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2020년 40조 시장 ‘렌털 경제의 최강자’들]
-렌털 사업 확장 위해 2017년 ‘묘미’ 론칭...명품 렌털·육아용품 구독도 순항
‘차량 렌털 최강자’ 롯데렌탈...렌터카에서 카셰어링, 중고차까지 ‘풀 라인업’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2015년은 롯데그룹이 창사 이후 인수·합병(M&A)에 가장 많은 돈을 쏟아부은 해로 기억된다. 당시 롯데는 삼성의 화학 계열사를 사들여 해당 부문의 역량을 강화했다. 또 KT렌탈을 인수해 렌털 시장이라는 새로운 영역에도 발을 내디뎠는데 이 과정에서 롯데렌탈이 설립됐다.

국내 렌터카 시장의 최강자였던 KT렌탈의 브랜드 파워와 운영 노하우를 고스란히 이어받은 롯데렌탈은 새롭게 출범한 이후에도 꾸준히 성장을 이어 갔다. 그 결과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를 갖춘 렌터카 업체로 발돋움했다. 이를 토대로 다양한 신사업에 눈을 돌리며 ‘종합 렌털 업체’로 변신하는 모습이다.

롯데렌탈은 올해 상반기에만 이미 1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한 상황이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매출 2조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 규모에서도 나타나듯이 롯데렌탈은 이미 국내 렌털 시장을 이끄는 ‘거대 공룡’ 중 하나로 굳건히 자리매김했다.

◆전체 매출 90%가 ‘렌터카’


기업들마다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가 있기 마련인데 롯데렌탈은 렌터카 사업에서 롯데렌터카 브랜드를 앞세워 1인자의 위치에 올라 있다.

롯데렌터카는 내부에 등록된 차량만 22만 대에 달하며 전국에 220여 개의 영업망을 갖췄다. 롯데렌탈에 따르면 아시아로 눈을 돌려도 이 정도 규모를 갖춘 렌터카 업체를 찾기 어렵다.
규모에 걸맞게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렌터카(차량 렌털, 중고차 매각 등) 사업에서 발생하고 있고 베트남과 태국 등 해외에도 진출했다.

롯데렌터카는 다양한 상품 구성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1일에서 1개월 미만으로 대여할 수 있는 ‘단기 렌터카’와 1개월 이상 차를 빌리는 ‘월간 렌터카’는 물론 새 차를 최소 1년에서 최장 5년까지 이용할 수 있는 ‘신차 장기 렌터카’도 선보이고 있다. 결혼식과 같은 특별한 날에 이용할 수 있는 ‘운전사 포함 렌터카’ 등 이색 서비스도 마련했다.
‘차량 렌털 최강자’ 롯데렌탈...렌터카에서 카셰어링, 중고차까지 ‘풀 라인업’
최근 공유 경제로 주목받는 것이 ‘승차 공유(카셰어링)’다. 해당 분야에서도 롯데렌터카는 2013년 인수한 국내 최초의 카셰어링 업체 ‘그린카’를 통해 최소 30분 단위의 렌터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 저렴한 가격에 품질 좋은 중고차를 미리 타보고 구매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전문가 감정을 활용한 중고차 판매자 역할도 하고 있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롯데렌터카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모든 자동차 생활을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 ‘풀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도 돋보인다. 올해 롯데렌터카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이용 편의성을 개선한 차세대 장기 렌터카 서비스 ‘올 뉴 신차 장기 렌터카’를 론칭했다.

◆‘명품 렌털’ 서비스 선보이며 각광


IoT 기술을 활용해 차량 상태를 실시간 확인하고 정비가 필요하면 고객에게 알려준다. 또한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전문적인 방문 정비 서비스도 제공한다.

고객과 영업 사원의 접촉을 최소화한 비대면 서비스 ‘신차장 다이렉트’도 선보였다. 신차 장기 렌터카 이용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견적부터 심사, 계약까지 모든 과정을 온라인에서 5분 내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게 지원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롯데렌탈의 행보에서 주목되는 것은 렌터카 이외의 분야에 집중하며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 점이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 다양한 승차 공유 스타트업의 등장과 경쟁 심화에 따른 렌터카 시장의 불확실성이다. 둘째, ‘구독 경제’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는 렌털 시장의 밝은 미래다.

롯데렌탈은 기존 렌터카 위주의 사업에서 벗어나 2017년 ‘묘미(MYOMEE)’라는 이름의 국내 최초 라이프스타일 렌털 플랫폼을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프리미엄 유·아동 아이템부터 명품, 반려동물 용품까지 1000여 개의 제품을 빌려 사용할 수 있다. 입소문을 타며 현재 스마트폰 누적 다운로드 수(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50만 건을 돌파했다.

묘미에서는 ‘단기 렌털’, ‘써보고 구매’, ‘인수형 장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원하는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명품 렌털 서비스가 인기다.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유명 명품 브랜드 가방을 하루 대여료 기준 최소 6900원에 렌털할 수 있도록 했다.

리모와 여행 캐리어, 다이슨 헤어드라이어, 보미라이 원적외선 마스크 등 가격이 비싸 선뜻 구매하기 어려운 프리미엄 상품 들도 묘미에서 원하는 기간만큼 빌릴 수 있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명품은 가격이 비싸 구매 여부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이와 관련한 렌털 수요가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 덕분에 묘미의 주문 건수와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국내 최초의 육아 용품 구독 서비스도 ‘베이비패스’라는 이름으로 묘미에서 제공한다. 160여 개에 이르는 프리미엄 육아 아이템 중 3가지 상품을 골라 월 6만9000원에 원하는 기간만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아이의 성장 단계에 맞춰 매달 1개씩 새로운 제품으로 교체할 수도 있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소유에서 사용·공유로 소비 패턴이 전환하는 것은 세계적인 트렌드”라며 “이처럼 렌털 산업이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는 만큼 롯데그룹의 유통 시너지를 살려 향후 ‘묘미’에서 더욱 혁신적이고 다양한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렌터카 시장을 넘어 종합 렌털 시장의 1인자로 발돋움하는 것이 향후 목표다.

▶돋보기
롯데렌탈은 KT렌탈을 인수하며 단숨에 렌터카 시장의 최강자로 올라설 수 있었는데 그 과정도 눈길을 끈다. KT렌탈은 국내 렌털 서비스 시장의 태동기인 1986년 설립된 회사다. 정보통신 기기를 대여해 주며 사업을 시작했고 2004년 렌터카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다만 렌터카 사업 비율이 높은 것은 아니었다.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2009년 금호그룹이 워크아웃에 돌입하면서 당시 렌터카업계 1위였던 금호렌터카를 매물로 내놓은 것이다. 이때 KT가 금호렌터카 인수를 결정했고 자연스럽게 렌터카 시장 1위에 올랐다. 금호렌터카를 떠안은 KT렌탈은 렌터카 시장에서 30%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했고 매년 10%대의 실적 성장세를 기록하며 순항했다.

이런 알짜 계열사를 KT가 롯데에 매각한 것은 금호와 마찬가지로 2014년 갑작스럽게 찾아온 위기 때문이었다. 당시 상반기 첫 적자를 기록한 KT 내부는 충격에 빠졌다. 향후 통신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선언과 함께 KT렌탈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20여 개가 넘는 기업들이 KT렌탈에 눈독을 들였지만 결국 롯데가 마지막에 웃었고 새로운 렌터카 시장의 강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enyou@hankyung.com

[커버스토리 : 2020년 40조 시장 ‘렌털 경제의 최강자’들 기사 인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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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50호(2019.11.11 ~ 2019.11.1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