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REPRENEURSHIP]
-일반·전문의약품 고른 성장…코스메슈티컬·조영제·의료기기 등 신성장 동력으로
‘토털 헬스케어 기업’ 변신한 동국제약, ‘매출 1조’ 노린다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잇몸약 ‘인사돌’로 유명한 동국제약이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동국제약은 2007년 상장 이후 매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단위로 늘고 있다. 일반의약품(27%), 전문의약품(23%), 헬스케어(22%), 수출용 의약품(15%) 등으로 사업 다각화에 성공한 덕분이다. 특히 2015년 시작한 코스메슈티컬(화장품+의약품)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동국제약은 조영제·의료기기 등의 신성장 동력을 바탕으로 2025년 연매출 1조원의 토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대표 상품 ‘마데카솔’…올해로 창립 50주년
‘토털 헬스케어 기업’ 변신한 동국제약, ‘매출 1조’ 노린다
동국제약은 고(故) 권동일 회장이 1968년 설립한 UEC가 모태다. 1970년 프랑스 ‘라로슈라바론’의 상처 치료제 마데카솔을 수입해 국내 소비자에게 판매하며 제약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동국제약은 1977년 마데카솔을 국내 공장에서 자체 생산하는 데 성공한 이후 1984년 라로슈라바론으로부터 주요 기술을 이전 받아 자체 기술로 생산한 마데카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동국제약은 마데카솔을 비롯해 잇몸약 인사돌, 구내염 치료제 오라메디, 정맥 순환 개선제 센시아, 탈모 치료제 판시딜, 여성 갱년기 증상 치료제 훼라민큐 등 일반의약품(의사 처방전이 필요 없는 약) 부문에서 강점을 지닌 회사다.

2014년 2260억원이던 동국제약의 연매출(연결 기준)은 지난해 3548억원으로 56.99% 증가했다. 3년간 매년 18%대 고속 성장세를 유지하는 중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1957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연매출 4000억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동국제약은 최근 들어 토털 헬스케어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일반의약품·전문의약품(의사 처방전이 필요한 약)과 수출용 의약품 등 기존 의약품 부문과 코스메슈티컬 등의 신사업을 통해 균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춰 나가는 중이다.

지난해 동국제약의 전체 매출 중 일반의약품 사업 부문이 차지하는 매출 비율은 27%다. 이어 전문의약품 사업 부문 23%, 헬스케어 사업 부문 22%, 수출 부문 15%, 동국생명과학(옛 I&I사업부) 13% 등의 순이다. 기존 3대 의약품 사업 포트폴리오 중심에서 헬스케어와 조영제·의료기기로 사업 영역을 재편한 셈이다.

동국제약은 지난해 조영제(영상 진단 검사 시 특정 조직 등이 잘 보일 수 있도록 인체에 투여하는 약물) 사업 부문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동국생명과학을 설립했다.

동국생명과학은 지난해 505억원의 매출을 거둔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43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재 조영제를 사용하는 진단 의료 기기 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상태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동국생명과학이 만든 진단 의료 기기 ‘모바일CT 파이온’은 3차원 3D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는 장비로, 사지 관절 부위의 영상 진단에 특화돼 있다”며 “비교적 크기가 작고 이동성이 좋아 의료 취약 지역과 군부대 등에서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장비”라고 말했다.

◆세계 60여 개국에 의약품 수출
‘토털 헬스케어 기업’ 변신한 동국제약, ‘매출 1조’ 노린다
일반의약품을 중심으로 성장하던 동국제약은 1990년대 들어 전문의약품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1995년 정맥 마취제 ‘포폴’을 시작으로 엑스레이 조영제 ‘파미레이’, 항암제 ‘로렐린데포’ 등을 연이어 출시했다. 이후 골다공증·산부인과 영역, 비스테로이드 항염제 등 내과 영역, 비뇨기과·호흡기 영역, 벨라스트 등 비급여 품목 등에서 고른 성과를 보이고 있다.

