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을 위해 일할 때 성과 커지고 자기 발전도 빨라진다 (사진) ‘팀워크’를 활용하는 전술로 유명한 스페인의 축구팀 ‘FC바르셀로나’.
30대 직장인들이 갖고 있는 꿈 가운데 하나는 뜻이 맞는 팀원들과 함께 제대로 일해 보는 것이다. 호흡이 잘 맞는 동료들과 함께 일하면 업무 효율이 높아져 성과가 좋아진다.
그런 팀에서 유능한 상사나 동료와 일하면 많은 것을 배우면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업무 역량은 대부분이 실전을 통해 커지는 것이기 때문에 미래를 내다보는 직장인에게 유능한 동료들과 일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고 싶은 사람이라면 최고의 팀에 들어가거나 한 발 더 나아가 최고의 팀을 만들어야 한다. 아무리 잠재 능력이 뛰어난 사람도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고 홀로 성장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프로 운동선수들이 매년 이적 시장에서 더 수준 높은 팀으로 옮기려고 애를 쓰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좋은 팀으로 가면 왜 성과가 나고 성장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좋은 팀은 동료들이 성장하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서로 돕기 때문이다.
◆‘동료를 위해 일하는 것’을 몸에 익혀야
뮤지컬이나 공연의 프로듀서들은 배우나 가수들에게 늘 이런 얘기를 한다.
“공연이 잘되려면 상대방을 도와야 한다. 자기 실력을 보여주겠다고 혼자 노래하면 결코 좋은 화음이 나올 수 없다. 좋은 화음을 만들려면 상대방의 노래에 맞춰야 한다. 무대에서 누군가 노래를 부르고 있으면 나머지 출연자들은 그를 따라 가야 한다.”
무대에서 출연자들이 각자 자기 노래를 하면 관객은 시선이 분산돼 공연에 몰입하기 어렵게 된다는 것이다. 2~4중창에서 멋진 화음을 만들어 내는 가수들은 기본적으로 ‘상대방을 위해 노래한다’는 정신이 투철하다. 상대방에게 맞추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리 역량이 뛰어나도 화음을 만들어 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공연에 출연한 가수들이 모두 자기 소리를 100% 내면 관객에게 절반만 전달된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맞추기 위해 자기 소리의 50~60%만 내면 관객에게 전달되는 소리는 오히려 두세 배로 커진다.
이는 공연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스포츠 경기에서도 마찬가지다. 축구에서 공격수가 골을 넣으려면 누군가 어시스트해 줘야 한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고 해도 팀원들의 역량이 뒤지고 팀워크가 유기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골을 넣기 어렵다. 상대 선수들의 견제를 피해 가며 골대까지 혼자 공을 몰고 가 골을 넣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선수들은 무리하게 골 욕심을 내다가 결정적 득점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골을 넣기에 가장 좋은 위치에 있는 선수가 골을 넣도록 돕는다. 최고의 선수는 대개 팀워크가 탄탄한 팀에서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렇게 성과가 뛰어난 팀은 구성원들의 역량 자체가 높지만 일하는 방식도 일반 팀들과 다르다. 구성원들은 철저하게 서로를 돋보이게 만들고 동료가 성과를 내도록 노력한다. 동료를 지원하는 게 몸에 배어 있고 협력하는 문화가 조직에 깊게 뿌리내려 있다.
따라서 아무리 역량이 출중한 스타 선수라고 하더라도 골을 넣은 뒤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지 않는다. 이들이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하는 첫말은 “팀의 승리에 기여해 기분이 좋다”거나 “동료들이 도움을 준 덕분에 골을 넣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빈말이 아니라 그들의 팀 문화에서 보면 너무도 당연한 말이고 선수들도 실제로 그렇게 느끼고 있다.
◆성공을 위한 첫 단추는 ‘팀워크’
따라서 능력과 성과가 탁월한 팀에서 일하고 싶다면 무엇보다 동료를 위해 일하는 것을 몸에 익혀야 한다. 의식해야 나오는 행동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묻어날 정도로 반복 훈련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소문이 나면서 합류하고 싶은 팀에서 먼저 연락이 오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일하는 방식에 관한 소문을 듣고 “우리와 같이 일하면 어떠냐”고 먼저 제안해 온다. 또 같이 일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아져 마음먹기에 따라 이들과 팀을 결성할 수도 있다.
자신을 도와주는 것을 싫어할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사람들은 모두 같은 값이면 자신을 돕는 사람과 일하고 싶어 한다. 결국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하는 것은 이렇게 자신을 위해 일하는 것이 된다.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본성이 착해서라기보다 상대방에 맞추려고 노력하는 것 자체가 성장하는 길이고 성과를 거두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팀워크’가 없는 인재는 가장 인기 없는 존재
직장에서도 부서의 책임자들은 그런 사람을 부서에 들이고 싶어 한다. 또 동료들도 그런 사람과 일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종종 회사 안에서 그런 사람을 자기 부서로 끌어오기 위해 경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동료를 도와 성과를 끌어올리는 사람은 굳이 좋은 팀으로 가겠다고 찾아다니지 않아도 여기저기서 손짓하게 돼 있는 것이다.
