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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리콘밸리은행 사태…Fed 무용론 나오는 이유[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올린 지 어느덧 1년을 맞았다. 지난 1년 동안 금리 인상 과정은 숨 가쁘고 거칠고 변화무쌍했다. 첫 금리 인상 이후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빅 스텝(0.5%포인트),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으로 회의 때마다 금리 인상 폭이 높아지다가 지난해 12월 회의를 계기로 빅 스텝으로 낮아지면서 올해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나올 만큼 피벗(pivot), 즉 방향 전환됐다.세계 중앙은행 격인 Fed의 통화 정책은 곧바로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도 Fed를 따라가기에 바빴다. 20년 이상 동안 ‘저물가·저금리’ 국면에 몸에 익었던 경제 주체뿐만 아니라 주식 시장을 비롯한 금융 시장도 혼선을 겪었다. ‘대(大‧great)’자가 붙을 만큼 격변과 혼선을 치를 만큼 1년이 지난 시점에서 ‘과연 인플레이션(이하 인플레)이 잡혔는가’ 하는 점이다.지난 1년, 의도한 효과 거두지 못해올해 경제 실상이 반영되는 통계가 지난 2월부터 속속 발표되기 시작하면서 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월 미국의 인플레 3대 지표인 소비자물가(CPI) 상승률, 생산자물가(PPI) 상승률, 개인 소비 지출(PCE) 가격 상승률이 모두 예상을 웃돌았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를 계기로 우려해 왔던 구성의 오류(fallacy of composition), 즉 거시적으로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과정에서 미시적으로 디폴트가 발생하고 있다.모든 경제 정책 가운데 통화 정책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 통화 정책은 의도했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생명인 ‘선제성(preemptive)’을 잘 지켜야 한다. 통화 정책 목표가 다수일 때는 ‘틴버겐 정리(Tinbergen theorem)’에 따라

    2023.03.20 06:00:10

    실리콘밸리은행 사태…Fed 무용론 나오는 이유[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한국은행 통화 정책,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하나[한상춘의 국제 경제 심층 분석]

    모든 경제 정책 중 통화 정책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 세계가 하나가 된 여건에서는 글로벌 흐름에 동참해야 하고 각국 고유의 법화(法貨‧legal tender) 시대에서는 자국의 여건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두 여건 간 균형을 잃을 때는 부작용이 크게 나타난다.글로벌 흐름과 자국 여건 모두 따져야한국의 통화 정책은 특히 어렵다. 수출 등 실물 부문의 여건인 중국 비율이 높은 대신 금융 부문은 미국 편향적이기 때문이다. 각종 규제 등으로 실물과 금융 간의 연계성은 그 어느 국가보다 떨어진다. 두 부문 간 불연속성은 케인스언의 통화 정책 경로상 금리 변화와 총수요 간 탄력성을 약화시켜 통화 정책 효과를 제한한다.    통화 정책은 의도했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생명인 ‘선제성(preemptive)’을 잘 지켜야 한다. 금융 위기 이후처럼 통화 정책 목표가 다수일 때는 틴버겐 정리에 따라 목적에 적합한 수단을 가져가야 한다. 갈수록 강해지는 정치적 포퓰리즘에서 벗어나 독립성을 지켜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코로나19발 통화 정책의 후유증을 처리하기 위한 출구 전략은 한국은행이 가장 빨리 추진했다. 금리를 가장 많이 내리고 돈을 가장 많이 풀었던 미국 중앙은행(Fed)보다 7개월 앞서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첫 금리 인상 당시 성장률이 0.3%(2021년 3분기)로 워낙 낮아 경기·금리·물가 간 트릴레마 국면에 처할 것이라는 비판이 처음부터 제기됐다.    한국은 통화 정책 시차가 1년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시기적으로 2021년 8월 이후 추진해 온 금리 인상 효과를 평가해 볼 수 있는 충분한 때가 됐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금리를 올릴 때 내걸었

