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애플’에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공룡이 된 샤오미 스토리다. 저가 모델로 중국 시장을 휩쓸던 샤오미는 짝퉁의 오명을 벗고 올해 2분기 중국 시장 1위, 세계시장 4위의 성적을 거뒀다. 삼성전자·애플·화웨이 다음이다. 올해 판매 목표치만 사상 첫 1억 대로, 그들의 질주는 현재 진행형이다. 청바지와 티셔츠를 걸치고 스티브 잡스를 연상케 하는 신제품 발표 프레젠테이션을 하던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혁신 기업의 리더로 위상을 굳히고 있다.
샤오미의 기업 가치는 정보기술(IT) 스타트업 중 최고다. 샤오미는 지난해 12월 11억 달러(1조2000억 원)를 투자받으면서 기업 가치를 460억 달러(50조6000억 원)로 평가받았다. 올해 5월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가 신규 투자를 유치하면서 뒤집히긴 했지만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IT 스타트업 중 하나다. 샤오미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액세서리와 각종 주변기기까지 만들며 ‘샤오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샤오미는 인터넷 마케팅으로 유명하다. 샤오미가 신제품을 내놓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 소비자들이 구매 계획을 세운다. 매주 월요일 선착순으로 제품을 판매해 품절될 때가 많다. 샤오미에서 신제품을 출시하면 몇 분 만에 수백만 명이 인터넷에 접속해 순식간에 수억 건의 구매가 이뤄진다.
샤오미에는 ‘매주 업데이트’라는 독특한 전략이 있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입한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제품의 결함과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 샤오미는 이를 즉각 반영한다. 사용자의 요구를 반영해 운영체제를 매주 업데이트한다. 전 세계 최초로 이뤄진 시도였다.
이런 방식으로 샤오미는 짧은 기간에 많은 사용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었다. 2011년 8월 16일 첫째 제품 ‘미니(MINI)’를 발표한 이후 1년 만에 5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독특한 점은 이 1년 동안 샤오미는 어떤 마케팅 활동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단지 소비자의 입소문에만 기댔다.
저자는 샤오미의 공동 창업자로, 창업 초기 MINI의 연구·개발을 맡고 현재는 샤오미닷컴을 총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샤오미의 마케팅의 요체를 ‘참여감’이라고 명명한다. 제품·서비스·브랜드·소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개방해 사용자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사용자들이 직접 만져보고 소유할 뿐만 아니라 사용자와 함께 성장하는 브랜드를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3개 전략과 3개 전술로 정리해 ‘참여감 3·3’법칙이라고 했다. ‘사용자를 친구로’ 만드는 샤오미의 전략이 370페이지에 걸쳐 소개된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
왜 사람들은 샤오미에 열광하나
왜 사람들은 샤오미에 열광하나
‘참여감’
리완창 지음┃박주음 옮김┃와이즈베리┃370쪽┃1만5900원


‘새로운 부의 시대’
경제학자 10인의 미래 예측.

