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요즘 애들' Z세대, 미래 고객을 잡아라]
-Z세대가 말하는 Z세대, 발곡고 3인의 이야기
['요즘 애들' Z세대]"카톡보다 페북 메신저 선호...유튜브로 공부하죠"
[한경비즈니스=김영은 기자]새로운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은 ‘급식체’만큼이나 생소하게 느껴질까.

한경비즈니스는 설문 조사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위해 Z세대를 직접 만났다. Z세대는 정말 카카오톡 대신 페이스북 메신저를 사용하고 사회 이슈에 관심이 많을까. 그들과 밀레니얼 세대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이날 만난 ‘고등학생 Z세대’의 대표 주자들은 의정부 발곡고 학생 세 명으로 이환희(15) 군, 권대호(16) 군, 이채연(17) 양이다.



◆“Z세대라는 말 들어봤어요?”
일동 : 아뇨. 처음 들어요.
대호 : 뭐지? 마지막 세대 이런 건가?
환희 : 우리가 왜 Z세대인가요?


전 세계 언론과 기업이 Z세대를 분석하고 그들에게 화려한 수식어를 붙인다. 하지만 Z세대는 자신들을 향한 수식에어 관심이 없었다. 그 대신 Z세대답게 ‘왜’에 대한 내용을 반문하며 기자를 당황시켰다. Z세대에 대해 설명하자 그럼 다음 세대는 뭐라고 하느냐는 답이 돌아왔다.



“정말 카카오톡보다 페이스북 메신저를 더 많이 사용하나요?”
환희 : 네. 친구들이 다 페이스북 메신저를 써서요.
채연 : 페이스북 메신저는 빠르게 답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대호 : 페이스북 메신저는 카톡과 달리 한 번에 전송할 수 있는 사진 개수에 제한이 없어요.
['요즘 애들' Z세대]"카톡보다 페북 메신저 선호...유튜브로 공부하죠"
한경비즈니스가 Z세대(14~24세)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나이가 어릴수록 페이스북 메신저 사용 답변이 높았다.

실제 고등학생들은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메신저를 함께 사용하지만 목적과 대상이 달랐다. 카카오톡은 어른들과의 대화나 단톡방(단체카톡방)을 위해 존재했고 페이스북 메신저는 친구와 일상적인 대화를 나눌 때 사용했다.



Z세대가 페이스북 메신저를 사용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기능적인 요인이 있다. 페이스북 메신저의 ‘챗헤드’기능이다. 처음엔 “빠르게 답장할 수 있다”는 말이 뭔지 몰랐다.

그러자 Z세대는 직접 스마트폰을 켜 바탕화면에 떠 있는 상대방의 프로필 사진을 보여줬다. 페이스북 메신저는 ‘챗헤드’라는 아이콘을 통해 스마트폰 바탕화면에서 바로 메시지를 보여준다. 억지로 끄지 않는 이상 동그란 버튼이 바탕화면에 유지돼 바로 다른 사용자와의 대화방으로 이동할 수 있다.


또 상대방의 접속 여부를 알려주거나 사진 개수에 제한 없이 전송할 수 있는 기능도 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친구들이 다 페이스북 메신저를 써서”다. 메신저의 가장 큰 기능은 의사소통이다. 기능적인 만족도 있지만 대세를 따르는 모습이었다.




◆“인스타그램은 잘 안 하나요?”
대호 : 하는 친구들도 있긴 한데 인스타그램 1, 페이스북 9의 비율이랄까요. 페이스북을 훨씬 더 많이 써요.
채연 : 페이스북은 거의 안 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예요.
환희 : 인스타가 좀 어렵기도 하고 페이스북은 일상만 올리는 게 아니라 뉴스피드에 뜨는 정보 얻고 공유하고 이런 용도로도 많이 쓰여요.
['요즘 애들' Z세대]"카톡보다 페북 메신저 선호...유튜브로 공부하죠"
Z세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도 페이스북이었다. 한경비즈니스가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도 Z세대 중 58.6%가 페이스북을 사용했다.


미국 10대 청소년들의 페이스북 이용률은 점점 감소하고 있다. 이들은 인스타그램이나 스냅챗으로 옮겨 갔다. 반면 한국의 10대 청소년들은 여전히 페이스북을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었다.

사진 위주의 게시글인 인스타그램은 소셜 미디어 속 ‘소통’이 중요한 Z세대에게는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었다. 반면 페이스북은 일상 공유와 정보 공유를 위해 사용하고 있었다.



◆“정보 검색할 때 유튜브를 활용하나요? 아니면 네이버를 활용하나요?”
대호 : 유튜브랑 네이버 사용 방법이 좀 달라요. 네이버로는 주로 기사나 검색어를 보고 유튜브로는 재미있는 영상을 보죠.
채연 : 여자들은 뷰티에 대한 영상을 주로 봐요. 또 사회 이슈를 짧고 재밌게 설명해 주는 영상도 친구들이 정말 많이 봐요. 어려운 내용도 빠르고 쉽게 이해할 수 있으니깐요.
환희 : 유튜브로는 주로 1인 크리에이터 영상을 많이 봐요. 게임이나 토크나 먹방도 있고 자기 취향이나 상황에 따라 각자 좋아하는 유튜버가 따로 있어요.



“유튜브를 정보 검색에 활용하지는 않는 거네요?”
채연 : 아, 공부할 때 관련 영상을 찾아보기도 해요. 실용영어 본문이나 한국사요.
대호 : 한국사는 진짜 많이 찾아보는 것 같아요.
채연 : 일반적인 강의가 아니더라도 노래로 암기하거나 이런 부가적인 영상도 많거든요.