동국제약의 전문의약품 사업 부문은 지난해 약 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동국제약은 수출에서도 강점을 지녔다. 1992년 원료의약품 등을 처음 수출해 1997년 100만 달러 수출탑을 수상한 이후 2010년 3000만 달러 수출을 달성했다. 현재 세계 60여 개국에 약 600억원 규모의 수출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과거 원료의약품 중심이던 수출 품목을 부가가치가 높은 파미레이와 로렐린 등 완제의약품으로 확대한 상태다. 전체 매출액 중 수출 비율은 약 20%로, 국내 제약사 중 매출액 대비 수출액 부문 상위를 유지하고 있다.

초창기 아시아와 중남미에 집중됐던 수출국은 일본과 유럽 등으로 확대됐다. 최근에는 인도· 중국·아프리카·독립국가연합(CIS) 등 잠재 성장력을 지닌 신흥국으로 수출 영토를 확장 중이다.

동국제약이 사업 다각화를 위해 2015년 시작한 코스메슈티컬 사업도 회사의 주요 캐시카우로 떠오르고 있다.

동국제약은 2015년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24를 론칭하며 코스메슈티컬 시장에 뛰어들었다. 미백·주름 개선 기능성 크림인 마데카크림을 시작으로 로션·세럼·선크림과 보디 제품, 남성용 제품 등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장했다.

홈쇼핑 위주였던 유통망은 백화점·마트·H&B(헬스·뷰티)숍 등으로 넓힌 상태다. 지난해부터 대만·미국·싱가포르 등에서도 센텔리안24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센텔리안24는 45년간 식물 성분을 연구·개발해 온 동국제약의 노하우가 집약된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다. 센텔라 정량 추출물은 콜라겐 생성을 촉진하는 식물 성분으로, 마다가스카르 섬에 자생하는 청정 원료 센텔라아시아티카의 유효 성분을 정량 추출한 것이다.

센텔리안24의 대표 제품인 ‘마데카 크림’은 센텔라 정량 추출물 외에도 동백꽃·겨우살이열매·개서어나무잎 추출물 등 8가지 특허 성분을 함유했다. 한국피부임상과학연구소의 임상 연구 결과 피부 콜라겐 생성을 증가시켜 피부 보호막 형성 및 피부 장벽 강화 작용,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손상을 진정시키는 효과 등이 확인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센텔리안24는 지난해 약 5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동국제약에 따르면 센텔리안24는 올해 약 600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동국제약은 최근 충북 진천의 천연물 추출 공장을 증축하기도 했다. 센텔라아시아티카 정량 추출물을 비롯해 서양승마 추출물, 후박 추출물 등의 천연물 소재를 합성하는 시설로, 센텔리안24와 연고제 등의 원료 수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조치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센텔리안24는 경쟁이 치열한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해 코스메슈티컬 열풍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올해 1월 미국 온라인 사이트에서도 제품 판매를 시작한 데 이어 지난 9월 ‘마데카크림4’를 새롭게 출시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토털 헬스케어 기업’ 변신한 동국제약, ‘매출 1조’ 노린다
◆OTC 제품 사회공헌 활동으로 제품 홍보까지…

동국제약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일반의약품 마케팅 강화에도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회사 성장의 디딤돌이던 트로이카 제품군(인사돌·마데카솔·오라메디)은 물론 2000년대 이후 출시한 인사돌플러스·훼라민큐·판시딜·센시아·치센을 초대형 브랜드 품목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동국제약은 이 중 먹는 치질약 ‘치센’을 연매출 100억원 이상의 블록버스터로 육성할 계획이다.

동국제약은 지난해 7월 중순 기존 연고 형태의 치질 치료제를 개선한 캡슐 형태의 치질약 치센을 출시했다. 치센은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초기 치질 환자에게 의약품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치센은 유럽에서 개발된 식물성 플라보노이드 구조인 ‘디오스민’ 성분의 치질 치료제다. 혈관 탄력 개선 및 순환 정상화, 항염 작용을 통해 치질로 인한 통증·부종·출혈·가려움증·불편감 등의 증상을 개선해 준다.