로버트J.실러 외┃이경남 역┃알키┃
328쪽┃1만5000원


90년 전 케인스라는 경제학자가 ‘우리 손자 세대의 경제적 가능성’이란 에세이집을 냈다. 세상을 긍정적으로 본 때문인지 100년 후에는 생활수준이 지금보다 네 배나 여덟 배 정도 좋아질 것이고 주당 근무시간이 15시간 정도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공상과학소설 같은 얘기였다.
이런 전망을 했지만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늘어난 여가 생활은 오지 않았다. 65세 이상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1950년 46%에서 1980년 19%로 급격히 떨어졌다가 최근에 다시 상승했다. 1950년 이후 30년간 경제활동참가율이 낮아진 것은 생활이 풍요로워져서가 아니다. 베이비붐으로 젊은 인구가 늘어나다 보니 나이 먹은 사람들이 뒤로 밀려나서였다. 세상은 경제학자들이 예상했던 번영 속의 여가보다 소득 하위에 있는 사람들을 더 어렵게 만드는 형태로 변했다.
그래도 발전은 있었다. 그것도 눈부시게…. 지구상에서 나는 곡물로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을 먹여 살릴 수 있게 된 게 지난 백 년 사이 가장 두드러진 변화였다. 거리와 시간을 좁히기 위한 수단도 수없이 만들어졌다.
앞으로 백 년은 어떻게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전히 열심히 일할 것이고 능력을 향상시키는 약 등 일부 수단은 혐오의 대상이 아닌 일상적인 상품이 될 것이다. 의학적 발전이 모든 분야에서 계속되고 예방의학이 보편화되면서 건강관리와 건강 수명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인공 수정을 비롯한 일부 의학이 상품화되는 반면 유전자 조작 같은 분야는 혐오의 대상으로 분류될지 모른다.
1863년 프랑스 소설가 쥘 베른이 ‘20세기 파리’라는 작품을 썼다. 쓰고 나서 보니 자신도 황당했는지 발표도 하지 않은 채 사망하고 말았다. 130년이 지난 1994년에 그의 증손자가 원고를 발견해 책으로 만들었고 발표와 동시에 베스트셀러가 됐다. 쥘 베른이 예상한 20세기는 유리로 된 고층 빌딩, 에어컨·TV·고속열차·인터넷 등 오늘날 파리의 모습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새로운 부의 시대’는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경제학자 10명이 미래를 예측한 책이다. 미래의 모습은 경제학자의 머리에서 나오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들은 상상력으로 일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습은 그리지 못해도 가야 할 윤리적 길은 제시해 주고 있다. 왜냐하면 경제학자들은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심장을 가진 존재들이니까.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jwlee@Iibks.com

아름다운 날들
작가 박범신 씨와 화가 황현숙 씨가 만나 ‘힐링 에세이 컬러링북’을 만들었다. ‘은교’, ‘소금’ 등으로 폭넓은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박범신 작가가 시를 썼고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초와 꽃을 자주 모티브로 삼는 황현숙 화가가 그림을 그렸다. 지나간 것들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한 마음, 젊음에 대한 단상, 사랑에 대한 환희, 잊고 있던 소중한 것들에 대한 작가 특유의 문장들이 담겨 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꽃과 화초들이 지면을 가득 채운다. 총 50여 점이 수록돼 있다. 독자들이 직접 색칠해 볼 수도 있다.
박범신·황현숙 지음┃맥스┃96쪽┃1만3000원

전화성의 스타트업 교과서
기업인·투자자·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에 필요한 이야기들을 책에 담았다. 투자자나 액셀러레이터로 만나 스타트업들의 사례도 함께 담았다. 저자가 기업을 운영하면서 생각했던 사업 모델이나 비전, 어려웠던 경험이 들어 있다. 저자는 아이템을 정하기 위해 먼저 사람들이 느끼는 불편함이나 불만을 찾고 사람들이 돈을 지불할 고객인지에 대해 객관적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불편을 해결하는 방안을 만들고 경쟁 상대가 있는지 체크하는 것도 꼭 필요한 과정이다.
전화성 지음┃이콘출판┃200쪽┃1만2800원

돈이 벌리는 조직
18년 동안 적자만 내다가 단 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선 기업이 있다. 총면적 도쿄 디즈니랜드의 1.6배의 거대 테마파크 하우스텐보스다. 내로라하는 기업과 경영자들이 이 테마파크를 살리기 위해 손을 댔지만 매번 실패했다. 삼고초려 끝에 일본 벤처 업계 3대 천왕으로 불리는 사와다 히데오가 나서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18년 동안 안 되던 일을 1년 만에 해낸 것이다. 이 책은 1년 사이 하우스텐보스에 일어났던 일들과 조직 경영에 대해 담고 있다. 패배감을 없애고 실행력과 사기를 높이는 ‘스피드 경영’이 개혁의 시작이었다.
왜 사람들은 샤오미에 열광하나
왜 사람들은 샤오미에 열광하나
왜 사람들은 샤오미에 열광하나
기노우치 토시히사 지음┃다산북스┃268쪽┃1만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