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PC급으로 키울 수 있어…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자·SK하이닉스·LG디스플레이‘수혜’
[정리=이정흔 한경비즈니스 기자]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가 펴낸 를 선정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향후 ‘펼쳐지는’ 스마트폰이 진화함에 따라 부품산업에도 기회가 올 것”이라며 “혁신적 제품의 시장이 확대된다면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분야가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2007년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은 지난 9년간 테크 업체들의 지형도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스마트폰 세트 업체와 부품 업체들에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성과는 애플의 기능적 혁신이 150달러 근방에 머무르던 휴대전화의 평균 판매 가격을 600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아이폰 출시 10주년(2017년)을 앞둔 지금, 세트 업체와 부품 업체들에 다시 한 번 그때와 같은 ‘기기 판가 상승’의 기회가 올 수 있을까.
◆애플, 차기 아이폰에 플라스틱 OLED 채용
스마트폰 기기의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이를 기꺼이 지불하고자 했던 데는 이유가 있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전화기·MP3·캠코더·녹음기·시계와 간단한 웹서핑까지 다양한 기능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마트폰마저도 시간이 흐를수록 서서히 단가가 하락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스마트폰 제품의 시장 내 평균 판가는 2009년 422달러에서 2016년 기준 283달러로 가파르게 하락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스마트폰의 판가가 다시 한 번 ‘의미 있는’ 상승을 이끌어 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혁신’이다. 기존의 기능을 보다 전문화하고 특수화하는 것보다 ‘새로운 기능’을 탑재해야 한다.
현재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스마트폰과 노트북PC’의 결합이다. 현재의 스마트폰은 정보를 획득하고 소비하는 데 초점이 맞처져 있다면 향후 스마트폰은 ‘정보를 생산하는 주체’로 신분 상승을 겪을 것이다.
실제로 휴대성에 작업 성능까지 보유한 프리미엄 울트라 모바일 노트북PC의 출하량은 2012년 이후 올해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62%를 기록했다.
애플은 2017년 출시한 아이폰에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채용하기로 했다. 이를 단지 예쁜 아이폰을 만들기 위한 애플의 선택으로 해석하는 것은 너무 단순하다. 오히려 중·장기 신제품 출시 전략을 위한 포석으로 바라봐야 한다.
현재로서 커브드 OLED 패널(Curved OLED panel)을 제조하는 업체는 실질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뿐이다. 애플로서는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공급받기 위해 굳이 독점적 공급자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치명적인 오판일 수 있다. 사업 부문들이 분리돼 있다고는 하지만 결국 삼성전자에 차기 제품의 수량과 시기, 특징이 노출될 위험을 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 역시 스마트폰 이후의 가치 혁신 제품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서 나올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이 같은 ‘위험한’ 선택을 내렸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타의 디스플레이 경쟁사들이 삼성디스플레이와 근접한 수준으로 성장하지 못한다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상용화됐을 때 애플은 해당 부품을 조달받을 부품 제조사가 전무하게 된다.
결국 삼성디스플레이에 커브드 OLED 물량을 2017년에 몰아주는 희생을 감안하면서도 2018년부터 애플 엔지니어의 기술 공여 및 기타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OLED 개발을 가속화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D램 탑재량도 가파른 증가
향후 2년 내에 2-폴디드 OLED 디스플레이(2-folded OLED display), 즉 두 번 접히는 3면 스크린을 양산화하는 데 성공한다면 곧바로 ‘펼쳐지는 스마트폰’ 제품이 시장에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높다.
현재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크기인 5.7인치 디스플레이가 3개 나열된 크기 정도인 9.6인치부터 키보드를 활용한 워드(문서)나 엑셀(데이터) 작업 능력이 월등히 향상된다. 향후 OLED 제조 과정에서 증착 기술 향상 및 커버글라스 문제가 해결된다면 스마트폰이 현 노트북PC 사이즈인 12~15인치 제품으로 발전하는 건 시간 문제다.
특히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대화면 스마트폰’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층뿐만 아니라 노트북PC 사용층까지 흡수가 가능하다.
이 경우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뿐만 아니라 부품 업체들도 큰 기회가 열리게 된다. 가장 먼저 손꼽을 수 있는 건 단연 디스플레이 분야다.
대표적인 곳이 삼성디스플레이다. 이 회사는 최근 7세대 액정표시장치(LCD) 라인을 폐쇄했는데, 향후 디스플레이 산업 전체에 구조적 전환의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 폐쇄된 LCD 라인은 향후 OLED 라인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플라스틱 OLED가 플렉서블 OLED로 전환된다면 패널 면적의 증가로 자연스럽게 생산량이 4분의 1로 줄어들 공산이 크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혁신적 제품의 제공 능력을 높이기 위해 생산 설비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수밖에 없다.
올해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투자는 1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작년 대비 3배 이상 급증한 수준이다. 향후 2~3년간 9조~10조원의 설비투자가 지속될 수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잠재적 경쟁자인 LG디스플레이 역시 해당 기술에 설비투자가 집중될 수밖에 없다.
반도체 업황 역시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D램의 모바일 기기 탑재량 증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격 하락을 통해 세트 업체들의 D램 탑재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이는 2017년까지 업황에 크게 긍정적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 기기의 출현은 현재 하이엔드 노트북PC의 D램 탑재량(~8GB)에 가파르게 접근할 전망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LG디스플레이 등의 가치가 점진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의 주가 역시 2017년까지 무난히 상승세를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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