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Ⅱ : 기회의 땅‘베트남’]
개발 초기 단계…저렴한 토지·인건비에 경제특구 투자 인센티브 ‘매력’
베트남 투자, ‘숨겨진 중부’가 떠오른다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은 정보가 아니다. 상식이다. 갈수록 심해지는 중국의 규제와 성장 둔화 및 전 세계적인 저성장 국면을 맞이한 상황에서 베트남이 ‘넥스트 차이나’로 부상했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됐다.

베트남에는 이미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진출해 터를 잡았다. 북부 하노이와 남부 호찌민을 중심으로 한 인근 지역은 벌써 포화 상태다. 약 30년 전 베트남식 개혁·개방인 도이모이(쇄신) 정책으로 외국 기업에 주어졌던 특혜도 누리기 힘들다.

하지만 아직 베트남에는 기회의 땅이 남아 있다. 중부 지역이다. 한경비즈니스는 창간 22주년을 기념해 한국 기업들에 양질의 투자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베트남 중부 지역 투자에 대해 알아봤다.

◆ '베트남 중부' 개발이 시작됐다

세로로 길게 늘어선 나라, 베트남의 스카이라인이 바뀌고 있다.

북부 지역(박닌·박장·빈폭·타이응웬·푸토·하남·하노이·하이증·하이퐁·흥옌 등)과 남부 지역(동나이·따이닌·룽안·메콩경제구역·붕따오·호찌민 등)의 개발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면서 그동안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던 중부 지역의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중부 연안에 자리한 13개 성·시(꽝찌·트어티엔후에·다낭·꽝남·꽝응아이·꼰툼·자라이·빈딩·닥락성·푸엔·닥농·카인화·럼동 등)가 개발에 나서며 해외 기업 투자 유치에 적극적이다.

2000년 이후 시작된 이들의 개발은 한동안 주춤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베트남이 해외 기업들의 투자처로 다시 주목받으면서 탄력 받는 모습이다.

이미 중부 지역 13개 성에 하이테크공단 1곳, 경제특구 4곳, 산업공단 60곳 등이 조성돼 있고 이들 공단의 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해외 기업들의 중부 지역 투자 역시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다.

베트남 기획투자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1530건이던 투자 건수는 갈수록 늘어 2014년 2182건, 2015년 2827건, 2016년 3862건, 2017년 상반기 1732건을 기록했다.

투자금도 지난해에 비해 올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중부 지역 전체 투자금이 223억8000만 달러였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169억8000만 달러를 유치했다.

물론 아직 중부 지역 해외투자 유치는 북부나 남부 지역에 비하면 미미한 상황이다. 베트남 기획투자부의 지역별 외국인 투자 유치 동향을 살펴보면 북부 지역의 외국 기업 사업은 8510건, 남부 지역 1만3886건, 중부 지역 1148건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부 지역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2000년대 이후 시작된 개발 초기 단계인 만큼 개발 및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 때문에 조금이라도 투자 여건이 좋은 초기에 진입해 투자처를 선점하는 것이 향후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조언이다.
베트남 투자, ‘숨겨진 중부’가 떠오른다
◆ 중부를 주목해야 할 이유①
: 저렴한 토지 사용료

중부 지역의 최대 매력은 단연 저렴한 토지 사용료다. 각 성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북부·남부 지역 공단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미개발지는 무상으로 제공하는 성도 있다. 2015년 기준 호찌민시의 가장 저렴한 공업단지 중 하나인 ‘안하 산업단지’의 임대료는 ㎡당 68달러, 수출 가공 공단인 ‘딴투안’은 ㎡당 26달러 수준이었다.

반면 중부 지역 다낭시에서 임대료가 가장 비싼 곳으로 꼽히는 ‘호아칸 확장 단지’의 ㎡당 임대료는 38달러, 꽝남시의 대표 공단 ‘추라이 산업·도시공원’은 ㎡당 3~4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임대 기간 역시 중부 지역의 큰 장점이다. 대부분의 베트남 산업단지는 임대 기간이 보통 5년으로 정해져 있다. 하지만 중부 지역 경제특구 내 일부 산업단지는 7년을 기준으로 하는 곳들이 많다.