    2023.03.06 06:00:08

    한국은행 통화 정책,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하나[한상춘의 국제 경제 심층 분석]
  • Fed의 통화 정책, 주목해야 할 3가지 포인트[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지난해 3월부터 숨 가쁘게 올려 왔던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정책이 3월이면 1년을 맞는다. Fed뿐만 아니라 각국 중앙은행도 경기와 증시 그리고 통화 정책 여건이 바뀌었다. 앞으로는 피벗(pivot), 즉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언제 내릴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다.대거 교체된 FOMC 보드 멤버Fed가 금리를 인상한 지 1년을 맞아 앞으로 통화 정책이 어떻게 될 것인지를 내다볼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금리 결정권을 가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보드 멤버들이 대거 교체된 점이다. 지난해 금리가 말이 뛰는 식으로 인상된 데는 FOMC 보드 멤버들이 강한 매파 성향의 위원들도 채워졌기 때문이다. 최고 금리를 7%까지 올려야 한다는 제임스 블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 자이언트 스텝을 주도한 로레타 메스트 클리블랜드연방은행 총재와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연방은행 총재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1월 말 열린 올해 첫 Fed 회의부터 이들이 빠지는 대신 오스턴 굴스비 시카고연방은행 총재,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연방은행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연방은행 총재 등과 같은 비둘기파 성향을 지닌 인사들이 새롭게 들어왔다. Fed 내부 인사 중 “최고 금리가 4.5% 이상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레이얼 브레이너드 통화정책담당 부의장이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으로 입김이 더 세지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Fed의 금리 정책 잣대인 개인 소비 지출(PCE) 물가 상승률이 최고 금리를 하향 교차한 점도 주목해야 한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 임금과 물가 간 악순환 고리(wage-price spiral)가 차단될 확률

    2023.02.20 06:00:10

    Fed의 통화 정책, 주목해야 할 3가지 포인트[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거세지는 美 국가 부도 논쟁과 ‘백금의 화폐화’ 방안[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토끼 해인 계묘년에 들어서자마자 미국의 국가 채무가 연방 부채 상한에 도달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부채의 화폐화(bond monetization)’ 논쟁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종전과 차이는 ‘백금의 화폐화(platinum monetization)’ 방안이 거론된다는 점이다.세계 부채 총 300조 달러 육박 부채의 화폐화는 각국의 재정 당국이 발행한 적자 국채를 중앙은행이 사주는 정책을 말한다. 재원의 원천을 자산이 아니라 부채로 한다는 점과 시장이 아니라 발권력을 갖고 있는 중앙은행이 나선다는 점에서 모든 정책 여지가 소진됐을 때 가장 마지막에 동원하는 비전통적인 재정 수단이다.같은 각도로 조 바이든 정부가 공화당의 반대로 연방 부채 상한이 조정되지 않으면 국가 부도 방지 최후 방안으로 거론되는 백금의 화폐화 방안은 미 재무부가 발행하는 백금 1조 달러의 동전을 미국 중앙은행(Fed)이 사주는 방안을 말한다. 영구채(consol bond) 발행, 바이 백(buy back) 등 제3의 부도 방지안도 함께 거론된다.    모든 경제 정책은 양면성을 갖는다. 의도했던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부작용이 크게 나타나 정책 당국이 경제를 망치는 경우가 발생한다. 특히 부채의 화폐화와 같은 비전통적인 정책일수록 ‘정부의 실패’로 연결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위기 국면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시스템이 작동하기 시작하면 곧바로 정상화시키는 출구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으로 세계 정부와 기업 그리고 개인이 진 부채는 총 300조 달러에 육박해 한국 돈으로 35경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작년 한 해 세계 200여개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을 합친 것의 4배에 달

