 충격을 준 코로나19 사태가 공식적으로는 마감됐다. 지난 5월 유엔이 코로나19 방역 체제 해제를 선언한 데 이어 한국도 6월부터 동참했기 때문이다. 모든 예측 기관은 엔데믹(주기적 유행) 시대에도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는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엔데믹에도 어려운 경제 상황두 가지 요인 때문이다. 하나는 코로나19 사태가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은 채 엔데믹 시대를 맞는 ‘미완성에 따른 두려움’이다. 다른 하나는 코로나19 사태에서 입증됐듯이 엔데믹 시대에도 ‘혼돈 속에 대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앞날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놓지 못한 것에 따른 우려가 겹치고 있다.엔데믹 시대에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는 환경 면에서는 ‘뉴 노멀’에서 ‘뉴 앱노멀’, 위험 관리 면에서 ‘불확실성’에서 ‘초불확실성’으로 한 단계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 앱노멀‧초불확실성 시대가 무서운 것은 어느날 갑자기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경고한 초거대 위협(mega threats)’이 닥친다는 점이다. 엔데믹 시대를 맞은 지난 한 달 동안 세계 경제는 ‘속이 꽉 찬 버거(solid burger)’가 아니라 ‘속이 빈 버거(nothing burger)’가 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외형상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경제 질서를 주도해 온 국제기구와 국제 규범이 남아 있더라도 실질적인 역할과 구속력은 더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 속을 채워줄 새로운 국제기구와 국제 규범이 태동될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미국과 중국이 경제 패권을 놓고 대립하는 과정에서 ‘화합’보다 ‘편 가르기’에 더 열을 올리고 있다.최악의 경우 무정

    2023.06.26 06:00:01

    엔데믹 시대,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변곡점을 맞는 세계 경제와 글로벌 증시[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하반기를 앞두고 세계 경제와 글로벌 증시가 변곡점을 맞고 있다. 지난 3년 4개월 동안 세계 경제에 커다란 충격을 몰고 왔던 코로나19 시대는 마감됐다. 세계 경제 질서를 주도할 미국과 중국 관계는 지난 5월 같은 시기에 열렸던 선진 7개국(G7) 정상회의와 중국‧중앙아시아 간 회담을 계기로 ‘디커플링(decoupling : 탈동조화)’에서 ‘디리스킹(de-risking : 위험 축소)’으로 바뀔 기류가 조성되고 있다.미·중 관계, 좋아질 수 있을까디커플링과 디리스킹의 실체는 게임 이론을 통해 보면 명확해진다. 각국 간 관계를 조명할 때 자주 활용되는 이 이론은 참가국 간 승자와 패자가 분명하게 판가름 나는 ‘노이먼·내시식 게임’과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섀플리·로스식 게임’으로 나뉜다. 디커플링은 이기적 게임인 전자에, 디리스킹은 공생적 게임인 후자에 해당한다.1970년대 들어서자마자 ‘핑퐁 외교’로 상징되는 미‧중 간 관계는 ‘커플링(coupling : 동조화)’에서 출발했다. 5월 27일 100세를 맞은 헨리 키신저 당시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끌어 냈다. 닉슨의 방문 이후 베트남 종전이 선언된 데 이어 1979년 미‧중 간 국교가 수립됐다.국교 수립 이후 2012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하기 직전까지 미‧중 간 관계는 ‘워싱턴 컨센서스’로 대변된다. 1989년 존 윌리엄슨 미국 정치·경제학자에 의해 만들어진 이 개념은 중국을 포함한 비서구 국가를 글로벌화와 시장 경제에 편입시켜 궁극적으로 미국의 세력 확장을 위한 전략을 말한다.미국과의 국교 수립 이후 중국의 대외 경제 정책 기조인 ‘도광양회(韜光養晦 :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참고 기다린다)’는 워싱턴 컨

