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기술이 발달할수록 시장은 더욱 빠르게 성숙하고 있다. 인터넷 도입이 확산되면서 산업의 성숙속도는 가속화됐으며 불과 몇 년 전 새롭게 등장한 산업분야들이 순식간에 성숙기로 접어드는 현상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실례로 3년 전에 등장한 홈쇼핑산업의 경우 기존의 비즈니스모델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그렇다면 왜 이렇게 시장은 빨리 성숙해지는 것일까. 시장이 성숙한다는 건 ‘공급이 수요를 초과한다’는 것이다. 즉 동일한 고객을 대상으로, 동일한 가치를, 동일한 방법으로 제공하는 경쟁자들이 쉽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비즈니스 세상이 점점 글로벌화돼 지역적 장벽도 약해지고 경험이나 지식, 노하우 등이 정보기술(IT) 발달에 힘입어 기업과 기업 사이를 쉽게 오갈 수 있게 됨에 따라 여타의 이동장벽 또한 약해지기 때문에 나타난다. 이제는 ‘법’으로 특별히 보호받지 않는 한 모든 성장성이 풍부한 비즈니스는 탄생과 함께 모방되면서 곧 성숙기로 빠져들고 있다.그러면 성숙기에 접어든 사업은 더 이상 성장이 불가능한 것인가? 대답은 ‘아니다’이다. 성숙단계라는 것이 더 이상 기업의 성장에 제약조건이 되지 않는다. 결론부터 말하면 비즈니스모델을 혁신하는 것이 그 해답이다.지난 1980~1990년대, 그리고 지금까지도 수많은 기업들이 TQM, BPR, ERP, SCM, CRM 등으로 대표되는 ‘효율 제고형 혁신’에 투자해 왔다. 왜냐하면 더 싼 비용으로, 더 좋은 품질을 가능하게 하는 ‘효율 제고형 혁신’을 통해 경쟁기업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차원으로 자신들의 기업을 올려놓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운영효율을 바탕으로 경쟁에서는 지속적으로 성공한 기업도 별로 없고, 이를 통해 경쟁기업보다 앞선다는 것도 점점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첫째, 베스트프랙티스(Best Practice)의 빠른 확산이다. 앞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IT 발달이 성공적인 혁신사례를 다른 기업에 과거에 비해 아주 쉽게 전달하고 있어 경쟁사도 곧 비슷한수준으로 운영효율을 제고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둘째, 전략의 본질에 대한 몰이해와 성숙시장에서의 리스크 회피 성향에 의한 전략수렴화 현상 때문이다. 많은 기업들이 ‘전략’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개념을 갖고 있지 않고, 이런 상태에서 시장이 성숙하게 되면 성장시장에서보다 리스크에 민감해지게 돼 다른 경쟁자들과 동일한 전략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즉 성숙시장에서 기업들은 경쟁자와 ‘운영효율 제고형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하나 IT 발달로 성공사례가 급속하게 전파돼 경쟁사 대비 상대적 경쟁우위 확보에 실패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또다시 더욱 강도 높은 ‘운영효율 제고형 혁신’에 의존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진정한 혁신’이란 무엇인가경영의 본질은 ‘선택’과 ‘집중’이다. 기업이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을 확실히 구분해서 원하지 않는 것은 포기하고 원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혁신이란 내가 선택한 것을 좀더 새롭게 만들고 경쟁자와 다른 차별성을 갖추도록 노력하는 것이다.기업경영은 크게 전략과 운영으로 나뉜다. 일단 기업은 가치를 극대화한다는 큰 목표를 세우고, 나아가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게 된다.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해 경쟁하는 장소(사업)의 선택과 각 경쟁장소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바로 전략이다. 그리고 이런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수행되는 수많은 업무활동의 집합이 바로 운영이다.운영에는 두 가지 유형의 활동이 있다. 기업이라는 형태의 조직에서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활동 중 경쟁사에 비해 특별히 잘하거나 다르게 할 필요가 없는 활동을 ‘운영활동’이라 하고 동일한 목표를 위해 경쟁사가 수행하는 활동과 다르거나 동일한 활동이라도 수행하는 방법이 다른 활동을 ‘전략적 활동’이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기업들은 어느 것이 경쟁사와 차별돼야 하는 ‘전략적 활동’인지, 어느 것이 경쟁사만큼만 하면 되는 ‘운영활동’인지 알지 못한다. 