    2023.02.06 06:00:23

    거세지는 美 국가 부도 논쟁과 ‘백금의 화폐화’ 방안[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상승이냐 하락이냐” 2023년 환율, 예측해 보니[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2023년 토끼의 해인 계묘년을 맞은 연초에 각종 예측이 또다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얼마나 믿어야 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에 빠져 있는 것이 요즘 경제 주체들의 현실이다. 신년을 맞아 경기·금리·주가·환율 등 네 분야에서 어떻게 예측해야 할지, 그 방법을 제시한다. 넷째 주제인 환율 예측 방법을 다룬다. <편집자 주> 한 나라의 경제 발전 단계와 재테크 수단을 연관시키다 보면 경제 발전 단계 초기에는 주식이 관심을 받고 금융 상품·부동산·채권 순으로 높은 수익률을 얻는 것이 정형화된 사실이다. 문제는 경제 발전 단계가 어느 수준에 도달하고 경제 시스템이 갖춰지다 보면 재테크 수단 간 평균 수익률이 비슷해진다는 점이다. 특정국이 이 단계에 도달하면 자금이 경제 전반에 골고루 분산돼 균형된 경제 발전이 가능해진다. 이럴 때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재테크 수단은 바로 ‘환테크’다.    환율, 나라의 경제 실상 반영하는 얼굴한국도 환테크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하루 환율 변동 폭이 해가 지날수록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도적으로도 이미 개인들이 해외 주식과 부동산 그리고 각종 글로벌 투자 상품에 가입할 때 모든 규제가 철폐돼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가운데 실제로 주식과 부동산을 중심으로 해외 투자도 많이 하고 있다. 그만큼 환율 움직임도 이제는 재테크의 필요한 지식이 됐다.이론적으로 환율은 ‘그 나라의 경제 실상을 반영하는 얼굴’이라고 부른다. 그런 만큼 실로 많은 변수가 환율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대체로 한국 경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유리한 요인이 발생하면 원‧달러 환율이

    2023.01.03 06:00:01

    “상승이냐 하락이냐” 2023년 환율, 예측해 보니[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2023년 금리, 어떻게 예측할까[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2023년 토끼 해인 계묘년을 앞두고 각종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호부터 경기·금리·주가·환율 등 네 분야에 걸쳐 어떻게 예측해야 할지, 그 방법을 제시하는 시나리오인 둘째 주제인 금리 예측 방법을 다루고 Fed가 언제 피벗을 단행할지 알아본다. <편집자 주>한 나라의 금리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주요 투자은행들이 그동안 세계 각국의 통화 정책이 적절했는지를 평가하는 ‘테일러 준칙(Taylor's rule)’이 널리 알려져 있다. 테일러 준칙은 적정 금리를 측정하는 방법의 하나로 알려져 있지만 엄격히 따진다면 사전에 적정 금리를 추정하는 방법보다 사후 검증 지표다. 이 준칙은 성장과 물가가 목표에서 차이가 나면 중앙은행이 정책 금리를 어떻게 조정해 왔고 그것이 과연 적절했는지를 검증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산출 방식에서 잘 나타난다. 테일러 준칙은 평가 기간 중 인플레이션율에서 목표 인플레이션율을 뺀 수치에 정책 반응 계수(중앙은행의 정책 의지를 나타내는 계량 수치를 말한다)를 곱한다. 같은 방식으로 경제성장률에 잠재 성장률을 뺀 값에 정책 반응 계수를 곱한 후 이를 모두 더해 구한다. 어빙 피셔 공식에 따라 소비자 물가 상승률에 경제성장률을 더한 것과 비교해 현 금리 수준의 적정성을 따지고 앞으로 금리 변경 방향을 예상할 수 있다.금리는 경제 실상을 반영하기 때문에 경제 여건을 반영하는 적정 수준보다 현재 금리가 낮으면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면 된다. 반대로 현재 금리가 적정 수준에 비해 높으면 금리가 내려간다고 보면 된다. 이를테면 지난해 8월 이전처럼 우리의 기준금리가 0.5%인 상황에서 성장률이 4%, 소

    2022.12.05 06:00:09

    2023년 금리, 어떻게 예측할까[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새로운 경기 판단 지표 ‘기업취약지수’는 무엇인가[한상춘의 국제 경제 읽기]