    2023.06.10 06:00:16

    변곡점을 맞는 세계 경제와 글로벌 증시[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엔데믹 시대 세계 경제, 어떻게 될까[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세계보건기구(WHO)는 5월 지난 3년 4개월 동안 모든 세계인에게 커다란 충격을 준 코로나19 방역 체제를 해제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한국 정부도 6월부터 WHO의 조치에 따른다고 발표했다. 엄격히 따진다면 앞으로는 코로나19와 같이 가는 위드 코로나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코로나19 끝나도 계속될 패권 다툼디스토피아 위기의 첫 사례인 코로나19 사태는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종전에 생각할 수 없었던 커다란 변화를 몰고 왔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의 말을 빌린다면 ‘초거대 위협(mega threats)’을 초래했다. 엔데믹(주기적 유행) 시대에 접어들더라도 코로나19 사태로 나타난 뉴 앱노멀 현상은 앞으로 더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그 어느 분야보다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세계 경제 질서는 각국 간 관계가 ‘이미 신냉전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미국과 중국 간 패권 다툼이 더 심해지는 추세다. 경제 분야에서 시작된 양국 간 패권 다툼은 이제는 정치·군사·문화·인종에 이르기까지 복합적·중층적 성격을 띠고 있다.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면서 양국 간 패권 다툼이 동맹국과의 편 가르기 양상으로 치닫는 것은 엔데믹 시대에 더 주목해야 할 변수다. 미국은 전통적인 동맹국뿐만 아니라 인도·한국 등 지정학적 요충지를 축으로 하는 새로운 협력 프레임을 구축하고 있다. 중국도 사회주의 국가와 브릭스 국가를 중심으로 한 반미 프레임 구축에 분주하다. 코로나19 사태는 세계 경제를 한순간에 ‘원시형 구조’로 바꿔 놓았다. 원시형 경제는 앞날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절벽형’, 선점 여부가 중요한 ‘화전인식’, 하늘만 쳐다보는 ‘천우신조형’,

    2023.05.31 06:00:07

    엔데믹 시대 세계 경제, 어떻게 될까[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찰스 3세 대관식 끝났다…영국의 앞날은[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영국 국왕 대관식은 영연방 국가들의 충성 의무를 재확인하는 축제 기간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달랐다. 찰스 3세 대관식 직전에 영연방의 대부 격인 호주의 대반란, 즉 자국 국민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5호주 달러에 찰스 3세의 문양을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과연 영연방 형태로 남은 대영 제국은 어떻게 될까.런던의 위상, 대륙의 변방 금융지로영연방의 태동은 20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세계 경제의 중심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넘어갈 조짐을 보이자 옛 영화를 부활시키기 위해 ‘하나의 유럽 구상’이 나왔지만 출발부터 시련이 닥쳤다. 선민의식을 갖고 있는 영국과 이를 반대하는 대륙 간의 역사적 앙금이 재발했기 때문이다.독일의 제1차 세계대전 책임과 미국 경제의 대공황 시작으로 해가 지지 않는 대영 제국의 영화를 되찾는 분위기가 성숙되면서 1931년 영연방이 태동했다. 다른 지역 블록과 달리 느슨한 형태의 영연방은 현재 참가국 52개국, 인구 25억 명에 이르는 세계 최대 지역 협의체다. 주요 20개국(G20)과 비슷하게 운용된다.영연방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잠시 전성기를 누리다가 미국 주도의 팍스 아메리카나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뒷전으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가장 빨리 쇠퇴한 곳은 경제 분야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과 국제통화기금(IMF)을 양대 축으로 한 세계 경제 질서가 정착되면서 영연방 국가의 탈퇴 조짐까지 일기 시작했다.위기의식을 느낀 영국은 1973년 뒤늦게 유럽연합(EU)에 가입했다. 두 차례 대전으로 구체화되지 못했던 하나의 유럽 구상은 1957년 로마조약을 기점으로 EU로 재출범한 이후 순조롭게 성장했다