임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디오스민을 2주간 복용하면 통증 및 출혈 등 대부분의 증상이 80% 이상 개선되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 동국제약의 설명이다.

동국제약의 일반약 제품들은 특히 브랜드를 앞세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동국제약은 축구 꿈나무를 육성하기 위해 마데카솔의 수익금 일부를 한국유소년축구연맹에 기부하고 있다. 2011년부터 한국리틀야구연맹과 한국유소년축구연맹에 구급함과 스포츠 용품을 지원하고 있다.

훼라민큐와 센시아는 2011년부터 중년 여성을 대상으로 갱년기 증상과 정맥 순환 장애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동행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훼라민큐와 함께하는 원데이 클래스’는 커피 클래스·플랜테리어 클래스 등 중년 여성들이 취미 활동을 통해 갱년기를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인사돌플러스는 ‘인사돌플러스 사랑봉사단’, ‘잇몸의 날’, ‘부모님 사랑 감사 캠페인’, ‘스마일런 페스티벌’ 후원 등의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국민의 잇몸 건강과 공익 향상에 힘쓰고 있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10월 15일 창립 50주년을 맞아 2025년 매출 1조원 달성을 바탕으로 최고의 국내 토털 헬스케어 회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다시 한 번 힘차게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제약 주요 연혁
1968년 10월 UEC 설립
1972년 6월 중원신약 인수
1982년 3월 동국제약으로 사명 변경
1985년 4월 충북 진천에 합성공장 완공
1988년 4월 KGMP 1공장 준공
1989년 5월 중앙연구소 설립
1992년 10월 KGMP 2공장 준공
1994년 10월 KGMP 3공장 준공
1995년 10월 미노클린 첨부제 개발로 국산 신기술 획득(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승인)
1996년 11월 포폴 주사제 개발로 국산 신기술 획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승인)
2007년 5월 코스닥 상장
2010년 12월 3000만 달러 수출탑 수상
2012년 6월 보건복지부 혁신형 제약 기업 선정
2012년 9월 헬스케어사업부 출범
2017년 5월 조영제 사업부문을 동국생명과학으로 분사

▶돋보기
권기범 동국제약 부회장, 2002년 대표 취임 이후 성장세 이끌어
‘토털 헬스케어 기업’ 변신한 동국제약, ‘매출 1조’ 노린다
약력 : 1967년생. 1989년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졸업. 1991년 미 덴버대 MBA과정 수료. 1996년 미 스탠퍼드대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2012년 TRIUM(뉴욕대+런던정경대+HEC파리) 글로벌 EMBA 수료. 1994년 동국제약 입사. 1995년 동국제약 이사. 1997년 동국제약 상무. 1999년 동국제약 전무. 2002년 동국제약 대표(부사장). 2005년 동국제약 대표(사장). 2010년 동국제약 부회장(현).

권기범 동국제약 부회장은 2001년 부친인 권동일 회장이 별세한 이후 2002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다. 제약업계는 35세의 젊은 나이에 대표 자리에 오른 권 부회장의 경영 능력 등을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권 부회장은 역발상으로 우려를 잠재웠다.

2000년 의약 분업 이후 대부분의 제약사는 상대적으로 영업이 수월한 전문의약품에 집중했다. 반면 동국제약은 일반의약품 비율을 높이는 반대 전략을 폈다. 제네릭(복제약) 위주인 전문의약품 시장의 과열 경쟁을 피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결과는 들어맞았다. 2012년 약가 인하로 제약업계 전체가 위기를 맞을 때 동국제약은 비교적 여유로운 상황에 놓일 수 있었다.

권 부회장이 추진 중인 사업 다각화 전략도 빛을 발하고 있다. 2002년 300억원대에 불과했던 동국제약의 매출액은 지난해 3548억원으로 12배 가까이 뛰었다. 동국제약은 특히 2007년 상장 이후 매년 실적 상승을 거듭하고 있다.

한편 권 부회장은 2010년 부회장 승진 이후 아직까지 회장 직함을 달지 않고 있다. 회사를 설립한 부친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회장 승진을 스스로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hoie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94호(2018.10.15 ~ 2018.10.2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