    2023년 토끼의 해인 계묘년을 앞두고 각종 예측이 또다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얼마나 믿어야 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에 빠져 있는 것이 요즘 주식 투자자를 비롯한 경제주체들의 현실이다. 경기·금리·주가·환율 등 네 분야에 걸쳐 어떻게 예측해야 할지 그 방법을 제시하는 시나리오인 첫째 주제인 경기 예측 방법을 다룬다. [편집자 주]코로나19 이후 ‘경기 예측력’ 떨어져코로나19 사태 직후인 2020년 3월 이후 블랙 데이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 경제를 더 어렵게 했던 것은 ‘중시 붕괴론’과 ‘외환 위기론’이다. 코스피지수는 1000선 밑으로 추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500원 이상으로 급등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코스피지수는 3300선까지 급등했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80원대 초반까지 하락했다.올해 9월 이후에도 똑같은 상황이 발생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중국 부동산 디폴트설, 영국발 금융 위기 우려 등에 편승해 코스피지수는 1800선 밑으로 떨어지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2000원 선까지 급등한다는 것이었다. 아직 진행 중이지만 이번에도 코스피지수는 2500선에 다가섰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300원대 초반까지 하락하고 있다.예측하는 가장 큰 목적 중 하나는 주식 투자자를 비롯한 경제 주체를 안내하는 역할이다. 이 목적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추세가 맞아야 하고 실적치에 대비한 예측 오차율이 크게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 증시 붕괴론과 외환 위기론처럼 틀려도 너무 자주, 그것도 큰 폭으로 틀리면 아예 믿지 않는 상황에 몰린다.무용론이 나올 만큼 예측력이 떨어지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종전의 이

    2022.11.25 06:00:05

    새로운 경기 판단 지표 ‘기업취약지수’는 무엇인가[한상춘의 국제 경제 읽기]
  • 미국 달러, ‘기축 통화’ 넘어 ‘제왕 통화’ 되나 [한상춘의 국제 경제 읽기]

    미국의 6월 소비자 물가(CPI) 상승률이 ‘인플레이션의 저주’라고 불릴 만큼 워낙 충격적으로 나옴에 따라 국제 금융 시장도 빠르게 새로운 변화가 일고 있다. 6월 CPI 상승률 9.1%는 단순 비교하면 40년 만에 최고치이지만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의 새로운 물가 추계 방식대로라면 사상 최고 수준에 해당한다.가장 주목해야 할 변화는 1990년대 중반보다 더 심한 대발산(great divergence)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달러 강세가 재현되고 있는 점이다. 인플레이션이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해 5월 이후 달러 인덱스는 20% 급등했다. 유로화 가치는 20년 만에 등가 수준(1달러=1유로)이 붕괴됐다. 엔‧달러 환율도 20년 만에 최고 수준인 달러당 140엔에 육박하고 있다.이에 따라 미국 달러화의 위상이 기축 통화를 넘어 제왕(king) 통화가 될 것이라는 시각까지 나오고 있다. 이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2020년대 들어 국제 통화 질서가 당면한 두 가지 문제에 대한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 하나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제왕 통화가 도입될 만큼 세계가 하나의 시장이 됐느냐, 다른 하나는 그동안 기축 통화의 역할을 담당해 왔던 달러화의 위상이 기축 통화를 뛰어넘을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2008년 이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 대출) 부실 사태, 2009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2011년 미국 국가 신용 등급 강등 조치 등을 계기로 달러 가치가 흔들리면서 1970년대 이후 미국과 아시아 국가 간에 묵시적으로 유지돼 온 ‘제2 브레튼 우즈 체제’가 붕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브레튼 우즈 체제는 1944년 국제통화기금(IMF) 창립 이후 미국의 달러화를 기축 통화로 하는 금환본위 제도를

    2022.07.22 08:07:52

    미국 달러, ‘기축 통화’ 넘어 ‘제왕 통화’ 되나 [한상춘의 국제 경제 읽기]
  • 나선형 악순환 이론으로 본 헝다그룹發 금융 위기[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분석]