:“논란이 있는 유튜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요?”
채연 : 고등학생 정도 되면 그런 영상은 걸러서 보는 것 같아요. 인식이 안 좋은 사람 거는 거의 안 찾아보죠.
환희 : 특히 폭력적이거나 누군가를 비하하고 욕하는 영상은 싫어요.



◆“왜요?”
대호 : 굳이 그런 걸로 재미를 느낄 필요가 없으니까요. 문제되는 일 없이도 재밌게 (채널을)운영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Z세대가 가장 오랜 시간 이용하는 플랫폼은 단연 유튜브다. 이들은 유튜브를 통해 본인의 관심 분야를 감상하고 필요한 영역을 스스로 보충하며 공부까지 하고 있었다.

1인 미디어에 대한 폭력성에 대한 논란은 언제나 뜨거운 감자다. 하지만 Z세대는 폭력적이거나 논란이 있는 유튜버들을 스스로 배제하고 있었다. 주변에 직접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친구들도 있다고 했다.




◆“유튜버나 인플루언서들이 추천하는 제품을 실제로 구매하나요?
채연 : 여자애들은 화장품 진짜 많이 사요.
환희 : 남자애들도 화장품 얘기를 많이 나눠요. 이번에 화장품 뭘 샀는데 써보니까 나랑은 안 맞더라… 이런 얘기요.
대호 : 반에 아침마다 눈썹 그리고 다니는 남자애들도 많아요.




◆“그런 친구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
대호 : 눈썹이 없으니까 그리는구나… .




◆“요즘 벌어지는 미투운동이나 남북 정상회담 같은 이슈에도 친구들이 관심이 많나요?”
대호 : 미투 운동이 일어났을 때는 정말 큰 이슈가 됐어요. 여자 친구들뿐만 아니라 남자 친구들도 평등하지 못한 걸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환희 : 학교 내에서의 성추행 문제는 없었지만 사회적으로 그런 문제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 충격 받았어요. 학교 내에서는 특히 언행이나 행동을 조심하려고 많이 노력했죠. 우리 세대가 어른이 됐을 때는 변화할 수 있잖아요.


채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방송이나 남북정상회담 방송 같은 경우 학교에서 다 같이 보고 토론하는 시간도 가졌어요. 요즘은 페이스북을 통해 자기 생각을 표현하거나 그런 게시물을 공유하는 애들도 많고요.


Z세대는 인종·종교·사회적 지위가 뒤얽히고 정체성이 모호해지는 새로운 시대를 산다. 이 때문에 다양성을 존중하며 가장 편견없는 세대로 여겨진다. Z세대는 사회 이슈에 관심이 많았다.

사회 이슈는 주로 유튜브나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영상을 통해 공부하고 있었다. 사회 이슈도 ‘재밌고’ ‘짧게’ 전달하는 매체가 늘면서 이들의 관심이 더 높아진 것으로 보였다. 또한 Z세대는 이야기를 나누며 ‘변화’라는 단어를 많이 강조했다.




◆“다른 세대에 대한 관심을 가져본 적 있어요?
채연 : 평소에는 큰 관심을 갖지 않는데 ‘응답하라 시리즈’같은 드라마를 보면 관심이 생겨요.


◆“응답하라 시리즈가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었어요?”
대호 : 네. 보라가 쓰는 동그란 안경이나 패션 같은 걸 애들이 따라 하기도 했어요.
환희 노래 ‘어젯밤 이야기’도 유행했었어요.




◆“어른들이 급식체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대호 : 급식체라고 해서 우리만 쓰라는 법은 없으니까 재밌어요.
채연 : 우리는 되게 일상적으로 쓰는 말인데 이걸 개그 소재로 쓰기도 하니까 신기해요.
환희 : 고등학생들도 웬만하면 급식체 중에 부적절한 말은 잘 사용하지 않으려고 해요. 애들한테도 쓰지 말라고 하고요.



◆“꿈이 뭐예요?”
환희 : 간호사요. 남을 잘 도와주는 제 성격에도 맞고 재밌어 보여서요.
대호 : 항공 승무원이요. 여행하는 걸 좋아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좋아해요.
채연 : 방송기자요.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고 현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걸 잘해요.



◆“꿈에 대해 어른들은 뭐라고 하나요?”
대호 : 제가 승무원이 꿈이라고 했을 때 어른들한테 꼭 듣는 말이 있어요. “남자가 왜 파일럿을 안 하고 승무원을 해?”라고 하세요. 엄마 아빠까지는 이해해 주시는데 아무래도 할아버지는 남자 승무원이 보편적이지 않은 시대에 사셔서 그런지, 잘 이해 못하세요.

환희 : 저도 똑같아요. “남자가 무슨 간호사야, 의사해라”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인데 굳이 그런 고정관념을 따져야 할 필요는 없잖아요.

kye0218@hankyung.com


[커버스토리: '요즘 애들 Z세대, 미래 고객을 잡아라' 기사 인덱스]
-640만명의 '디지털 원주민', 미래 소비지도 바꾼다
-여가시간엔 '유튜브'...친환경·사회책임 브랜드 선택 59.2%

-"카톡보다 페이스북 메신저...유튜브로 공부"
-"'막연한 미래'보다 '오늘 하루'를 생각하죠"
-Z세대를 움직이는 브랜드 전략...'소통·참여'가 핵심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