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사장이 꼭 알아야 할 생산성 높이는 30가지 방법, PART2 주52시간에도 인사가 만사다 [한경비즈니스=정채희 기자] “3%의 개선은 직원 혼자서도 실현할 수 있지만 생산성을 30% 수준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리더의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일본 최고의 조직 혁신 전문가이자 베스트셀러 ‘생산성’의 저자인 이가 야스요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직원보다 경영자의 의지와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경영자가 생산성 향상을 위해 해야 할 급선무는 직원의 업무 몰입을 높여주는 것이다. 또 역량 있는 아까운 인재를 놓치지 않도록 인사와 조직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여기에 직원 이탈의 주원인인 번 아웃(소진) 증후군까지 예방한다면 생산성 제고에 걸림돌이 되는 장해물 모두를 넘어섰다고 봐도 무방하다. 경영자가 알아야 할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팁, 둘째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1. 주52시간의 주체는 사람이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시대, 야근이 미덕으로 여겨지는 시대는 지났다. 주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야근을 방지하기 위해 퇴근 시간이면 사무실을 강제 소등하거나 심할 경우 직원이 야근하면 상급자 인사 평가에 반영하는 사내 제도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강제적인 정책보다 직원 스스로 압축 업무를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목표 설정을 통한 자기 관리가 가능하도록 업무 스위치를 켜고 끌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하는 것이 더 좋다. ‘어서와, 리더는 처음이지?’의 저자 장영학 씨의 조언을 첨언한다. “워라밸의 핵심은 시간이 아니다. 시간을 밸런스하는 주체의 문제다.”
▶퇴근 10분 전 하루를 돌이켜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야근의 원인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 익명 회의를 활성화하라
“‘장충동보쌈’님이 입장하셨습니다.”, “‘무교동오징어’님이 입장하셨습니다.”
낙서만 끼적이다가 끝나는 회의는 이제 그만…. 회의의 몰입을 높이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권위와 직급의 벽을 깬 ‘익명 회의’가 제격이다.
직급이나 직종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실명을 사용하지 않고 닉네임과 캐릭터를 사용하면 구성원 간 수평적 소통이 가능하게끔 돕는다.
광고회사 제일기획은 2010년부터 이 같은 익명 아이디어 회의 공간인 ‘아이펍(i-pub)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운영하고 있다. 자유로운 아이디어 제안과 발전이 이뤄지는 소통의 장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쌍방향 의사소통을 활성화하자.
◆3. 인재 사관학교를 시작하라
“GE 전체를 크로톤빌로 재창조해야 한다. 크로톤빌은 이제 GE의 가장 중요한 생산 공장이 됐다.”
잭 웰치 GE 전 회장은 인재 사관학교로 불리는 GE의 경영개발센터 크로톤빌연수원을 이같이 평가한다. 3M의 제임스 맥너니 주니어 사장을 비롯해 홈디포의 로버트 나르델리 사장 등 수많은 스타급 최고경영자(CEO)가 이곳에서 배출됐다.
일본의 혁신 기업 유니클로 역시 GE에서 시작한 기업 대학 제도를 본떴다. 직원 교육, 임직원 연수, 점장 지원 연수, 승진 테스트 등을 진행하며 6개월 만에 책임자로 거듭날 수 있는 인재 사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올바른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야말로 기업의 생산성 제고의 제1 원칙이라는 점을 경영자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올바른 인재 양성은 기업 생산성 제고의 제 1원칙.
◆4. RPG로 경영하라
게임의 한 종류인 롤플레잉게임(RPG)은 참가자 각자에게 할당된 캐릭터를 부여하고 이들이 서로 협력해 가상의 세계에서 주어지는 시련을 극복하고 목표를 달성하게끔 한다.
이러한 RPG 전략을 회의에 도입한다면 어떨까. ‘생산성’의 저자 이가 야스요는 “임직원 간 관점을 바꾸는 것만으로 새로운 사실이 눈에 들어오게 될 것”이라며 RPG 전략을 통해 토론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귀띔한다.
예컨대 거래처 사장님이 돼 자신이 만든 자료를 고객사의 시각에서 바라보거나 클레임을 거는 고객이 돼 리스크 요인을 생각하는 방식이다.
▶자신이 CEO라면 어떤 결단을 내릴지, 왜 그런 선택을 내렸을지 생각하는 연습을 해보자.
◆5. ‘피드백 근육’을 키워라
“레이, 오늘 미팅에서 당신이 보여준 모습은 ‘D-’입니다. 미팅 준비를 전혀 하지 않은 것 같던데요.”
