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 이후 부정 반응 80%…‘망하다’ ‘떨다’ 등 막연한 불안감이 상당수
[한경비즈니스=최재원 다음소프트 이사]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최저임금 인상 결정을 두고 7월 초 노동계는 시급 1만790원, 경영계는 7530원 동결을 제시한 상황에서 양측의 주장이 팽팽한 가운데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10% 넘게 오른 시간당 8350원으로 결정됐다.
작년 16.4% 인상 여파가 아직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10.9% 인상되면서 최저임금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빅데이터상에서 ‘최저임금’에 대한 언급량은 6월 2주 차 1만7856건, 3주 차 1만1095건, 4주 차 1만5997건, 7월 1주 차 2만1802건, 2주 차 6만1431건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인상이 결정되면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언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빅데이터상 최저임금에 대한 감성 분석을 실시한 결과 2017년 4분기 긍정 36% 부정 64% 에서 올해 3분기 긍정 20% 부정 80%로 나타났다. 특히 2018년 3분기(7월) 들어 최저임금에 대해 부정 감성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작용 논란에 ‘막연한 불안감’ 45%
최저임금 부정 반응이 80%에 달하지만 이는 단순히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비판 반응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저임금에 대한 부정 키워드를 집중 분석해 보면 부정 키워드는 크게 ‘최저임금 인상 비판’, ‘막연한 불안감’, ‘최저임금 인상 비판에 대한 부정 반응’으로 분류됐다. 각각의 부정 키워드 중 23%, 45%, 32%를 차지했다.
이 중 ‘막연한 불안감’이 가장 많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막연한 불안감’으로 분류된 키워드는 ‘망하다’, ‘떨다’, ‘미치다’, ‘무섭다’ 등이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예상되는 부작용 논란이 일자 국민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23%에 해당하는 ‘최저임금 인상 비판’으로 분류된 키워드는 ‘비판’, ‘논란’, ‘부작용’, ‘반대하다’ 등이 있다.
‘최저임금 인상 비판에 대한 부정 반응’으로 분류된 키워드는 ‘갑질’, ‘횡포’, ‘탓하다’ 등이 있다.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으로 거론되는 일자리 감소, 경영 악화 등은 최저임금 인상만이 문제가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며 부정 감성을 나타내고 있다.
‘갑질’, ‘횡포’ 등 키워드가 나타난 것은 대기업의 횡포, 높은 임대료 등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보다 더 문제라는 주장이다.
이렇듯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다양한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최저임금에 대한 부정 감성 중 ‘막연한 불안감’이 가장 크게 나타나는 만큼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할 보완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된 2월부터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시행된 7월까지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한 감성 분석을 실시한 결과 2월 긍정 51% 부정 49%, 3월 긍정 54% 부정 46%, 4월 긍정 47% 부정 53%, 5월 긍정 45% 긍정 55%, 6월 긍정 54% 부정 46%, 7월 긍정 48% 부정 52%로 나타났다.
‘저녁 있는 삶’으로 관심을 받으며 초반에 긍정 감성이 앞섰지만 부작용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면서 4~5월 부정 감성이 다소 증가했다.
시행이 임박한 6월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며 긍정적인 반응이 다시 증가했다. 하지만 시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7월 1주 동안에는 시행 초기 혼란이 빚어지면서 부정 감성이 다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1주일 동안 언급이 급증한 연관 키워드는 ‘정시 퇴근’이었다. 이처럼 시행 초기에 혼란이 있긴 하지만 ‘정시 퇴근’ 같은 키워드의 언급이 증가하며 ‘야근 없는 삶’에 다소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빅데이터상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감성 키워드로는 1위 ‘걱정(1만5000건)’, 2위 ‘피해(4442건)’, 3위 ‘안정적(4342건)’, 4위 ‘어렵다(3573건)’, 5위 ‘필요하다(3311건)’, 6위 ‘논란(2495건)’, 7위 ‘긍정적(1164건)’, 8위 ‘부담(1058건)’ 순으로 나타났다.
‘안정적’, ‘필요하다’, ‘긍정적’이라고 언급한 긍정 반응이 있었고 반대로 ‘걱정’, ‘피해’, ‘부담’ 등 시급 인상으로 물가 인상이나 경영 악화 등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최저임금 인상이 결정된 7월 2주 차에 언급이 급상승한 감성 키워드로는 1위 ‘망하다(898건)’, 2위 ‘부작용(786건)’, 3위 ‘부담(652건)’, 4위 ‘갈등(635건)’, 5위 ‘반발(493건)’, 6위 ‘황당하다(476건)’, 7위 ‘불만(454건)’, 8위 ‘고통(404건)’, 9위 ‘무책임한(357건)’, 10위 ‘비난(269건)’ 등이 있다.