반대로 자신을 위해서만 일하는 사람들에게 길은 잘 열리지 않는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어도 그런 사람과 같이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같이 일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설령 어찌어찌 성과를 거뒀다고 하더라도 자신에게 돌아올 몫이 별로 없을 게 빤한데 누가 같이 일하려고 하겠는가.
헤드헌팅 회사는 수시로 평판 조회를 한다. 기업에 사람을 추천하는 과정에서 그를 좀 더 자세히 파악하기 위해 전 직장의 상사나 동료들을 대상으로 평판을 듣는다. 또 임원이나 간부 사원을 채용할 때 헤드헌팅 회사에 의뢰해 평판 조회를 실시하는 기업들도 많다. 어떤 기업들은 신입 사원을 제외한 모든 임직원을 채용할 때 평판 조회를 의무화하고 있다.
평판 조회 과정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항목 중 하나는 팀워크다. 종종 “능력은 좋지만 협업하기 어려운 사람”이라거나 “협업 능력이 부족해 조직적 시너지를 내지 못한다”는 평가들이 나온다. 이런 평가에 대해 기업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조직 안에서 불협화음을 낼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채용할 기업은 많지 않다. 특히 “혼자 일하는 성향이 강하다”거나 “독선적이어서 조직에 부담을 준다”는 평가가 나오면 아무리 유능해도 채용 절차는 중단되고 만다.
메릴린치 투자은행 사장을 지낸 도우 김은 한국인들이 유능해 투자은행계에 많이 진출하고 있지만 왔다가 1~2년 만에 그만두는 이가 많다고 말한다. 자신이 최고라는 생각에 빠져 주변 동료를 돌아보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한국인들이 자기만 빨리 가려다 보니 동료들을 우호적으로 대하지 못하고 경쟁자로 만들어 버린다”면서 “투자금융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경쟁의 달인들이기 때문에 이들과 경쟁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그는 따라서 같이 가겠다는 생각으로 좋은 동료가 되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즐겁게 할 수 있고 나중에 결과도 좋다고 설명한다. 겸손은 단순한 동양적 가치가 아니라 최고의 엘리트 집단 구성원들이 가져야 할 기본 덕목이라는 것이다.
좋은 팀에 가서 좋은 사람들과 일하려면 먼저 그들과 일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다시 말해 동료를 돕고 동료의 성과를 위해 일하는 것이 몸에 배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상대방을 위해 일하려면 먼저 상대방을 잘 알아야 한다.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상대방을 제대로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강점과 약점, 상대방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안다면 적시에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래서 동료를 주시하고 상대방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은 팀플레이를 하는 조직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세다.
◆‘협업’은 가장 중요한 성장 기회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유독 주변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도 있지만 반대로 거의 무관심한 사람들도 있다. 회사나 직원들의 온갖 문제에 참견하는 사람들은 정작 자신의 업무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대개 이런 사람들의 업무 성과는 그리 좋지 않다. 반대로 자기 업무에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소 닭 보듯 하는 사람들의 성과도 좋은 편은 아니다. 조직 전체의 흐름에 따라가지 않아 시너지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은 특히 다른 사람들과 협업이 어렵다. 협업을 잘하려면 평상시에 협업 대상자들과 직간접적 교류를 하면서 업무를 개괄적으로나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자기 일만 하는 사람은 주변에 대한 관심을 차단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협업하기에 관련 분야의 업무 지식이 너무 부족하고 정서적 공감도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직장인들은 협업을 통해 지식과 기술 수준을 높이고 업무 영역을 확대한다. 특히 협업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기 브랜드가 알려지고 인적 네트워크도 확장되기 때문에 협업은 직장인들에게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
따라서 직장인들은 협업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앞만 보고 다니면서 동료에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들은 협업이라는 중요한 성장의 기회를 누리지 못하고 만다.
직장에서 성장하려면 업무 능력이 좋고 성과가 뛰어난 사람과 일해야 한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 있는 조직의 도움을 받아야 빨리 발전할 수 있다. 세계적 동기부여 전문가이자 성공학자인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성공을 “내가 가장 즐기는 일을 내가 존경하는 사람들 속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과 하게 되면 즐거움이 반감되기 마련이다. 또 원하는 방식으로 일하기도 어렵다. 그만큼 마음에 드는 사람과 일하는 것, 호흡이 맞는 동료와 직장 생활을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좋은 조직의 구성원들은 자신의 시간과 재능으로 다른 사람을 도울 때 행복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한 번 수준 높은 조직에서 일해 본 사람들은 아무리 좋은 연봉이나 직책을 제시해도 수준이 낮은 조직으로 잘 옮기려고 하지 않는다. 각자 자기를 뽐내며 혼자 일하는 조직과 동료를 돕는 조직에서 구성원들의 행복감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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