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비즈니스=이상협 지니뮤직 시너지 사업본부 본부장] 디지털 음악 서비스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연령대는 20대다. 그 다음은? 놀라지 마시라. 10대를 제치고 30대가 그 다음을 차지하고 있다.
KT뮤직의 디지털 음악서비스인 ‘지니’의 고객 분포를 보면 20대, 30대, 10대, 40~50대 순으로 디지털 음악을 소비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지니의 2016년 통계에 따르면 4050 세대들의 음악 스트리밍 소비 건수가 전년대비 50% 이상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사회에서의 일상과 가족을 책임지느라 음악을 감상할 시간이 없을 것 같은, 혹 시간이 나더라도 CD나 LP를 틀고 우아하게 음악을 감상할 것 같은 4050 세대의 음악 스트리밍 소비가 급증한 이유는 무엇일까.
◆4050 스트리밍 전년비 50% 성장
그 이유를 찾기 위해 필자는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는 주변 40~50대 지인들의 음악 듣기 패턴을 유심히 살피기도 하고, 주로 어떤 음악을 듣고 있는지 물어보기도 했다. 또 지니의 빅데이터를 통해 4050 세대의 음악 패턴도 살폈다.
그 결과 4050 세대들은 TV에서 방송되는 다양한 음악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스마트폰으로 관련 음악을 찾아 듣는 음악 소비패턴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었다.
예컨대 토요일 오후 5시에 방송되는 음악 예능 경연 프로그램 SBS의 ‘판타스틱 듀오2’에 나온 가수들의 노래에 대한 방송 전후 음원 소비 추이를 살펴보면 방송 후 평균 36% 정도 음원 소비가 증가했다.
이중 4050 세대들은 가수 이문세의 ‘옛사랑’을 ‘판타스틱 듀오2’에 소개된 후 그 전보다 22% 정도 더 선택했다.
‘판타스틱 듀오2’는 과거 최고의 인기를 누렸지만 좀처럼 TV를 통해 보기 힘든 명품 가수들을 소환해 일반인 도전자들과 듀오가 돼 열정적인 무대를 펼친다. 그러나 프로그램을 통해 소환된 것은 과거의 최고 가수뿐만이 아니다.
그 시대를 함께 살아 온 4050 세대들의 추억도 함께 소환한다. 이렇게 추억을 일깨운 음악들은 방송이 끝나도 귓가에 맴돈다. 4050세대는 다시 그 노래를 흥얼거리며 스마트폰에서 추억을 연결시켜 준 그 시절의 노래를 다시 찾아듣게 된다.
이렇게 시작된 디지털 음악 듣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드라마에서 들려오는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뉴스 프로그램 말미에 들려오는 낯선 노래들, 그러다 우연히 눌려진 최신 인기 차트 곡들까지 이어진다.
소유(다운로드)하지 않고 접속만으로 듣고 싶은 만큼 마음껏 들을 수 있는 스마트폰 음악스트리밍 서비스에 푹 빠지게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최신음악까지 모두 꿰고 있는 음악 마니아로 변신하는 건 일도 아니다.
아마 내일쯤 그들은 이렇게 말할 지도 모른다. “싸이 신곡 ‘러브 잇(Love It)’ 들어 봤어? '씨 발라 먹으라'며?(가사 내용 중)”
4050 세대들이여! 더 이상 노래방에서 ‘아파트’와 ‘땡벌’을 찾아 누르기 전에 최신 곡 섹션 들여다보기를 두려워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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