세계 1위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레이 달리오 CEO가 직원에게 받은 피드백 중 하나다. 지나치게 솔직한 피드백에 달리오 CEO는 이렇게 말한다. “이런 피드백이 필요했어요.”
임직원 간 현재 업무 상태를 정확하게 전달해 그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재정비하는 것이 바로 피드백이다.
잘나가는 미국의 벤처기업 넥스트점프를 이끌고 있는 찰리 김 CEO는 피드백에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이를 ‘피드백 근육’이라고 부르는데, 결국 진실을 이야기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미움 받는 것도 어쩔 수 없다’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
◆6. 관리자도 교육이 필요하다
상사의 피드백이 모두 올바른 것은 아니다. ‘방향이 분명하지 않거나 자세한 설명 없이 단순하게 지시를 내리고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무한 수정에 돌입하는 상사’는 직원의 업무 만족도를 하락시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 나타났다.
중간 관리자라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되새겨야 한다. △업무 지시를 할 때 스스로 맥락과 방향을 알고 있는가 △부하 직원에게 길을 알려주고 설명해 주는 시간이 많은가, 아니면 압박할 때가 많은가 △부하 직원은 자신의 목표가 ‘달성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업무 성과에 대해 어떤 보상으로 동기를 부여하는가.
▶업무 효율성의 핵심은 중간 관리자의 ‘리더십’에 달려 있다.
◆7. 나아지는 경험을 ‘매뉴얼’화하라
생산직과 사무직의 업무 환경에는 차이가 있다. 생산직은 칸막이가 따로 없어 제조 현장의 업무 방식이 모두 공개되는 반면 사무직은 각자의 방식대로 업무를 처리한다.
이때 서로가 서로에게 ‘조언’하는 것을 꺼리게 되고 팀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도 저해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생산성’의 저자 이가 야스요는 생산성이 높은 제조 현장처럼 사무직 역시 업무 방식을 서로 공유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즉 이 대리만 할 수 있는 일을 ‘매뉴얼화’함으로써 다른 사람도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업무 방법을 전수해 주는 것이다.
▶노하우를 공유하게 함으로써 전체 생산성을 늘려라.
◆8. 최우수 사원의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요소를 제거하라
조직마다 발군의 성과를 보여주는 ‘최우수 직원’이 있다. 이러한 인재는 조직의 성장과 생산성 제고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무한 경쟁의 시대, 우수 인력은 경력을 쌓으면서 보다 더 높은 성장을 위해 이탈을 시도한다.
최우수 사원의 마음을 흔드는 요소는 연봉과 복지가 되기도 하지만 대개 많은 직원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아낌없이 발휘할 수 있는 도전적인 환경을 위해 이직을 선택한다.
채용 컨설팅 업체 로버트 월터스는 우수 인력의 유출을 막기 위해 추가 교육과 훈련, 새로운 역할을 맡을 수 있는 기회를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맥킨지 역시 최우수 인력이라면 입사 연차와 상관없이 주요 업무를 맡기거나 고속 승진을 통해 인력의 이탈을 방지한다.
▶직원 개인의 목표 또는 앞으로의 커리어 개발에 대해 명확하게 제시하라.
◆9. ‘양’이 아닌 ‘질’ 중심으로 성과를 평가하라
주52시간으로 노동시간이 단축됐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 따르면 한국의 노동시간은 여전히 길다.
한국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이 긴 이유 중 하나는 오랜 시간 일하는 사람이 평가를 잘 받는 문화가 오랜 기간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시간 노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성과 관리 기준을 바꾸는 것이 해법이다.
이제 ‘얼마나 오래 일했느냐’에서 ‘얼마나 가치 있게 일했느냐’로 기준을 바꿔 보자.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질 중심으로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직무 능력과 성과에 대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인사 시스템 구축으로 노동자들의 동기부여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연공서열식 인사제도보다 성과에 대한 합리적인 인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10. 채용에도 ‘스피드’가 필요하다
직원 이탈을 막기 위해 다양한 제도들을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재 유출이 발생했다면 가능한 한 서둘러 추가 채용에 나서야 한다. 그래야만 나머지 직원들의 업무 피로를 막을 수 있고 직원의 추가 이탈을 방지할 수 있다.
기존 임직원에게는 과도한 양의 업무를 주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일 채용 절차를 진행하지 않아 인재 유출로 인한 추가 업무를 원하지 않는 직원들에게 나눠준다면 또 다른 직원의 추가 이탈을 악화시킬 수밖에 없다.