◆ 중부를 주목해야 할 이유②
: 풍부한 인력·저렴한 인건비

기업들이 베트남에 투자하는 또 다른 이유는 풍부한 노동력과 저렴한 임금 때문이다. 그동안 베트남은 상당한 매력이 있는 투자처였다.

베트남은 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생산가능인구이고 그 숫자는 한국 전체 인구와 비슷한 수준이다. 또한 베트남 여성의 노동 참여도는 72%에 이른다. 섬유 제조업체와 2차산업 공단이 베트남에 대거 발걸음을 옮긴 것은 중국의 반밖에 안 되는 평균임금 수준 때문이었다.

하지만 베트남도 지난 5년간 매년 10% 이상의 임금 인상을 기록하며 인건비가 많이 올랐다. 이미 포화 상태를 보이고 있는 북부·남부 중심지역의 1인당 임금 부담(보험 등 제반 비용 포함)은 월평균 350달러 수준이다.

반면 중부 지역은 남·북부 주요 산업 지역보다 20~30% 정도 낮다. 낮은 인건비 때문인지 현재 중부 지역에서 각광받는 산업군은 섬유·봉제·신발 제조업으로, 현재 진행 사업 중 22%를 차지한다.
베트남 투자, ‘숨겨진 중부’가 떠오른다
◆ 중부를 주목해야 할 이유③
: 세금 등 투자 인센티브 수두룩

현재 베트남에는 해외투자 기업에 대해 크게 5개의 투자 인센티브를 적용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활발한 것이 경제특구 내 투자 기업과 하이테크공단 내 투자 기업에 대한 지원이다.

경제특구는 국가 균형 발전의 일환으로 베트남에 총 15개가 만들어져 있다. 이 중 북부 3개, 남부 2개를 제외한 10개는 중부에 집중적으로 자리했다. 경제특구는 관련 법령에 의거해 설립된 특구로, 투자자를 위한 특별 우대가 제공된다.

경제특구는 보통 전략적 위치에 자리 잡아 항구, 공항, 국내 운송 네트워크, 국제 운송의 허브 지역 등 공공시설을 쉽게 이용할 수 있고 노동력을 공급하기에도 접근성이 용이하다. 법인세 감면 및 면제 등의 투자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하이테크공단은 하노이·호찌민·다낭 등 총 3곳뿐이다. 하이테크공단에 투자하면 장비, 장치, 구성 부품, 원료의 세금이 면제된다. 법인세는 과세소득 발생 연도로부터 4년간은 면제되고 면제 기간 종료 후 9년간은 50% 감면받는다.

또한 베트남에서 생산되지 않는 원자재·중간재 등에 대해 5년간 수입관세도 면제받는다. 여기까지는 공통적이다. 하지만 다낭은 수출관세도 면제 또는 할인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밖에 대부분의 중부 지역에는 사회·경제적 낙후 지역 투자라는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법인세 감면 및 면제, 토지 사용료 할인 및 면제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또한 사업 개시 연도로부터 10년간 법인세 17% 적용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 중부를 주목해야 할 이유④
: 교통 인프라의 확충

중부 지역에 대한 투자 매력 중 하나는 계속 건설되고 있는 교통 인프라다.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기준 베트남 도로 기반 시설의 길이는 27만9925km다.

이 중 국도 길이는 1만7646km, 국도의 포장률은 82%에 이른다. 성 내 지역 도로, 교외 도로 등을 비롯한 베트남의 전체 도로를 놓고 보면 45% 이하만이 아스팔트 포장도로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최근 국내총생산(GDP)의 10% 정도를 국가 사회 기반 시설 확충에 투자해 왔고 외국 수주를 받아 도로망을 꾸준히 개발 중이다. 특히 도로 건설은 중부를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올해 안에 다낭~땀키~꽝나이를 잇는 고속도로 1구간(65km) 공사가 완료될 예정이고 내년에는 2구간(74.2km) 공사도 끝난다. 이 밖에 중부 지역 각 성을 중심으로 한 고속도로 및 국도 개발이 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동안 내륙을 연결하는 열악한 도로 사정이 개발의 발목을 잡았던 점을 감안하면 투자 여건의 초석을 다지게 되는 셈이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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