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분양 10가구 중 4가구가 2분기 분양
- 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
봄 맞은 분양 시장, 13만5790가구 쏟아진다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본격적인 분양 성수기가 시작됐다. 4~6월인 2분기는 건설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사업 시기로 건설사들이 겨우내 미뤄 왔던 분양을 일제히 재개하기 때문이다.

경기도 하남 북위례를 시작으로 전국 봄 청약 대전이 시작된 가운데 정부의 각종 규제에도 흥행을 이어 갈 사업지에 대한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부동산114와 건설사 등에 따르면 올해 4~6월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총 13만5790가구(임대 제외)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전국 분양 예정 물량이 총 36만2670가구인 점을 감안하면 이 중 37%, 10가구 중 4가구 가까이가 2분기에 풀린다는 얘기다.

◆ 시도 9곳 물량 늘고 7곳은 감소
봄 맞은 분양 시장, 13만5790가구 쏟아진다
올 2분기 분양 시장은 어려운 분양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물량이 풍성하다. 전년 동기보다 20%(2018년 2분기 11만1346가구) 정도 늘었다.

하지만 지역 간 편차가 크다. 전국 17개 시도의 2분기 분양 예정 물량을 살펴보면 서울시·경기도·부산시·대구시·인천시·광주시·대전시·울산시·전라북도 등 9개 시도는 분양 물량이 지난해에 비해 늘어난 반면 강원도·경상남도·경상북도·전라남도·충청남도·충청북도·제주특별자치시·세종특별자치시 등 8개 시도는 물량이 줄어들었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점은 각 도의 중심인 시(특별시·광역시)에서는 8곳 중 세종시를 제외한 7곳에서 물량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시에서만 총 6만151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9040가구보다 2만2470가구가 늘어났다.

9곳의 도 지역은 총 7만4280가구가 분양에 나서는데 경기도와 전라북도를 제외한 7개 지역에서 물량이 전년에 비해 감소했다. 지난해 2분기 동안 도 지역은 총 7만2306가구를 분양했다. 즉, 올해 2분기 늘어난 분양 물량이 시에 집중된 셈이다.

특히 수도권인 서울과 경기 그리고 인천에서 분양 물량이 대폭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 동안 6만175가구가 분양된 수도권은 올해 2만451가구가 늘어난 8만626가구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

이 중에서도 전체 수도권 분양 예정 물량의 68%, 5만4969가구는 경기권에서 나온다. 서울에서는 총 1만4307가구가 분양될 예정이지만 대부분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물량이기 때문에 일반 분양은 많지 않다. 인천에서는 총 1만1350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지방에서는 부산의 분양 예정 물량이 1만2671가구로 가장 많다. 남구와 연제구에서는 조정대상지역 해제 후 첫 분양에 돌입한다. 이번 청약 성적이 향후 부산 분양 시장의 분위기를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도 큰 장이 선다. 총 8734가구가 대기 중이다. 새 아파트에 대한 희소성이 높은 대구는 수성구 범어동 ‘수성범어W(1340가구)’, 중구 대봉동 ‘대봉더샵센트럴파크(1339가구)’ 외에 북구 국우동 ‘대구도남지구(2418가구)’ 등 1000가구 이상 대단지들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대전에는 4292가구가 예정돼 있다. 이는 지난해 1503가구에서 대폭 늘어난 물량이다. 이 밖에 지난해 760가구를 분양했던 광주는 올해 5808가구가 들어서며 울산은 1837가구(지난해 405가구), 전라북도는 4493가구(지난해 3472가구)가 각각 분양을 준비 중이다.

반면 조선소와 중공업 등 제조 산업 침체로 어려운 주택 경기를 보이고 있는 경상남도와 경상북도는 지난해 2분기 8203가구에서 올해 2분기 45% 정도 줄어든 4577가구가 분양된다.