    2023.05.15 06:00:04

    찰스 3세 대관식 끝났다…영국의 앞날은[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심화하는 '미‧중 머니 게임'…최종 승자는 누구[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3월 중순 이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서 비롯된 미국 지방 은행의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모든 위기가 유동성 위기, 시스템 위기, 실물 경기 위기 순으로 전개되는 과정에서 바이든 정부는 시스템 위기로 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상황이다. 이런 노력이 무산된다면 제2의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악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유동성 위기 해소해야바이든 정부의 초기 대응은 리먼 사태 때 오바마 정부와는 분명히 다르다. 위기 극복의 주체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리먼 사태 당시에 각각 부통령과 미국 중앙은행(Fed)의 부의장으로 경험이 풍부하다. 위기 극복의 근거가 되는 단일 금융법(도드-프랭크법)도 갖춰 놓고 있다.    최대 과제인 시스템 위기로 점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유동성 위기를 푸는 것이 급선무다. 구제 금융으로 도덕적 해이를 낳았던 리먼 사태의 교훈을 살려 자기 책임의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예금자는 확실히 보호해 추가 인출을 방지하는 대신 책임져야 할 금융사와 투자자의 자산은 조기에 파산시키거나 처분해 유동성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리먼 사태에 따른 낙인 효과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뉴 앱노멀 리스크로 신용 경색이 좀처럼 풀리지 않는 상황이다. 신용 경색의 대표 지수인 시장 심도(market depth)지수는 SVB 사태 이전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국채 변동성 지표인 무브(move)지수도 코로나19 사태 직후보다 높다.문제는 바이든 정부는 신용 경색을 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중국은 국채를 내다 팔아 미국의 돈줄을 더 조이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미국 국채 매각 속

    2023.04.03 06:00:30

    심화하는 '미‧중 머니 게임'…최종 승자는 누구[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실리콘밸리은행 사태…Fed 무용론 나오는 이유[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올린 지 어느덧 1년을 맞았다. 지난 1년 동안 금리 인상 과정은 숨 가쁘고 거칠고 변화무쌍했다. 첫 금리 인상 이후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빅 스텝(0.5%포인트),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으로 회의 때마다 금리 인상 폭이 높아지다가 지난해 12월 회의를 계기로 빅 스텝으로 낮아지면서 올해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나올 만큼 피벗(pivot), 즉 방향 전환됐다.세계 중앙은행 격인 Fed의 통화 정책은 곧바로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도 Fed를 따라가기에 바빴다. 20년 이상 동안 ‘저물가·저금리’ 국면에 몸에 익었던 경제 주체뿐만 아니라 주식 시장을 비롯한 금융 시장도 혼선을 겪었다. ‘대(大‧great)’자가 붙을 만큼 격변과 혼선을 치를 만큼 1년이 지난 시점에서 ‘과연 인플레이션(이하 인플레)이 잡혔는가’ 하는 점이다.지난 1년, 의도한 효과 거두지 못해올해 경제 실상이 반영되는 통계가 지난 2월부터 속속 발표되기 시작하면서 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월 미국의 인플레 3대 지표인 소비자물가(CPI) 상승률, 생산자물가(PPI) 상승률, 개인 소비 지출(PCE) 가격 상승률이 모두 예상을 웃돌았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를 계기로 우려해 왔던 구성의 오류(fallacy of composition), 즉 거시적으로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과정에서 미시적으로 디폴트가 발생하고 있다.모든 경제 정책 가운데 통화 정책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 통화 정책은 의도했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생명인 ‘선제성(preemptive)’을 잘 지켜야 한다. 통화 정책 목표가 다수일 때는 ‘틴버겐 정리(Tinbergen theorem)’에 따라

    2023.03.20 06:00:10

    실리콘밸리은행 사태…Fed 무용론 나오는 이유[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한국은행 통화 정책,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하나[한상춘의 국제 경제 심층 분석]