이처럼 부정적인 반응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반발’, ‘황당하다’, ‘불만’ 등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후폭풍이 클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영세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불복종 선언’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저시급 아닌 임대료 인상에 눈물?
빅데이터상에 나타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연관 키워드는 1위 ‘임대료(4만7509건)’, 2위 ‘월급(3만7733건)’, 3위 ‘일자리(3만3424건)’, 4위 ‘물가(2만9547건)’, 5위 ‘비정규직(1만6270건)’, 6위 ‘소득 주도 성장(7108건)’ 순으로 나타났다.
연관 키워드 1위에 ‘임대료’가 오르며 경영 악화 등은 최저 시급 인상이 아니라 임대료 인상 때문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2위에 ‘월급’이 오르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월급이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들이 많았다. 올해 정부가 고시한 최저임금 월급은 주휴수당을 포함해 157만3770원이었다. 내년 최저임금 월급은 이보다 17만1380원 오른 174만5150원이다.
반면 ‘일자리’, ‘물가’, ‘비정규직’ 등의 키워드가 나타나며 최저 시급 인상으로 일자리가 줄어들거나 해고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단순 계산으로 월급은 많아지지만 일하는 시간이 줄거나 아예 일자리가 없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6위에 ‘소득 주도 성장’이라는 키워드가 올랐다.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소득 주도 성장 정책에 대한 담론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자주 언급되는 직종으로는 1위 ‘자영업자(4만6587건)’, 2위 ‘경비원(2만9986건)’, 3위 ‘청소노동자(5503건)’, 4위 ‘가맹점주(3782건)’, 5위 ‘영세업자(1879건)’, 6위 ‘프리랜서(1267건)’ 순으로 나타났다.
1위에 ‘자영업자’가 오른 건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는 주장이 많기 때문이다. ‘자영업자’에 대한 연관 키워드로는 ‘최저임금(6601건)’, ‘임대료(2242건)’, ‘매출(1920건)’, ‘대기업(857건)’, ‘카드 수수료(276건)’, ‘골목상권(275건)’ 등이 있다.
빅데이터상에서는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인상만이 아니라 임대료, 카드 수수료, 대기업의 독식 등으로 이미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언급이 많았다.
다음으로 2~3위에 ‘경비원’, ‘청소노동자’ 등 저임금 노동자들이 올랐다. 올해 최저임금 시급이 16.4% 인상됨에 따라 아파트 경비원의 고용 불안 문제가 불거진 바 있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비원의 일자리가 더 위태로워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과 최저임금
실제로 식당·편의점·도소매·경비원·청소원 등 저임금 노동자들의 일자리 감소에 대한 부작용이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 노동자의 생존권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마지노선을 만드는 것이지만 지나치게 급격한 최저임금의 인상으로 저소득층 일자리 감소 등의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반응이다.
최저임금 제도는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위한 정책이다. 최저임금을 정해 규제한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그 정도의 가치를 만들 수 없는 일자리는 없어져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인간의 노동으로 최저임금 이상의 가치가 나오지 않는 일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자연스럽게 기계가 대체할 것이다. 다양한 무인 시스템은 현재의 최저임금 수준의 단순 노동 일자리를 필요 없게 만들 것이다.
소득 주도 성장을 바탕으로 한 ‘일자리 정책’은 가치 있는 일을 만드는 데 역량을 모으는 정책이지 없어지는 일자리를 붙잡고 없어지지 않게 만드는 정책으로 가면 안 된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 논란으로 가맹 본사의 횡포, 높은 카드 수수료,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임대료 같은 ‘갑질’부터 잡아야 한다는 ‘갑을 구도’로 논점이 흐른다.
맞는 말일 수 있겠지만 갑질이 문제면 ‘질’을 없애야지 우리는 이상하게 갑을 없애려고 하고 있다.
한국의 거대한 자영업 규모는 구조적 문제이고 지금 이대로 두면 앞으로도 꾸준히 명퇴하는 제너럴리스트 샐러리맨들이 사장님으로 변신하며 그 규모를 더 늘리게 될 것이다.
스페셜리스트가 되지 못하고 은퇴하면 아르바이트생보다 월급을 더 못 받는 자영업자들이 된 게 과연 최저임금 때문인지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7월 14일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이 확정돼 류장수 위원장이 브리핑을 위해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83호(2018.07.30 ~ 2018.08.05)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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