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그룹 2위로 한 계단 순위 상승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한국기업공헌평가원은 10월 29일 ‘대기업 국가 경제 공헌 평가 콘퍼런스’를 열고 올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삼성은 그룹별 평가에서 10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올해 눈에 띄는 것은 SK그룹의 약진이다. 2010년부터 2017년까지 8년간 4위에 올랐던 SK그룹은 2018년 3위에 올라선데 이어 지난해 9년(2010~2018년) 동안 2위를 차지하고 있던 현대차마저 넘어섰다.
현대차(3위)와 LG(4위) 등 4대 그룹에 이어 롯데·한국전력공사·포스코·KT·CJ·신세계 등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9위에 오른 CJ는 2017년 10위권에 처음 들어선 이후 3년 연속 톱10을 형성 중이다. 반면 GS와 현대중공업은 각각 2016년과 2015년을 마지막으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다.
지난해 4대 그룹의 8대 공헌 평가(매출·수출·급여·법인세·고용·연구개발·시설 투자·기부금) 실적을 살펴보면 삼성은 매출 254조2000억원(전년 대비 증감률 -5.15%), 수출 191조원(-8.57%), 급여 22조7000억원(-1.30%), 고용24만3000명(5.19%), 법인세 11조9340억원(10.84%), 연구·개발 20조5910억원(9.85%), 시설 투자 19조9170억원(-23.65%), 기부금 3680억원(19.09%) 등을 기록하며 총점 151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SK는 매출 159조9000억원(6.89%), 수출 73조4000억원(-21.66%), 급여 9조3000억원(16.25%), 고용 10만9000명(15.96%), 법인세 6조5720억원(30.45%), 연구·개발 4조2000억원(11.08%), 시설 투자 15조8020억원(-17.91%), 기부금 2010억원(-24.72%) 등으로 조사돼 총점 70점을 받았다.
현대차는 매출 178조5000억원(6.89%), 수출 79조3000억원(15.60%), 급여 14조5000억원(1.40%), 고용 16만1000명(0.63%), 법인세 1조8280억원(-23.58%), 연구·개발 4조4220억원(-17.64%), 시설 투자 4조8700억원(-0.20%), 기부금 1160억원(-20.00) 등으로 종합점수 69점을 받았다.
LG는 매출 120조9000억원(-3.90%), 수출 67조1000억원(-2.19%), 급여 11조4000억원(0.88%), 고용 14만4000명(0.73%), 법인세 1조3330억원(-26.07%), 연구·개발 3조6680억원(31.80%), 시설 투자 8조5400억원(-25.32%), 기부금 590억원(13.46%)으로 종합 점수 59점을 획득했다.
이러한 4대 그룹의 공헌 평가 실적을 토대로 유추되는 특이 사항이 몇 가지 있다. 4대 그룹 중 현대차를 제외한 3개 그룹이 모두 매출과 수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해 꾸준히 늘려야 하는 시설 투자에서 4대 그룹이 모두 전년 대비 감소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이와 반대로 급여·법인세·고용 등이 큰 폭으로 늘어 경영 부담이 가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 수출 감소·내수 증가폭은 둔화
실제로 지난해 한국 기업들의 경영 활동은 녹록하지 않았다. 한국 상장 기업들이 올린 매출은 총 251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36% 증가하는데 그쳤다. 2015년 대비 2017년에 25%의 증가율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대폭 감소했다.
매출을 수출과 내수로 나눠 살펴보면 전년(2018년) 대비 수출은 감소(2019년 8조4000억원, -1.4%)했고 내수는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내수의 증가 폭이 2017년 107조원, 2018년 75조1000억원, 2019년 12조9000억원으로 급격한 감소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국내 기업들은 지난해 고용 5.38%, 급여 3.70% 늘리며 서민 경제의 어려움을 완화하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매출이 증가하지 못한 상태에서 고용과 급여를 확대함으로써 기업 경영에 상당한 부담이 가해진 상황이다.
기업에 부담이 가해지는 이런 현상은 국가 재정 공헌(법인세)에서도 관찰된다. 대기업의 법인세는 2018년과 2019년 각각 8조원(46.6%), 1조7000억원(6.9%)이 증가했다. 이는 2017년 법인세율 증가 영향이다. 법인세 부담의 증가는 기업의 투자 재원 감소를 의미한다. 따라서 경기 진작을 위한 기업의 투자 재원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 전자 산업 공헌도 집중 현상 ‘심각’
국가 경쟁력 공헌(연구·개발)은 2015년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반면 시설 투자는 2018년 3조9000억원(4.3%) 감소에 이어 2019년 6조4000억원(7.5%) 감소했다. 기업 활동에서 신규 투자는 곧 미래 먹거리 확보와 연결된 만큼 기업들의 미래 경쟁력 확보에 비상등이 켜졌다.
이처럼 현재 기업들이 처한 어려움을 타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강력한 정부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기업들의 활발한 연구·개발을 유도할 수 있는 세제 혜택 확대, 추출에 대한 법인세 혜택, 수출에 기여하는 산업 육성 등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국기업공헌평가원은 산업별 국가 경제 공헌도도 분석했다. 그 결과 ‘공헌도 10대 산업’은 전자·자동차·유통·화학·전기가스·건설·금속·운송·통신·연료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전자·자동차·유통·화학은 2010년부터 지속적으로 공헌도 1~4위를 유지하고 있어 지속적으로 국가의 주력 산업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온 것을 보여준다.
가치 창출 공헌(매출과 수출)에 대한 산업별 공헌도를 살펴보면 전자의 공헌도 점수는 150점으로 2위 자동차 산업의 61.57에 비해 두 배 이상의 점수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산업별 공헌도 측면에서 전자 산업의 공헌도가 크다는 측면도 있지만 반대로 전자 산업에 집중돼 있는 한국 산업 구조의 문제점도 내포하고 있다. 특히 2018년 대비 2019년의 공헌도 추이를 보면 금속 산업을 제외한 전 산업에서 공헌도가 감소하고 있는 것은 우려된다.
전체적인 국제 경쟁력(연구·개발 투자, 시설 투자) 점수는 2017년 급격하게 증가했지만 2018년 31점에서 2019년 27.8점으로 3.4점(11%) 감소했다. 국가 경쟁력 점수를 이끌던 전자 산업의 2019년 점수가 크게 감소됐다.
나머지 산업에서는 국가 경쟁력 점수의 변화가 크지 않다. 국가 경쟁력이 미래 성장을 위한 연구·개발과 시설 투자인 점을 고려한다면 산업 전반적으로 신규 투자가 증가하지 않은 것이 우려스럽다.
이종천 한국기업공헌평가원 이사장은 “기업들이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며 “이런 측면에서 공헌도가 높은 기업에는 긍지를, 낮은 기업에는 자극을 주는 역할을 하기 위해 매년 국가 경제 공헌도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대기업 국가 경제 공헌도 평가]
* 한국기업공헌평가원이 매년 대기업 집단의 사업 보고서(외부 감사)를 분석한 자료다. 매출·수출·급여·법인세·고용·연구개발(R&D)·시설 투자·기부금 등을 토대로 ‘8대 국가 경제 공헌 평가 지표’를 측정한다. 올해는 2019년 기준, 상장 기업 2077개 회사와 외감 기업 2만8013개 회사를 대상으로 분석했다.
cwy@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0호(2020.10.26 ~ 2020.11.0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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