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현대인에게 실용적 도움 주는 식물업체 인기
회색 도시를 녹색으로 바꾸는 ‘플랜테리어’
[한경비즈니스=김민주 객원기자] 유럽에서는 가정이나 사무실 등에서 식물을 인테리어로 활용하는 플랜테리어(Plant+Interior)가 여전히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삭막한 도시에 살며 싱그러운 식물로 심신의 위안을 얻으려는 현대인들에게 실용적인 도움을 주는 식물 관련 업체들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네덜란드의 온라인 식물 판매 기업 스프린클러(Sprinklr)는 식물에 막 관심을 갖게 된 가드닝 입문자들을 위한 전용 코치 애플리케이션(앱)을 운영하고 있어 주목 받고 있다. 마치 전자 기기처럼 ‘식물 사용 설명서’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회색 도시를 녹색으로 바꿔준다’를 콘셉트로 내세운 스프린클러는 2016년 봄 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사업의 기초를 잡았다. 해당 캠페인을 통해 900개의 화분을 판매해 창업에 필요한 자금도 마련할 수 있었다.

3인의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창업자 수전 반 스트라튼은 도시에 거주하고 있지만 자연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빌딩이나 주택의 발코니를 녹색으로 채울 수 있는 비즈니스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회색 도시를 녹색으로 바꾸는 ‘플랜테리어’
◆앱이 알려주는 ‘식물 키우기 방법’

그는 식물을 집에 들이기 위해 관심을 가졌다가 막상 얼마 지나지 않아 정보 부족으로 화분을 버리게 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지속 가능한 플랜테리어’를 실현할 방법을 모색하게 됐다. 더 이상의 식물 낭비를 막고자 한 것이다.

스프린클러는 소비자들이 웹사이트를 통해 실내에서 비교적 잘 자랄 수 있는 종의 화분을 판매 리스트에 올리고 있다. 무턱대고 식물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실내 환경에서 충분히 잘 자랄 수 있는 것들을 선별해 소개하는 것이다.

이들은 판매와 함께 하루에 햇볕에 얼마나 둬야 하는지, 토양의 습도는 어느 정도가 좋은지, 식물별로 적당한 화분의 크기는 어느 정도인지 등 반려식물에 대한 기본 정보들을 상세히 알려준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무료 전용 앱을 통해 개별적인 상담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만약 기온이 급격히 변하거나 특별한 상황이 발생해 해당 식물에 주의가 필요할 때 스프린클러 측은 소비자들에게 개별적인 메시지를 보낸다.

또한 분갈이·분무 양 등 궁금한 점이 생겼을 때 소비자가 사진이나 글로 앱에 질문을 남기고 각 분야 전문가들로부터 조언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가드닝에 대한 코치를 둬 식물을 우리 곁에 오래도록 두게 하는 노하우를 알려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스프린클러는 ‘생명을 살리는 앱’이라고 칭한다.

업체 측은 “이런 경험을 통해 실내 정원 가꾸기에 대해 소비자들이 더 많이 배우게 되고 식물이 성장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 깨닫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프린클러는 실내 식물뿐만 아니라 발코니·정원·옥상 등 건물의 야외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꽃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은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으로 암스테르담·로테르담·위트레흐트 등으로 고객들이 늘면서 이들의 주거 공간이나 사무 공간, 밖에서도 잘 보이는 발코니에 자신들이 판매한 푸른 식물들로 채워지고 있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업체 측은 판매와 배달 방식에도 ‘지속 가능한 방법’을 접목하고 있다. 이들이 판매하는 식물들을 유기농으로 재배하는 이들을 통해서만 공급 받고 있고 암스테르담의 한 복지 시설에서 포장해 버블포스트라는 전기자동차를 통해 상품을 배달하고 있다. 최대한 자연에 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비즈니스 과정을 구축한 것이다.

창업자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사명은 도시를 더욱 푸르게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도시 거주자들이 이 콘크리트 환경 속에서도 자연과 접촉할 수 있는 방법을 더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회색 도시를 녹색으로 바꾸는 ‘플랜테리어’
◆액자 속 그림이 된 화분

한편 스웨덴에서는 화분을 액자 속에 넣어 한 폭의 그림처럼 감상할 수 있는 인테리어 소품인 림버스 그린 프레임을 제작했다. 조명이 통합된 화분용 바닥 스크린인 이 상품은 올해 2월 스톡홀름 가구·조명 박람회에 소개돼 이목을 끌었다.

해당 그린 프레임은 스웨덴 디자인 스튜디오 카우피&카우피와 스웨덴 유명 음향 가구 업체 글리마크라가 합작해 만든 것으로, 높이 140cm, 높이 130cm의 큼직하고 미니멀한 사각의 나무 프레임 속에 작은 화분 세 그루를 얹고 프레임의 가장 윗부분에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달아 마치 미술관에 온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프레임 아래쪽에는 양 옆에 다리가 달려 있기 때문에 일반 가구처럼 가정이나 오피스의 공간에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다.

디자이너 요한 카우피는 모든 것을 배제한 채 나무틀만 만들게 되자 그 텅 빈 공간을 채울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을 상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비어 있던 프레임 속에 평소 좋아하던 화분을 놓아보기로 했고 식물이 잘 자라기 위해 빛이 중요하다는 사실도 떠올리게 되면서 프레임의 상단에 조명을 설계하게 됐다.

여름을 제외하고 일조량이 턱없이 부족한 북유럽에서는 특히 실내에서 식물들이 자라는 데 필요한 빛을 위해 공급하기 위해 조명을 종종 활용하곤 하는데, 이 그린 프레임은 제품 자체에 조명이 장착돼 있기 때문에 식물의 성장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디자이너는 전했다.

또한 작업에 함께 참여한 글리마크라는 나무에 조예가 깊은 업체이기 때문에 화분 프레임으로 가장 적합할 수 있는 목재를 선택할 수 있었고 음향 전문 업체인 만큼 해당 가구 또한 실내의 시끄러운 소리를 흡수하는 기능까지 갖췄다. 그 결과 실내를 싱그럽게 꾸밀 수 있는 조명 겸 인테리어 가구가 탄생하게 됐다.

해당 그린 프레임 속에는 높이 90cm까지의 화분 세 그루를 담을 수 있고 아예 프레임을 비운 채로 바닥에 놓여 있는 식물이나 꽃 앞에 배치해 그 자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