충청남도·충청북도·세종시 등 충청권도 분양 물량이 대폭 줄어들었다. 지난해 2분기 물량 1만4051가구보다 42% 줄어든 8160가구가 2분기에 들어선다.

이 밖에 강원도 1674가구(지난해 1887가구), 전라남도 2519가구(2988가구), 제주도 399가구(406가구) 등이 2분기에 분양에 나선다.

◆ 눈여겨볼 수도권 분양 예정 단지는
봄 맞은 분양 시장, 13만5790가구 쏟아진다
올해 2분기 분양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단지들은 단연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이다. 강남과 강남 주변 택지지구에서 아파트 분양 물량이 많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정부 규제로 수도권 분양 시장마저 침체 된 가운데 바로미터로 꼽히는 지역에서 나오는 분양 물량이어서 청약 결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2분기 서울 강남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 물량은 10개 단지, 7502가구다.

이 중 3009가구가 일반 분양에 나선다. 강남 주변 택지지구인 성남 고등지구와 과천지식정보타운, 하남 감일지구 등에서도 5376가구의 아파트가 공급된다. 강남3구 물량 중 눈길을 끄는 곳은 ‘방배그랑자이’다. 4월 분양이 진행되는데 전체 758가구 중 전용 59~84㎡ 256가구가 일반 분양 물량이다.

삼성물산도 5월 삼성동 상아2차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라클래시’의 679가구 중 전용 71~84㎡ 115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또 GS건설은 서초동 무지개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서초그랑자이’를, 현대건설은 일원동 일원대우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디에이치 포레센트’를 2분기 중 분양한다.

5월에는 호반건설이 위례신도시 송파권역 장지동에서 ‘호반써밋 송파Ⅰ’ 689가구와 ‘호반써밋 송파Ⅱ’ 700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현대산업개발은 6월 개나리4차를 재건축하는 ‘역삼아이파크’를 6월 선보일 예정이다. 성남 고등지구에서는 1년여 만에 새 아파트가 나온다.

GS건설은 고등지구에서 C1·C2·C3블록 등 3개 블록에서 ‘성남고등자이’를 5월 분양한다. 위례신도시에서는 4월 계룡건설이 A1-6블록에서 ‘위례 리슈빌 퍼스트클래스’를 선보인다.

강북권에서는 교통 허브로 거듭날 청량리역 재개발 물량인 ‘청량리역롯데캐슬SKY-L65(1425가구)’와 길음동 ‘길음롯데캐슬클라시아(2029가구)’가 예비 청약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경기권은 하남 감일지구와 과천지식정보타운에서는 공공주택이 나온다. 대림산업은 감일지구 B9블록에서 ‘감일 에코앤 e편한세상’ 전용 77㎡ 332가구와 84㎡ 534가구 등 866가구를 4월 공급한다.

과천지식정보타운에서는 GS건설과 금호건설이 S9블록에 ‘과천제이드자이’를 5월 선보일 예정이다. 인천에서는 총 8403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검단신도시에서만 ‘검단신도시대방노블랜드1차(AB4)’, ‘검단1차파라곤(AA14)’, ‘검단신도시예미지트리플에듀(AA11)’ 등 총 3417가구가 나온다.

이처럼 2분기에 수도권 내 알짜 단지가 대거 쏟아지면서 수도권 분양 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4월 서울 지역 분양경기실사지수(HSSI)가 96.0을 기록해 봄철 분양 시장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HSSI는 공급자로서 분양을 앞두고 있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분양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로, 100을 초과하면 분양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것을 의미하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뜻한다.

서울이 90 선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지난 2월(78.1)과 3월(79.6) 80 선이 무너졌던 데 대한 기저효과와 강남권 단지의 인기가 반영됐다. 경기는 86.2, 세종도 88.2를 기록해 80 선을 회복했다. 반면 지방은 광주와 세종을 빼면 50~70 선에 그쳤다. 부산은 전월보다 19.8포인트 하락한 45.8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cwy@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21호(2019.04.22 ~ 2019.04.28)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