교육과 훈련을 통해 직원의 숙련도를 향상시키는 것과 직원에게 과도한 업무를 주는 것은 차이가 있다.
▶인재 채용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가능한 한 빨리 채용 절차를 진행하자.
◆11. 회식도 업무의 연장이다?
“한국에서는 회식도 업무의 연장이다.” 인터넷에 널리 퍼진 ‘사회 초년생들이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공략서’의 마지막 문장이다. 과연 그럴까.
‘어서와, 리더는 처음이지?’의 저자인 장영학 컨설팅 전문가는 ‘회식은 근무의 연장이 아니다’고 주장한다.
장 씨는 “업무상 중요한 이야기는 술집이 아닌 사무실에서 정식으로 면담해야 하고 술기운을 빌려 말하고 싶은 이야기라면 ‘참아야 한다’”고 말한다. 서로 감정만 상하고 전달하고 싶은 내용도 전달이 안 된다는 것이다.
단합을 위한 회식도 워라밸 사회에서는 달라져야 한다. 점심시간에 하거나 근무시간 중 다른 활동으로 대체해도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식을 꼭 해야겠다면? 패션 기업 LF는 1가지 술로 1차까지 9시 전에 끝내는 ‘119 회식 제도’를 시행한다.
◆12. 낮잠, 비난 대신 ‘허락’하라
“낮 동안 잔다고 일을 덜할 것이란 생각은 버리세요. 한 시간 반 정도 낮잠이면 하루에 이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고(故)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낮잠’ 찬사다.
대개의 상사들이 점심 이후 꾸벅꾸벅 조는 이들을 비난하지만 30분의 낮잠이 직장인의 생산성을 일과 시작 당시 수준으로 되돌려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때문에 혁신적인 기업들은 거의 직원을 위한 ‘낮잠 휴게실’을 갖추고 있다. 구글 본사에는 ‘낮잠 캡슐’이 설치돼 있고 페이스북과 나이키도 ‘낮잠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고정관념을 깨면 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13. 특별한 휴식을 권고하라
재충전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다. 누군가는 낮잠을 자며 휴식을 취하겠지만 어떤 이들은 친목을 도모하며 보다 활동적인 일을 하길 원한다.
포스코는 이러한 직원들의 특별한 휴식을 돕기 위해 ‘포레카’란 사내 문화 공간을 열었다. 이곳에서 직원들은 게임도 하고 인문·예술 프로그램에도 참여한다.
하루 평균 400여 명에 이르는 임직원이 업무 시간 중 사무실을 벗어나 새로운 문화 공간에서 발상의 전환과 재충전을 통해 창의력을 제고할 수 있다. 기업에 대한 애착을 형성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정부 지원 제도나 지역사회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근처 스포츠·문화센터와 제휴해 보자.
◆14. 휴가를 ‘강제화’하라
모두에게 차등적으로 부여된 연차. 하지만 다수의 직장인들이 여전히 휴가를 쓰는 데 눈치를 본다.
번 아웃 증후군을 해소하기 위해 직원이 눈치 보지 않고 연차를 사용할 수 있도록 쉴 수 있는 권리를 강제 부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생산성 제고를 위해 연차휴가 활성화를 권고하고 있다.
여전히 휴가 쓰기를 주저하는 직원들이 있다면 경총의 아래와 같은 휴가 문화 지침을 참고하자.
△휴가 사유 묻지 않기 △휴가 일정 수립에 관여하지 않기 △가급적 휴가 기간에 연락하지 않기 △결재권자는 가능한 한 빨리 휴가 승인하기 △눈치 주지 않기.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승인하세요.”
◆15. 휴직은 생산성 향상의 기회
“열심히 일한 자여, 떠나라.” 오래된 광고 문구는 주52시간 시대를 사는 지금에도 경종을 울린다. 3~5일 단기 휴일로는 고갈된 체력과 정신을 100% 회복할 수 없는 법. 정보기술(IT) 기업 카카오는 입사 후 3년마다 유급휴가 30일과 휴가 지원금 2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흔히 장기 휴가를 내면 남은 직원의 부담이 늘어 불평등하다고 말하지만 ‘생산성’의 저자 이가 야스요는 “이때야말로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주장한다.
부서 전반의 업무 속에서 가성비가 낮은 일을 찾아 없애는 일을 선행함으로써 직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능률을 최대화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팀원 5명이 각자의 업무 중 효율적이지 않은 일 10%를 그만두면 합계 0.5인분의 일이 줄어든다.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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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84호(2018.08.06 ~ 2018.08.1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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