바로 이것이 진정한 혁신을 하지 못하는 근본원인이다.혁신이라는 것은 그다지 단순하지 않다. 전략적 활동이라는 것이 기업의 전략부문에서 도출되고 운영부문에서 수행되기 때문에 ‘전략적 활동’을 혁신한다는 것은 이와 관련 있는 전략부문과 운영부문을 모두 혁신, 즉 기업의 비즈니스모델을 혁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진정한 혁신이란 프로세스 혁신, 조직 혁신처럼 비즈니스모델의 어느 부문을 혁신하는 것이 아니고 전략, 프로세스, IT, 조직 등 비즈니스모델 전반에 걸쳐 연계돼 혁신이 일어나야만 가능한 것이다.어떻게 해야 하는가이제 실제 BMR(Business Model Revolution) 를 어떻게 추진해야 하는가에 대해 포괄적으로 살펴보자. BMR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우선 해당기업에서 전략적 활동이 무엇인지 도출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런 전략적 활동을 도출해야 경쟁자보다 앞서나갈 수 있는 혁신이 무엇인지 찾아낼 수 있다. 그 다음 이를 통해 전략과 운영시스템을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전략적 활동을 알려면 우선 전략에 대해 알아야 한다. IBM이 정의하는 기업의 전략이란 결국 성장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얻기 위해 어디서 어떻게 싸우느냐를 결정하는 것이다.경쟁의 장소를 선택한다는 것은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성장 파이프라인’(Growth Pipeline)을 구축한다는 의미다. 이는 과거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전략보다 한층 심화된 개념이다.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는 기업의 비즈니스를 시장점유율과 성장률이라는 비교적 단순한 기준으로 나눠왔던 반면, 최근에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는 관점에서 현재 주력사업이 무엇인지, 주력사업을 뒷받침해 줄 승부사업, 미래를 책임지는 미래사업이 무엇인지 등을 따지곤 한다.전략이 튼실한 기업은 이 세 가지 요소가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주력사업이란 소비자들이 기업의 이름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핵심사업이다. 주력사업은 수익과 현금흐름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며 이런 주력사업의 전략은 현재 기업의 핵심역량을 더욱 강화시키는 데 그 목표가 있다. 승부사업이란 대개 투자만 뒷받침되면 기업 전체를 변모시킬 가능성을 갖고 있는 유망사업을 말하며, 미래사업은 근본적으로 새로운 사업의 씨앗을 뜻한다. 그러나 최근 대부분의 기업들은 현실적으로 이런 파이프라인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어디서 싸울 것인가가 정해지면 그 다음은 어떻게 싸울 것인가를 정해야 한다. 어떻게 싸울 것인가를 정하는 것은 기업의 전략적 포지션을 정하는 것이다. 전략적 포지션이란 어떤 고객을 대상으로 사업을 할 것인가(Who),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What), 그 가치를 어떻게 고객들에게 제공할 것인가(How) 등을 의미한다. 이러한 Who, What, How를 정할 때 How에서 전략적 활동이 도출될 수 있다.전략적 활동은 목표고객(Who)의 니즈를 경쟁사와 다른 방식으로 만족시키기 위해 제공하는 가치(What)를 경쟁사와 어떻게 다르게 설계할 것인가를 정하고 그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How에서 어떤 활동들이 경쟁사와 달라져야 하는가를 검토함으로써 도출될 수가 있다. 이렇게 도출된 전략적 활동은 수익모델을 통해 확정지을 수 있다. 즉 그 활동이 진정한 전략적 활동이라면 수익모델상에서 중요한 수익요인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전략적 활동 후보군’을 선정한 다음 이를 수익요인들과 맵핑(Mapping)시켜 비교함으로써 최종전략적 활동들을 결정지을 수 있게 된다. 이런 전략적 활동들이 운영시스템과 연계돼 혁신될 때 비즈니스모델의 혁신이 가능한 것이다.이제 단순한 프로세스 혁신, IT 혁신, 조직 혁신과 같은 ‘효율 제고형 혁신’만으로는 진정한 경쟁력을 갖추기가 어려워졌다. 전략과 연계해 비즈니스모델 전체를 혁신하는 전략과 연계한 혁신만이 기업의 진정한 상대적 우위를 보장할 것이다.