    모든 경제 정책 중 통화 정책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 세계가 하나가 된 여건에서는 글로벌 흐름에 동참해야 하고 각국 고유의 법화(法貨‧legal tender) 시대에서는 자국의 여건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두 여건 간 균형을 잃을 때는 부작용이 크게 나타난다.글로벌 흐름과 자국 여건 모두 따져야한국의 통화 정책은 특히 어렵다. 수출 등 실물 부문의 여건인 중국 비율이 높은 대신 금융 부문은 미국 편향적이기 때문이다. 각종 규제 등으로 실물과 금융 간의 연계성은 그 어느 국가보다 떨어진다. 두 부문 간 불연속성은 케인스언의 통화 정책 경로상 금리 변화와 총수요 간 탄력성을 약화시켜 통화 정책 효과를 제한한다.    통화 정책은 의도했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생명인 ‘선제성(preemptive)’을 잘 지켜야 한다. 금융 위기 이후처럼 통화 정책 목표가 다수일 때는 틴버겐 정리에 따라 목적에 적합한 수단을 가져가야 한다. 갈수록 강해지는 정치적 포퓰리즘에서 벗어나 독립성을 지켜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코로나19발 통화 정책의 후유증을 처리하기 위한 출구 전략은 한국은행이 가장 빨리 추진했다. 금리를 가장 많이 내리고 돈을 가장 많이 풀었던 미국 중앙은행(Fed)보다 7개월 앞서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첫 금리 인상 당시 성장률이 0.3%(2021년 3분기)로 워낙 낮아 경기·금리·물가 간 트릴레마 국면에 처할 것이라는 비판이 처음부터 제기됐다.    한국은 통화 정책 시차가 1년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시기적으로 2021년 8월 이후 추진해 온 금리 인상 효과를 평가해 볼 수 있는 충분한 때가 됐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금리를 올릴 때 내걸었

    2023.03.06 06:00:08

    한국은행 통화 정책,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하나[한상춘의 국제 경제 심층 분석]
  • Fed의 통화 정책, 주목해야 할 3가지 포인트[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지난해 3월부터 숨 가쁘게 올려 왔던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정책이 3월이면 1년을 맞는다. Fed뿐만 아니라 각국 중앙은행도 경기와 증시 그리고 통화 정책 여건이 바뀌었다. 앞으로는 피벗(pivot), 즉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언제 내릴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다.대거 교체된 FOMC 보드 멤버Fed가 금리를 인상한 지 1년을 맞아 앞으로 통화 정책이 어떻게 될 것인지를 내다볼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금리 결정권을 가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보드 멤버들이 대거 교체된 점이다. 지난해 금리가 말이 뛰는 식으로 인상된 데는 FOMC 보드 멤버들이 강한 매파 성향의 위원들도 채워졌기 때문이다. 최고 금리를 7%까지 올려야 한다는 제임스 블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 자이언트 스텝을 주도한 로레타 메스트 클리블랜드연방은행 총재와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연방은행 총재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1월 말 열린 올해 첫 Fed 회의부터 이들이 빠지는 대신 오스턴 굴스비 시카고연방은행 총재,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연방은행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연방은행 총재 등과 같은 비둘기파 성향을 지닌 인사들이 새롭게 들어왔다. Fed 내부 인사 중 “최고 금리가 4.5% 이상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레이얼 브레이너드 통화정책담당 부의장이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으로 입김이 더 세지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Fed의 금리 정책 잣대인 개인 소비 지출(PCE) 물가 상승률이 최고 금리를 하향 교차한 점도 주목해야 한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 임금과 물가 간 악순환 고리(wage-price spiral)가 차단될 확률