    [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분석] 올해처럼 ‘OOO1년’이 있는 여름 휴가철 이후에는 10년마다 위기가 반복돼 왔다. 반세기 전인 1971년에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계속된 브레튼 우즈 체제의 균열이 정점에 도달하면서 급기야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금 태환 정지 선언이 나왔다. 달러 가치를 금으로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은 당시에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어서 국제 금융 시장은 큰 혼란을 겪었다.1970년대부터 계속된 ‘OOO1년의 낙인 효과’1970년대 초반의 혼란은 스미스소니언과 킹스턴 체제를 거치며 안정을 찾았다. 하지만 2차 오일쇼크로 1981년에는 스태그플레이션 위기가 닥쳤다. 1970년대 말까지 주류 경제학이던 케인스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어 대처도 불가능했다. 침체를 막기 위해 총수요를 늘리면 물가가 앙등하고 물가를 잡기 위해 총수요를 줄이면 경기가 더 침체돼서다.수급 이론으로 설명되는 경제 현상이 공급 측 요인으로 바뀜에 따라 정책 대응도 전환됐다. 1980년대 초에는 획기적인 발상인 ‘아서 래퍼 곡선’을 바탕으로 한 레이거노믹스, 즉 공급 중시 경제학이 대두됐다. 세율 감소 등으로 경제 효율을 증대시켜 공급 능력이 확대되면 경기가 부양되고 물가도 잡을 수 있었다.1990년 베를린 장벽 붕괴를 계기로 사회주의 국가들은 친서방 정책을 표방했다. 하지만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를 추구해 온 기존 국가와의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1991년 유럽 통화 위기가 나타났다. 이는 1994년 중남미 외채 위기, 1996년 아시아 통화 위기, 1998년 러시아 모라토리엄으로 이어졌다.1980년대 초 세금 감면으로 시작된 공급 주도 성장은 1990년대 들어 네트워크만 깔면 공급 능

    2021.10.25 06:02:18

    나선형 악순환 이론으로 본 헝다그룹發 금융 위기[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분석]
  • 고개 드는 ‘회색 코뿔소’와 ‘퍼펙트 스톰’ 위기론 [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국가 부도와 가계 부채 위기, 중진국 함정, 일본형 복합 불황. 문재인 정부 들어 거론된 각종 위기론이다. 이 가운데 최근 들어 경제 각료들의 경고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 ‘회색 코뿔소’와 ‘퍼펙트 스톰’이다. 회색 코뿔소는 위기가 발생할 수 있는 잠재 후보군을, 퍼펙트 스톰은 회색 코뿔소를 방치할 경우 한꺼번에 위기가 닥치는 총체적 난국을 뜻한다.좀처럼 살아날 기미 보이지 않는 한국 경제대외적으로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 간 마찰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경제 패권을 겨냥한 3차 대전이 발발할 것이란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우리처럼 중간자인 국가는 국제 정세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샌드위치 위기에 직면할 공산이 크다.미?중 마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겹친 악조건이 계속됨에 따라 세계 가치 사슬(GVC)이 약화되고 공급망이 무너지고 있다. GVC는 ‘기업 간 무역’과 ‘기업 내 무역’을 말한다. GVC가 약화되면 세계 교역이 위축돼 한국과 같은 수출 지향적 국가는 더욱 큰 타격을 입는다.대내적으로는 잠재 성장 기반과 관련한 저출산·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점이 가장 크게 우려된다. 인력 수요와 공급 간 ‘병목’과 ‘불일치’가 심해지면서 고비용?저효율 구조가 정착되고 있다. 노동력에 이어 생산에 필요한 자본도 저축률 하락 등으로 성장률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거시(성장률·고용)와 미시적(상장 기업 실적) 차원에서 대기업 쏠림과 착시 현상도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빅테크 기업이 가세돼 더욱 심화되는 양