    2023.02.20 06:00:10

    Fed의 통화 정책, 주목해야 할 3가지 포인트[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거세지는 美 국가 부도 논쟁과 ‘백금의 화폐화’ 방안[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토끼 해인 계묘년에 들어서자마자 미국의 국가 채무가 연방 부채 상한에 도달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부채의 화폐화(bond monetization)’ 논쟁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종전과 차이는 ‘백금의 화폐화(platinum monetization)’ 방안이 거론된다는 점이다.세계 부채 총 300조 달러 육박 부채의 화폐화는 각국의 재정 당국이 발행한 적자 국채를 중앙은행이 사주는 정책을 말한다. 재원의 원천을 자산이 아니라 부채로 한다는 점과 시장이 아니라 발권력을 갖고 있는 중앙은행이 나선다는 점에서 모든 정책 여지가 소진됐을 때 가장 마지막에 동원하는 비전통적인 재정 수단이다.같은 각도로 조 바이든 정부가 공화당의 반대로 연방 부채 상한이 조정되지 않으면 국가 부도 방지 최후 방안으로 거론되는 백금의 화폐화 방안은 미 재무부가 발행하는 백금 1조 달러의 동전을 미국 중앙은행(Fed)이 사주는 방안을 말한다. 영구채(consol bond) 발행, 바이 백(buy back) 등 제3의 부도 방지안도 함께 거론된다.    모든 경제 정책은 양면성을 갖는다. 의도했던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부작용이 크게 나타나 정책 당국이 경제를 망치는 경우가 발생한다. 특히 부채의 화폐화와 같은 비전통적인 정책일수록 ‘정부의 실패’로 연결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위기 국면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시스템이 작동하기 시작하면 곧바로 정상화시키는 출구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으로 세계 정부와 기업 그리고 개인이 진 부채는 총 300조 달러에 육박해 한국 돈으로 35경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작년 한 해 세계 200여개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을 합친 것의 4배에 달

    2023.02.06 06:00:23

    거세지는 美 국가 부도 논쟁과 ‘백금의 화폐화’ 방안[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상승이냐 하락이냐” 2023년 환율, 예측해 보니[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2023년 토끼의 해인 계묘년을 맞은 연초에 각종 예측이 또다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얼마나 믿어야 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에 빠져 있는 것이 요즘 경제 주체들의 현실이다. 신년을 맞아 경기·금리·주가·환율 등 네 분야에서 어떻게 예측해야 할지, 그 방법을 제시한다. 넷째 주제인 환율 예측 방법을 다룬다. <편집자 주> 한 나라의 경제 발전 단계와 재테크 수단을 연관시키다 보면 경제 발전 단계 초기에는 주식이 관심을 받고 금융 상품·부동산·채권 순으로 높은 수익률을 얻는 것이 정형화된 사실이다. 문제는 경제 발전 단계가 어느 수준에 도달하고 경제 시스템이 갖춰지다 보면 재테크 수단 간 평균 수익률이 비슷해진다는 점이다. 특정국이 이 단계에 도달하면 자금이 경제 전반에 골고루 분산돼 균형된 경제 발전이 가능해진다. 이럴 때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재테크 수단은 바로 ‘환테크’다.    환율, 나라의 경제 실상 반영하는 얼굴한국도 환테크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하루 환율 변동 폭이 해가 지날수록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도적으로도 이미 개인들이 해외 주식과 부동산 그리고 각종 글로벌 투자 상품에 가입할 때 모든 규제가 철폐돼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가운데 실제로 주식과 부동산을 중심으로 해외 투자도 많이 하고 있다. 그만큼 환율 움직임도 이제는 재테크의 필요한 지식이 됐다.이론적으로 환율은 ‘그 나라의 경제 실상을 반영하는 얼굴’이라고 부른다. 그런 만큼 실로 많은 변수가 환율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대체로 한국 경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유리한 요인이 발생하면 원‧달러 환율이

    2023.01.03 06:00:01

    “상승이냐 하락이냐” 2023년 환율, 예측해 보니[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