    2021.10.11 06:00:18

    고개 드는 ‘회색 코뿔소’와 ‘퍼펙트 스톰’ 위기론 [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기준금리 사전 예고제 도입이 필요하다 [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금융통화위원회에서 지난 8월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통위가 끝난 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추가적으로 올릴 의사도 분명히 했다. ‘물가 안정’이라는 한국은행의 전통적 목표보다 가계 부채와 부동산 대책 성격이 강한 만큼 서둘러 올릴 필요가 있었는지에 대한 논란이 잦아지지 않는 가운데 향후 얼마나 더 올릴지에 대한 예상도 쉽지 않다.경제 여건 비해 낮은 금리, 상당한 후폭풍 예상한 국가의 금리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피셔 공식과 테일러 준칙 금리 구조 모형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그중 테일러 준칙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엄격히 따진다면 테일러 준칙은 기준 금리 변경에 따른 사후 검증 지표지만 이제는 적정 금리를 추정하는 방법으로 더 많이 활용되고 있다.산출하는 공식은 인플레이션율에서 목표 인플레이션율을 뺀 수치에 정책 반응 계수(물가 및 성장에 대한 통화당국의 정책 의지를 나타내는 계량 수치)를 곱한다. 같은 방식으로 경제성장률에 잠재성장률을 뺀 값에 정책 반응 계수를 곱한 수에 인플레이션율 수치도 모두 더해 산출한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물가와 고용을 양대 목표를 설정한 이후 성장률 대신 실업률로 대체해 산출하기도 한다.금리는 경제 실상을 반영하는 얼굴이어서 경제 여건을 반영하는 적정 수준보다 현재 금리가 낮으면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면 된다. 예를 들어 최근처럼 기준 금리가 0.75%인 상황에서 올해 성장률이 4%,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 등으로 예상된다면 한국은행은 금리를 추가적으로 올릴 수밖에 없다.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을 더한 적정 금리 수준이 6%이기 때문이다.현재 각국의 정책 금

    2021.09.06 06:18:01

    기준금리 사전 예고제 도입이 필요하다 [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하반기 글로벌 증시 양대 난제…美 국채 금리 하락과 테크래시

    [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올해 하반기가 시작되자마자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지속적으로 급락하면서 7월 19일 1.20% 선마저 무너졌다. 지난 6월 미국 중앙은행(Fed) 회의에서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 논의가 공식화되고 ‘순차적 추진론’을 놓고 논쟁까지 일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쉽게 이해되지 않는 현상이다.국채 금리 급락세가 일시적일지 여부를 떠나 더욱 의미가 큰 것은 경기 둔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Fed가 예측 지표로 높게 평가하는 장·단기 금리 차가 평탄화되거나 ‘단고장저’로 역전되면 일반적으로 경기 둔화 가능성을 나타낸다. 최근처럼 미국 경기가 올해 2분기를 고비로 둔화될 것이라는 정점론이 일고 있는 상황에선 경기 침체로까지 확대 해석될 수도 있다.美 국채 금리 하락, 제2 닷컴·코인 버블 붕괴 신호?1990년대 후반 이후 오랜만에 올해 2분기까지 ‘골디락스’라는 용어가 등장할 만큼 낙관론이 불었던 미국 증시에서 향후 경기가 둔화된다면 ‘제2 닷컴 버블 붕괴’가 나타날 공산이 크다. 2000년대부터 장기 금리가 급락한 것은 닷컴 버블 붕괴의 결정적 계기였다.현재 거품 정도가 심한 것은 정크 본드와 알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 등 대형 기술주 순이다. 정크 본드에 낀 거품이 꺼지기 시작한 지는 오래됐지만 가상화폐 가격은 심상치 않다. 제2 닷컴 버블론이 현실화된다면 대형 기술주의 주가가 의외로 큰 폭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높다.집값도 거품이 끼어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주택 공급이 제한된 반면 재택근무로 주택 수요가

    2021.07.28 06:42:02

    하반기 글로벌 증시 양대 난제…美 국채 금리 하락과 테크래시
  • 미중 경제 패권 다툼 속 한국이 취해야 할 올바른 스탠스

    [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6월 선진 7개국(G7) 정상회담이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두 회담 모두 ‘비대면’으로 열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대면’으로 열린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최대 성과라고 볼 수 있다. 백신 보급이 빨라져 각국 간 정상회담을 비롯한 국제 관계가 정상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두 회담 모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실질적으로 주도했다는 것이다. 바이든 정부의 출범 후 6개월의 대내외 정책을 총괄적으로 평가화면 ‘백(back)’과 ‘차이나(China)’로 요약된다. 이 두 가지를 앞으로도 더욱 강하게 추진돼 글로벌 경제와 국제 금융 질서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바이든 정부, 훼손된 대외 관계 복원 최우선“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 이 강한 첫마디로 시작한 바이든 정부는 올해 초 트럼프 키즈에 의해 의회를 점령 당할 정도로 위기에 몰렸던 민주주의를 복원하는 것에 최우선 순위를 뒀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바이든국’과 ‘트럼프국’으로 양분됐던 미국은 합중국 정신에 기반해 다시 하나로 뭉쳐지는 모습이다.코로나19 사태가 최악의 상황을 지나고 대내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 기반이 다져지자 트럼프 정부 때 크게 훼손됐던 대외 관계를 복원하기 시작했다. 그 누구보다 외교 경험이 풍부한 바이든 대통령은 G7과 대서양 동맹 등을 통한 유럽 국가와의 관계, 중국에 눌려 있던 아시아 국가와의 관계를 복원하는 일부터 추진하고 있다. 최종 타깃은 중국이다. 두 정상회담의 개최 배경과 성과도 이 같

    2021.06.30 06:19:01

    미중 경제 패권 다툼 속 한국이 취해야 할 올바른 스탠스
  • ‘금융 허브’ 런던과 홍콩이 텅 비어 간다…한국 금융사 선제적 대응 필요

    [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세계인의 관심이 온통 쏠려 있는 사이 유럽연합(EU)에서 첫 탈퇴 회원국이 나왔다. 바로 영국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회원국이 난민과 테러, 경기 침체 등에 시달리고 있지만 해결책은 고사하고 대응조차 신속하게 못하는 ‘좀비 EU’ 때문이다.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불과 5개월이 지난 현재, 영국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영국 재무부는 브렉시트로 자국 경제가 2030년까지 6% 위축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가구당 연간 4300파운드(약 680만원)의 손실이 날 것이란 예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영국 국내총생산(GDP)이 잔류했을 때와 비교해 2030년에는 5%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시카고 공포’ 재현 위기 처한 런던미국 뉴욕에 이어 제2의 국제 금융 시장의 중심지였던 런던의 위상이 경제보다 더 빠른 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국제 금융 허브였던 시티 오브 런던에 ‘시카고 공포’가 우려될 정도다. 시카고 공포는 도시 발전의 원동력이자 상징이었던 제조업이 쇠락하면서 빈집이 늘어나고 각종 범죄가 급증하면서 시카고가 유령 도시로 변한 현상을 의미한다.런던 대신 주식 시장의 중심은 유럽에서는 프랑스 파리와 베네룩스 3국(벨기에?네덜란드?룩셈부르크)으로 이동되고 있다. 채권 시장은 독일의 프랑크푸르트가 부상하고 있다. 주식과 채권 모두 런던이 중심에서 멀어지면서 뉴욕의 위상과 미국 중앙은행(Fed)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눈여겨봐야 할 것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부상이다. 공식 명칭이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인 프랑크푸르트는 라인강을 가장 쉽게 건널 수 있는 지

    2021.06.16 06:22:06

    ‘금융 허브’ 런던과 홍콩이 텅 비어 간다…한국 금융사 선제적 대응 필요
  • 세계 인구 절벽 논쟁…한국 경제 '일본식 복합 불황'에 빠지나

    [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세계 인구는 20세기 이후 120년간 지속돼 온 팽창 시대가 마무리되고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돌이킬 수 없는 인구 통계학적 변화가 앞으로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세계 인구 절벽에 관한 보고서가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중심에 서 있는 국가는 ...

    2021.05.29 06:57:01

    세계 인구 절벽 논쟁…한국 경제 '일본식 복합 불황'에 빠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